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 무충전 시승기] 프리미엄 전기차..BMW iX 50
[500km 무충전 시승기] 프리미엄 전기차..BMW iX 50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08.13 09:00
  • 조회수 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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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BMW는 한 때 전기차 선두주자였다. 다른 경쟁사는 엄두도 못 낼 때인 2010년대 중반 i3를 일찌감치 출시하면서 반응을 살폈다. 반응은 차가웠다. 짧은 주행거리로 사실상 실패에 가까웠다. 이후 BMW는 절차탁마의 심정으로 새로운 전기차 개발에 들어갔다.

작년 연말 국내 출시한 전기차 iX는 '역시 BMW'라는 찬사가 터져나왔다. 우선 전기차의 매력이 확실하다. 다른 자동차 업체에서는 감히 생각도 못한 요소가 눈에 들어온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중 가장 큰 배터리를 적용해 주행거리를 확실히 챙겼다. iX의 매력과 장단점을 분석하기 위해 장거리 시승에 나섰다. 서울 중구-강원도 영월 왕복 구간으로 대략 500km에 달한다.이다. 목표는 충전 없이 주행을 마치는 것이다.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외관 디자인은 신선하다 못해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전기차에는 라디에이터를 식혀줄 그릴이 필요없다.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들은 그릴을 없애고 공기저항계수를 줄일 수 있는 디자인을 채택한다. BMW는 브랜드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을 포기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릴 더 키워 전기차에 적용했다. 멀리서 봐도 BMW 임을 확실히 알 수 있게끔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살렸다. 헤드램프는 첨단 레이저 라이트로 무장했다. 전면 디자인은 콘셉트카 같은 미래적 디자인이 강하게 풍긴다.

측면부는 별도 포인트 없이 캐릭터 라인을 최대한 배제했다. 공기역학을 위해서다. 뒤로 갈수록 떨어지는 루프라인, 안쪽으로 숨겨 놓은 도어 핸들 등이다. 그 결과 iX 공기역학계수는 0.25Cd에 불과하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꽤 높은 수치다. 충전포트는 조수석 뒷쪽에 위치한다.

후면 리어램프는 가로로 얇게 뻗었다. 트렁크를 열면 리어램프까지 함께 열린다. 좌우에 비상등이 별도로 위치한다.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실내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가로로 뻗은 대형 디스플레이, 곳곳에 사용한 크리스탈 장식으로 고급차 느낌이 확 다가온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14.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길게 이었다. 신기한 점은 디스플레이가 프로팅 타입이다. 단단히 고정시켜 잡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디스플레이를 잡고 흔들면 차가 흔들릴 정도다. 좌우 메모리 시트 버튼, 시트 위치 조절 스위치, 센터 콘솔에 위치한 기어노브, iDrive 다이얼 모두 크리스탈 장식이다. 손이 자주 닿는 곳에 고급 소재를 사용해 만족도가 더 높아진다. ‘투머치’ 느낌보다는 적절한 미니멀리즘을 잘 구현했다. 여러 곳을 살펴보면 "이런게 프리미엄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기존 BMW 차량들은 센터페시아에 버튼이 즐비했다. 즐겨찾기 숫자 버튼들을 가로로 길게 배치하고 공조 버튼까지 가짓수도 많았다. 크기도 엄지손톱만해 오조작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전기차에는 이런 버튼을 대부분 없앴다. 비상등 버튼, 앞유리 성애 방지, 뒷유리 열선 버튼까지 3개만 버튼이 남았다. 아쉬운 점은 디스플레이 구성이다. 버튼 대신 디스플레이 터치 방식으로 모든 기능을 담았다. 특히 공조 조작 메뉴에 들어가면 UI를 알아보기 쉽지 않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원들이 나온다. 풍량, 풍향, 열선 및 통풍 기능을 키고 끄기 위해서는 두번 이상 터치를 해야한다. 글씨가 워낙 많아 한눈에 찾기에도 쉽지 않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3000mm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분에 실내 공간이 넉넉하다. 뒷좌석에 178cm 성인 남성이 탑승하면 무릎공간에 주먹 3개가 넉넉히 들어가는 수준이다. 편의장비도 제대로 챙겼다. 송풍구, 2열 공조조작 스위치, 열선시트 버튼은 센터 콘솔 박스에 붙어있다. USB 포트를 아끼지 않고 대거 적용했다. 2열에만 총 4개의 C타입 포트가 들어갔다. 앞좌석 2개를 포함하면 6개다.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트렁크 공간도 넉넉하다. 기본 500L에서 2열 시트를 폴딩하면 최대 1750L까지 넓힐 수 있다. 차박을 위한 2열 평탄화는 적당한 수준이다. 약간의 경사가 생긴다. 천장에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가 달린다. 열리지는 않지만 버튼을 눌러 유리창의 투명도를 바꿀 수 있다.

