사륜구동 실연비 10km/l 너끈 BMW 7시리즈
사륜구동 실연비 10km/l 너끈 BMW 7시리즈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1.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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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고급 세단 시장은 판매량 경쟁과 함께 자존심 싸움도 치열하다 / 제공=BMW
신형 7시리즈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것은 첨단기술이다. 대형 고급 세단 시장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각종 첨단기술을 들고 나왔다. 고급성은 기본으로 깔고 기술 선도적 이미지로 시장의 1등을 노린다.

“앞이냐 뒤냐”는 대형 고급 세단을 만드는 브랜드의 영원한 숙제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오너 드리븐’과 기사를 두고 오너는 뒤에 타는 ‘쇼퍼 드리븐’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느냐 문제다. 물론 앞뒤 모두 좋게 만들면 전혀 고민할 필요 없다. 하지만 이미지 리더로서 명예와 자존심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형 고급 세단이라고 해도 무조건 최상으로 값비싸게 만들 수는 없다.

고급차 브랜드는 트림을 차별화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같은 차종이라도 1억원대 초반 아래급과 3억원에 육박하는 최고 모델 사이 가격 차이는 억 단위를 넘어간다. 아래급은 뒷좌석보다는 앞좌석 위주로, 위급은 뒷좌석을 더 화려하게 꾸민다. 브랜드 성격에 따라서 앞뒤에서 초점을 맞추는 부분이 다르기도 하다.



대형 고급 세단은 아늑하고 화려한 뒷좌석이 생명이다 / 제공=BMW
BMW는 운전자의 차 성격을 강조해왔다. 대형 세단인 7시리즈도 예외는 아니다. 뒷좌석의 푸근한 승차감보다는 역동성과 운전의 재미를 앞세웠다. 뒷좌석용 차로서 경쟁력이 라이벌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BMW가 판매 확대를 위해 성격의 보편화를 추구하면서 7시리즈도 역동성을 강조하는 차에서 대형 세단 본연의 뒷좌석용 차 성격을 강화했다.

2008년에 나온 5세대부터 그런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올해 선보인 6세대는 완전한 뒷좌석 차라고 해도 될 정도로 뒷좌석에 공을 들인 티가 난다. 더불어 앞부분에도 신경을 썼다. ‘뒤보다는 앞이 좋은 차’에서 ‘앞뒤 모두 좋은 차’로 탈바꿈했다.

가장 놀라운 것은 효율성이다. 730d 사륜구동 리무진 모델은 길이가 5m가 넘는 초대형 세단인데도 시내 주행에서 연비가 10km/l 가 넉넉히 나온다. 고속도로에서는 13km/l 이상 낼 수 있다.
동급 S클래스보다 연비에서는 월등히 앞선다. 제네시스 EQ900은 아직 디젤 모델이 없지만 가솔린 직분사 모델이나 터보의 경우 시내 연비는 잘 나와야 7km/l를 넘기 힘들다.



운전석에도 첨단 기능이 대거 모여 있다. 제대로 익히려면 몇 시간은 족히 걸린다 / 제공=BMW
앞뒤 모두 좋은 차라는 사실은 실내에서 가장 확실하게 드러난다. 인테리어는 매우 고급스럽다. 밝은 베이지톤 컬러가 화사하기 그지 없다. 가죽·나무·금속·플라스틱·유리 등 소재의 질감이 우수하다. 실내는 화려한 첨단 기능으로 가득하다. 풀 LCD 계기반, 터치로 조절하는 공조장치 컨트롤러, 수백 가지 기능을 담고 있는 i드라이브 등 눈에 보이는 부분만 해도 엄청나다. 운전자가 기능을 익히는 데만 몇 시간은 족히 걸리게 생겼다.

