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쌍용차,현대차 출신 디자이너 영입…이미 배는 떠났다?
[단독]쌍용차,현대차 출신 디자이너 영입…이미 배는 떠났다?
  • 장희찬 에디터
  • 승인 2020.03.03 08:00
  • 조회수 64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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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신형 코란도
쌍용자동차 신형 코란도

쌍용자동차가 공석인 디자인 총괄 자리에 현대차 출신 디자이너를 영힙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쌍용차는 2년째 공석이던 디자인 총괄을 보강해 지속적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쌍용차 패밀리 디자인 계획을 전면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한 외부인사 영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전체적인 체질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부 인사 영입으로 현재 침몰하는 쌍용차호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쌍용차는 2010년 인도 마힌드라가 인수한 이래 최고경영자부터 영업본부장, 연구소장 등을 모두 현대차 출신으로 채우면서 '현대차 2중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은퇴한 현대차 경영진으로 채우면서 쌍용차 본연의 색을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특히 최고경영자는 인수 이후 초대 이유일 사장부터 2대 최종식, 올해 사장직을 물려받은 현 예병태 사장까지 3연속 현대차 부사장급 임원 출신이 번갈아가며 맡았다. 

쌍용자동차는 티볼리 성공 이후 도전 정신을 잃어버리고 현재에 안주하는 안일한 전략이 위기를 불러 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코란도 신차가 티볼리 디자인 언어를 따라가는 형태를 보이며 기존 코란도 팬을 역으로 잃어버렸다. 지난해 새롭게 출시된 뷰티풀 코란도는 기존 코란도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티볼리의 사이즈업 버전이라는 느낌을 자아낼 정도로 티볼리의 디자인과 유사성을 보인다.

전직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코란도가 2015년 컨셉트 모델로 훌륭한 XAV 디자인을 선보였지만 티볼리 성공에 도취한 나머지 고위직 임원들 사이에서 쌍용차 고유의 디자인 철학을 저버린 게 가장 큰 패착"이라고 진단했다.

코란도는 쌍용차의 성장 동력이 될수 있을까?

쌍용차에게 2010년대 초반은 커다란 기회의 장이었다. 길고 길었던 노조 파업으로 쌍용차 사태와 재정적 어려움이 마힌드라 인수로 해결됐다. 이어 티볼리의 성공으로 쌍용차 차후 포트폴리오 개편에 소비자들의 기대가 상당했다. 하지만 뷰티풀 코란도 디자인에 소비자들은 개탄을 금치 못했다. 사이즈를 제외하면 티볼리와의 차이점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에서 쌍용차 특유의 SUV 전문 메이커로서 과거 혁신성이 사라졌다는 인식이 박혀버린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 문제는 과거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였던  캐딜락과 같은 모양새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캐딜락은 기존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지 않게 GM의 대중 브랜드인 쉐보레, 뷰익 등의 컴팩트 SUV 모델의 사이즈 업 버전을 내놓으면서 이미지에 중대한 타격을 받았다. 이후 캐딜락이 다시 럭셔리 기함이라는 이미지를 회복한 것은 1999년 이후 장장 20년의 세월이 소요됐다.

2019년 쌍용차 판매 현황, 손익 및 재무 현황과 분기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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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무너진 브랜드 이미지는 회복이 쉽지 않다. 쌍용차는 이미 기존 국내 유일의 SUV, 픽업트럭 전문 브랜드라는 이미지에 중대한 타격을 입은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디자인 언어조차 소극적인 모습을 일관, 소비자의 쌍용자동차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랜드로버 디펜더, 포드 브롱코 등 뉴트로 XAV 스타일 신차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면 쌍용차의 선택이 더욱 아쉽다. 분명히 2015년의 컨셉트 디자인에서 보여줬던 모습으로 뉴트로 스타일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었지만 현재의 상황에 안주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쌍용차 소녀가장 티볼리
쌍용차 소녀가장 티볼리

이번 총괄 디자인 책임 영입으로 쌍용차는 디자인 쇄신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경영진과 철학에 변화가 없는 한 단순한 인재 영입으로 디자인 혁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디자인과 생산의 이분화가 이루어진 지금은 더하다. 쌍용차 전체의 결단과 쇄신이 없는 한, 이번 위기는 한동안 현재진행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장희찬 에디터 j.jang@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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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준 2020-03-06 21:18:33
현대차 디자인이. 쌍용차 보다 더 후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