시승은 서울 남산에서 출발해 강원도 영월 별마로천문대까지다. 고속도로가 3분2 정도이고 나머진 국도다. 약 20km는 구불구불한 오르막 산길을 넘어야한다. 폭우가 쏟아져 시속 80~100km에서 안전 주행을 했다. 500마력이 넘는 출력을 느껴보지 못한 게 아쉽지만 오히려 주행거리를 늘리는데는 좋은 환경이다.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편도로 총 200km 넘게 주행했다. 배터리는 약 45%를 사용했다. 트립상 전비는 1kWh 당 4.6km로 공인 전비보다 1km/kWh가 더 나왔다. 다음날 돌아가야할 거리가 애매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좋은 전비 덕에 계획이 수월해졌다. 스텔스 차박을 하면서 2,3시간 에어컨을 사용했지만 배터리소모는 3% 정도에 그쳤다. 엄청나게 좋은 효율을 만끽한다. 영월에서 추가로 시승을 더했다. 

다음날 아침 내비게이션에 뜬 서울 목적지까지 남은 주행거리는 198km다. iX 주행거리도 198km가 나온다. 출발 전 세웠던 목표에 도전하기 위해 급가속을 피하면서 운전했다. 정속 주행을 했더니 주행거리가 90km 이상 늘어났다. 서울 톨게이트에 들어오면서부터 정체가 지속됐다. 결국 목적지인 서울 중구 시내까지 충전없이 도착했다. 계기반에 남은 주행거리가 50km다. 무충전으로 500km 가깝게 달리면서 서울-영월 왕복에 성공했다. 

iX 50의 공인 주행거리는 447km다. 실제 주행에서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500km 이상 충분하다.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주행 중 가장 만족스런 점은 회생제동이다. 기자는 승차감이 떨어져 회생제동을 즐겨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iX를 주행하면 회생제동 스트레스가 완전히 사라진다. 주행 중 앞에 차가 없으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하게 탄력 주행을 지속한다. 정체 구간이나 앞에 차가 있는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떼고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회생제동이 강하게 걸린다.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도 든든하게 챙겼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 유지,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기능 등이 포함됐다.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켰을 때만 활성화된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별도의 경고음은 나오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 양쪽 리모콘에 노란색 경고등을 표시한다.

BMW iX xDrive 50
BMW iX xDrive 50

승차감은 단연 최고 수준이다. 높이가 있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부드럽다. 불쾌한 노면을 지날 때도 울퉁불퉁한 느낌을 잘 걸러줘 안락하다. 코너에서는 탄탄하게 차체를 잡아준다. 에어 서스펜션 덕분이다. 그렇다고 기존의 BMW 핸들링을 비롯한 운전 재미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어디까지나 무게 2.5톤이 넘는 전기 SUV다.

i3의 실패로 전기차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BMW가 최근 iX를 시작으로 i4, iX3 등 눈길 끌만한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한다. 아울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속속 나온다. iX가 대중 전기차는 아니지만 고급 전기차 매력이 풍만하다. 가격은 1억4630만원이다. 보조금은 받지 못한다.

한 줄 평

장점 : 500km 넘는 실제 주행거리, 압도적인 승차감..

단점 : UI 구성은 정리가 필요해..

BMW iX xDrive50

모터방식

영구자석식 듀얼모터

배터리

리튬이온 111.5kWh

전장

4955mm

전폭

1965mm

전고

1695mm

축거

3000mm

공차중량

2575kg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78.0kg.m

완충 시 주행거리

447km

시승차 가격

1억4630만원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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