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이동성 장악 노리는 구글의 야망
미래 이동성 장악 노리는 구글의 야망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2.02 09:05
  • 조회수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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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 컬럼리스트 carguy@globalmsk.com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은 12월 초, 지난 7년간 진행시켜온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를 새로운 자회사로 독립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자회사의 명칭은 웨이모(Waymo)로, ‘이동성의 새로운 미래’(A new way forward in mobility)를 뜻한다. 존 크라프칙 웨이모 신임 CEO는 이 회사가 ‘사람과 사물이 이동하는 데 있어 안전하고 쉽도록’ 도와주는 사명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웨이모의 설립은 구글이 연구해운 무인차 기술이 이미 연구 단계를 넘어섰으며 머지않은 미래에 상용화를 앞뒀음을 암시한다. 알파벳은 2009년에 자율주행차 연구를 시작한 이래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무인차로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를 400번 왕복하는 거리에 해당하는 거리인 230만 마일(370만km)을 주행했다. 고도의 센서와 슈퍼 컴퓨터를 통한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결합한 구글의 자율주행기술은 주행시 운전자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아예 갖추지 않은 자동차에 무인차 시스템을 집어 넣는다.

이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지정한 자율주행 개발 단계중 최고 수준이자 ‘성배’에 비견되는 5단계다. 운전과 관련된 모든 임무를 자동차가 스스로 해결하고 어디든 갈 수 있도록 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미 2014년에 구글이 선보인 프로토타입 자율주행차에는 스티어링 휠과 룸미러, 가속 페달이 없다. 이 차는 보쉬와 LG가 만든 부품을 포함한다. 테슬라 전기차에 현재 적용된 레벨 3은 목적지 경로의 일정 부분에서 운전자 조작 없이 자율주행할 수 있는 단계다.

이는 현대 제네시스 EQ900의 부분자율주행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GM·BMW·포드·폴크스바겐·볼보 등이 지닌 기술도 동일한 수준이다. 사람 태운 자율주행차 시운전 성공 현대차 미국법인 CEO를 맡다 2015년 9월 구글로 이직한 크라프칙은 웨이모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시운전 성공 소식을 전했다. 구글이 2015년 10월에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달지 않은 완전한 무인차에 시각장애인을 태운 채 캘리포니아 모건 힐에서 텍사스 오스틴까지 이르는 도로 위 시운전에 성공했다는 내용이다.



구글은 시각 장애인을 태운 자율주행을 성공리에 마쳤다.

시승에 참가했던 시각장애인 스티브 메이헌은 “눈을 감고 자동차를 타면 좋은 운전자와 나쁜 운전자를 구별할 수 있는데 구글 자율주행차는 좋은 운전자였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이 무인차가 일반 도로에서 200만 마일(320만km)을 주행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레벨 5가 기술적으로 훨씬 어렵고 개발에 시간이 더 걸리지만 인간의 개입을 허용하거나 필요로 하는 반자율기능 자동차보다 더욱 안전하다고 전제한다. 반자율 자동차는 운전자가 예상치 못한 비상 상황에서 스티어링 휠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부터 물려 받아야할 경우가 생긴다. 운전자가 주변 환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을 경우 사고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크라프칙은 웨이모의 사업 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상용화 시점에 대한 대답을 회피했다. 그는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은 너무나 많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매우 분명히 밝혔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목적이 아니라 더 좋은 운전자를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의 내부 개발자들은 자율주행 시스템을 상용차에 도입하는 문제와 구글만의 무인차 직접 제작, 그 사이에 존재하는 제 3의 옵션 등을 고려해왔다고 알려졌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공급했듯이, 지배적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완성차 회사에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최근 들어 완성차 회사들도각자 고유의 무인차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한 사실이 영향을 미쳤다. 구글과 더불어 자율주행 레벨 5를 만족시킨 애플 등의 IT 회사에 소프트웨어 장악력을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한 공유 서비스가 선보일 예정이다.

자율주행차 공유 서비스 진출하는 완성차 업체 BMW는 지난 7월, 2021년까지 세계 반도체 1위 업체인 인텔과 이스라엘의 센서 회사 모바일아이와의 협업을 통해 ‘아이넥스트’(iNext) 무인주행 자동차를 출시해 자동차 공유 서비스 등으로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최초로 상용 무인차 출시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포드 또한 지난 8월, 2021년까지 무인차 제품을 자동차 공유 서비스용으로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포드가 개발하고 있는 무인차는 4단계에 해당하는 기능을 갖췄다. 아우디는 2017년 3단계 정도의 무인주행 기능을 지닌 상용차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구글이 무인차를 개발한다 하더라도 개인 운전자에게 무인차를 판매할 지, 일정 수준의 비용을 정기적으로 지불하는 멤버들이 차를 공유하는 방식을 채택할 지에 대한 입장 또한 명백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 무인차 시스템은 자동차 공유나 트럭·물류·대중교통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16년 5월 구글은 테스트 목적으로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수소 미니밴 100대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달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크라이슬러는 구글이 자율주행기술 적용 파트너로 선택한 최초의 상용차 업체가 됐다. 이 두 회사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반자율주행차로 변신한 퍼시피카 미니밴을 이용해 이르면 2017년 초부터 자율주행차로 운행되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구글이 지난 8월 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에서 임원을 지낸 션 스튜어트를 영입했다는 점도 이 관측에 힘을 싣는다. 구글이 인수한 내비게이션 앱 웨이즈는 9월 우버와 비슷한 자동차 호출 서비스인 웨이즈라이더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구글의 이러한 움직임은 공유 경제의 표상인 우버가 무인자동차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영역을 넓혀온 점과 무관하지 않다.

우버는 자율주행차가 인간 운전자를 대체해 노동 비용을 줄이고, 자동차 이동 중의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 기여하리라고 예상한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지오메트릭인텔리전스와 자율주행트럭회사인 오토를 잇따라 인수했으며, 자율주행 기술 실험을 위해 개조한 차에 실제 승객을 태우는 실험을 지난 14일부터 샌프란시스코로 확대했다. 실험에는 우버와 볼보가 함께 개조한 스포츠유틸리티차(XC90)를 사용한다. 우버 측 엔지니어가 운전석에 타고 조종한다는 점에서 테슬라처럼 자율주행이 운전의 ‘보조’ 기능을 수행한다.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우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10대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운행할 계획이었지만 샌프란시스코시와 캘리포니아주 교통국(DMV)은 ‘사전 면허를 받지 않은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는 불법’이라며 운행 중지를 명령하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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