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전기차 디자인의 인싸템..코일 구리선 빗살 무늬
[분석]전기차 디자인의 인싸템..코일 구리선 빗살 무늬
  • 이준호 에디터
  • 승인 2019.05.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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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로 패러다임이 바뀌어가는 과도기다. 아직까지 전기차다운 디자인은 없지만 전기차 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전기차 대중화가 시작됐지만 아직까지도 얼리 어답터나 특이한 용도에 그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하고 있지만 대중적인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별반 차이 없는 디자인에 그릴만 살짝 바꾼 형태가 많다. 쉐보레 볼트는 EV 전용 모델이다. 부품 수가 내연기관에 비해 30%나 적음에도 디자인이 특별하진 않다. 여타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막힌 그릴을 빼면 말이다. 막힌 그릴을 그대로 두자니 심심하고, 그러기에 알 수 없는 무늬를 새겼다.

쉐보레 볼트 EV의 라디에이터 그릴

 

알 수 없는 무늬를 넣을 바에 아예 빼어버리겠다는 모델도 있다. 테슬라 모델 3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존재부터 지워버렸다. 어색해서 판매량에 영향을 끼칠까 염려가 됐지만 기우였다.

지금은 내연기관에서 EV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과도기다. 메이커들은 2020년 양산을 전제로 내연기관과 전기차 사이의 이질감을 메꾸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각자의 해법이 다양한 가운데 공통된 디자인도 눈에 띈다.

쉐보레 EV용 전기모터<좌>와 산업용 모터의 구리 코일<우>

바로 빗살 무늬다. 빗살은 빗의 살과 같이 선이 촘촘한 모양새를 말한다. 전기차에 빗살 무늬를 너도나도 반영하는 이유는 전기모터 때문이다. 전기차에서 전기모터는 엔진에 해당되는 핵심적인 모듈이다. 전기모터 캐릭터를 디자인에 이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처사다. 본 아이덴티티다(born identity)!

전기모터는 크게 자석과 코일로 이뤄져 있다. 코일은 구리 선을 촘촘히 감은 것인데, 빗살과 일맥상통한다. 또 모터의 하우징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한 에어로 핀이 촘촘하다. 이 또한 빗살 무늬이다.

 

Mercedes Benz

Vision EQ Silver Arrow Concept

이번 2019 서울모터쇼에 출품했던 Vision EQ Silver Arrow Concept는 메르세데스의 전설적인 레이싱 머신의 오마주이다. 1937년 페인트 무게라도 줄여보고자 도장 없이 출전한 W125를 모티브로 개발된 EV 콘셉트다. 레이싱 카 콘셉트답게 공력 성능을 높여 보디 디자인은 심플하다. 디테일이 유일하게 강조된 곳은 휠이다. 반은 매끈한 알루미늄으로 가렸지만, 남은 반은 입체적인 빗살 무늬로 채웠다. 이 빗살 무늬는 휠 안쪽까지 이어졌다. 후면의 1/4은 노출시켰는데, 빗살 무늬가 포인트로 도드라져 보인다. 더군다나 색상마저 구릿빛이다.

 

EQC

메르세데스 최초의 EV 전용 모델 EQC는 최초 모델인 만큼 빗살 무늬를 다양하게 적용했다. 방식은 2 가지다. 크롬 컬러의 빗살과 블루 컬러 빗살이다. 크롬 컬러는 전면부 에어 인테이크 핀으로, 또 하나는 도어트림에서 대시보드까지 랩 어라운드 방식으로 감쌌다. 블루 컬러는 크롬 컬러와는 다르게 응용된 형태다. 2개의 DRL 중 안쪽 DRL이 빗살에 가깝지만, 헤드라이트 형태를 따라 재단했다. 휠에 적용된 빗살은 끝으로 벌어지는 모양이다. 아울러 블루 컬러는 친환경을 상징하기에 전기차와도 잘 어울린다.

 

Peugeot

e-Legend Concept + e-208

푸조는 휠에 빗살 무늬를 기본으로 삼았다. 1969년도 모델 504를 오마주한 e-Legend Concept과 푸조 첫 EV 모델인 e-208의 휠은 빗살 무늬가 특징이다. e-Legend Concept는 휠 외에도 사이드 스커츠에 빗살 무늬를 넣었다. 인테리어에선 버튼류와 앰비언트 패널을 빗살 무늬로 꾸몄다. 시트와 매트에도 굵은 스트라이프가 인상적이다. 네오 클래식한 감각이 익스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면서 빗살 무늬와도 잘 어울린다.

e-Legend 컨셉트 휠<상>과 e-208 휠<하>

 

Infiniti

QX Inspiration Concept

일본 브랜드 디자인은 자국 색채가 강하다. 인피니티는 여기에 더해 범동양적이기까지 하다. QX Inspiration Concept은 인피니티 향후 EV 전용 SUV를 책임질 스터디 모델이다. 2021년 양산이 목표다. 인피니티 빗살의 특징은 빗살과 빗살을 엇각으로 맞댔다는 점이다. 단조로움을 탈피하면서 세심함이 깃들었다.

QX Inspiration Concept의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Hyundai

Genesis Mint Concept

빗살의 변형을 말하고 싶다면, 이 모델만 한 것은 없다. 휠과 보디 패널 하단부에 빗살을 두루고, 그 사이에 점층적 단차를 두었다. 음영의 깊은 맛이 난다. 입체적이면서 신선하다. 하지만, 평면 비주얼 그래픽이 아닌 조형으로써의 빗살은 내구력이 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빗살과 빗살 사이엔 트러스 구조(Truss structure : 강재나 목재를 삼각형 그물 모양으로 짜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로 교량에 많이 쓰인다)를 연상케하는 보강을 덧댔다. 심지어 범퍼에 쓰인 조형은 종이접기를 해놓은 듯하다.

 

Audi

e-tron

아우디는 2000년 이후 디자인으로 먹고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우디 하면 사륜구동 콰트로를 빼놓을 수 없는데, 콰트로를 상품화시킨 디자인 능력이 참 좋다. 그러한 능력은 'e-tron'에도 이어진다. 영화 트랜스포머나 아이언맨에서 접한 로봇 느낌이 난다. EQ, i, electric이 주는 느낌보다 훨씬 미래적이다.

빗살 무늬가 적용된 디자인은 첫 양산 모델인 e-tron과 Q4 e-tron Concept이다. 이미 양산중에 있는 e-tron은 전기차의 이질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내연기관 디자인과 별반 차이가 없다. 빗살 무늬도 소극적으로 쓰였다. Q4 e-tron Concept에 와서는 조금 더 적극적이다. 휠에는 엣지를 줘 빗살의 각을 굴절시켰다. 인테리어 송풍구에는 점층적 단차를 둔 다음 앰비언트 기능까지 겸했다.

다른 e-tron 콘셉트에선 빗살 무늬를 찾을 수 없다. 찾을 수 있다면 디자인으로 먹고사는 아우디가 아니다.

Q4 e-tron Concept

 

Citroen

19 19 Concept

1919년 본사 창립일을 이름으로 가진 이 콘셉트엔 다른 브랜드와 같이 휠을 비롯한 디테일에 빗살 무늬가 있다. 하지만, 아방가르드를 사랑하는 프랑스 디자인답게 독특한 표현이 인테리어에 스며 든다. 여러 줄을 교차시켜 만든 리어 시트 헤드레스트다. 이것도 빗살이라면 빗살이지만, 자신들의 엠블럼 더블 쉐브론(V형 무늬)에 가깝다. 뛰어난 응용력이다.

이준호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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