앞좌석은 시작에 불과하다. 뒷좌석도 앞좌석 못지 않다. 두 개의 뒷좌석 모니터, 뒷좌석에서 기능 조절 역할을 하는 태블릿 등 수많은 기능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구현된다. 각 디스플레이마다 고해상 그래픽이 화려하게 기능을 안내하고 성능을 표현한다.

특히 뒷좌석 태블릿은 신형 7시리즈에 새로 달린 장비다. 삼성전자가 만든 7인치 갤럭시탭을 사용하는데 ‘터치 커맨드’라고 부른다. 에어컨·시트·조명·선블라인드 등 각종 기능을 터치로 조절한다. 세분화된 메뉴를 섬세한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생각지도 않은 아주 사소한 기능까지도 포함한다. 이 태블릿은 떼어내서 밖에서 일반 태블릿으로 써도 된다.



‘터치 커맨드’라고 부르는 태블릿이 뒷좌석에 달려 있다. 세세한 기능까지 조절 가능하다 / 제공=BMW
첨단 기능도 기능이지만 뒷좌석용 차로 타기 위해서는 공간이 중요하다. 이런 차들은 필수적으로 VIP 좌석인 우측 뒷좌석에 지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동승석을 앞으로 최대한 밀고 발 받침을 올리면 널찍하고 아늑한 공간이 생긴다.

천장에는 파노라마 루프에 스카이라운지 기능을 집어 넣었다. LED 모듈에 의해 발산된 1만 5000개의 빛이 루프 전체에 고루 퍼져 밤하늘에 별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만든다.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감성까지 챙겨 VIP를 모시기에 부족함 없다.



대형 세단이지만 비례를 잘 살려 늘씬하고 매끈하다 / 제공=BMW
신형 7시리즈의 디자인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이전 세대를 다듬었다는 느낌만 드는 수준이라 낯설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납작하게 누른 듯 날씬해져서 이전보다 날렵해 보인다. 키드니 그릴과 호프마이스터 킥 등 BMW의 아이덴티티는 여전히 잘 살아 있다. 옆면에는 하키스틱처럼 생긴 크롬을 덧대어 역동성을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헤드램프다. 앞트임이라고 부르는, 그릴과 맞닿는 모양으로 바뀌었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평이 좋은데 이 부분은 말들이 많다. 디자인 통일은 좋은데 7시리즈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디자인은 익숙해지면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넉넉한 힘은 고급성과 안락성 못지않게 대형 고급 세단에서 중요한 요소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차가 막상 달릴 때 힘이 없어서 허덕거리면 체면이 살지 않는다. 시승차는 직렬 6기통 3.0L 디젤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은 265마력, 최대토크는 63.3kg·m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이다. 2톤에 이르는 차를 움직이기에 부족함 없는 파워트레인 구성이다. 게다가 신형 7시리즈는 카본을 사용해 무게를 줄였기 때문에 운동 성능 향상은 더 크다.



3.0L 디젤과 4.4L 가솔린 터보 엔진이 넉넉한 힘으로 여유롭게 밀어 붙인다 / 제공=BMW
시동을 걸어도 조용하다. 디젤이라고 해서 대형 고급 세단의 품위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출발하니 부드럽게 도로 위로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승차감은 출렁이지도 튀지도 않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매우 편안하다. 급하게 속도를 올리면 힘차게 뻗어나가는데, 그 때에도 과격하게 튀어나가지 않고 여유롭게 밀고 나간다. 7시리즈의 역동성이 예전보다 무뎌진 건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기본 모드에서 그렇다는 뜻이다.

다른 BMW 모델과 마찬가지로 운전 모드를 다양화해서 역동성을 별개로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7시리즈는 각 모드를 더욱 세분화했다. 스포츠는 스탠다드와 인디비주얼, 콤포트는 스탠다드와 플러스, 에코 프로는 스탠다드와 인디비주얼로 나뉜다. 어떤 모드로 탈 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다양한 주행 모드를 갖춰 도로 상황과 취향에 맞게 차의 성격을 맞출 수 있다 / 제공=BMW
우선 연비가 가장 잘 나오는 에코 프로 모드로 달렸다. 연비를 위해 힘을 최대한 덜 써야 하기 때문에 절제하는 느낌이 든다. 기본 힘이 강해서 가속이 답답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콤포트는 딱히 어떻다라고 표현하기 힘들다. 콤포트 플러스는 설명에 ‘익스트림 콤포트’라고 적혀 있다. 물침대 같은 푹신함을 기대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일반 콤포트와 콤포트 플러스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

스포츠는 다른 모드와 차이가 좀 크다. 댐핑·스티어링·엔진·변속기가 역동적인 주행에 맞게 조절된다. 가속도 힘차고 스티어링의 긴장도도 높아져서 움직임이 좀더 역동적이고 정교해진다. 시승차는 네바퀴굴림인 X드라이브 모델이다. 운전자의 차로 뒷바퀴굴림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 아니라면, 안정감이 높은 네바퀴굴림이 더 낫다.

7시리즈가 대형 세단이면서 역동성을 강조하지만 큰 차체와 긴 길이까지 극복하기는 힘들다. 신형 7시리즈를 타고 서킷에서 달릴 기회가 있었다. 자세는 잘 잡지만 곡률이 큰 코너에서는 롤링이 발생한다. 전면부의 움직임을 후면부가 따라 붙는데 간혹 힘겨워하기도 한다. 일반 도로에서는 이런 일을 겪을 일이 거의 없다. 절대적 안정감만 느껴질 뿐이다.



어댑티브 모드는 운전자의 성향과 주행상황을 반영해 자동으로 차의 상태를 조절한다 / 제공=BMW
주행 모드 중에는 어댑티브 모드가 새로 생겼다. 운전자의 성향과 주행상황을 반영해 예측 주행하는 모드로 BMW에서 강조하는 기능이다. 딱히 특이한 점이 체감되지 않는다. 장점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타봐야 할 것 같다.

스티어링 및 차선 제어도 잘만 쓰면 유용한 기능이다.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아도 7시리즈가 스스로 도로의 진행방향을 파악해 알아서 방향을 조절한다. 크루즈 컨트롤을 켜면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된다. 마치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움직인다. 자율주행의 완성은 아니다. 안전을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티어링휠을 잡으라는 경고가 뜬다.



제스처 컨트롤은 허공에 손을 움직이는 동작으로 차의 기능을 제어한다 / 제공=BMW
신형 7시리즈가 중점적으로 내세우는 부분은 각종 첨단 기술이다. 제스처 콘트롤도 그중 하나다. 센터페시아 상단 허공에 손가락으로 특정 동작을 취해 차의 여러 가지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손가락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볼륨이 커지고, 반대로 돌리면 작아지는 식이다. 이 밖에도 착신 전화 수신 및 거부 등도 가능하다. 운전자가 임의로 기능을 정할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가 달린 리모컨 키는 차의 상태와 정보를 표시한다. 또한 리모컨 키를 이용해 외부에서 자동주차를 제어할 수도 있다(국내에는 추후 적용 예정). LED보다 우수한 레이저 헤드램프도 내세울 만한 장비다.



신형 7시리즈는 치열한 대형 고급 세단 경쟁에서 앞서 나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 제공=BMW
7시리즈 신형이 나와서 대형 고급 세단 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지금까지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절대적 우위다. 뒷좌석을 강화하고 각종 첨단기능을 들고 나온 7시리즈가 S클래스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급은 기술과 고급성 못지않게 인지도도 중요하다. 누가 더 인정받느냐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신형 S클래스가 워낙 반응이 좋아서 S클래스와 7시리즈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7시리즈의 초기 반응은 좋지만 단순히 판매가 늘어난다고 끝이 아니다. S클래스의 판매량을 따라 잡든가, S클래스보다 더 좋다는 반응을 이끌어내야 하는 큰 숙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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