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다. 전기차 시대 전환으로 완성차업계가 바삐 움직이고 있고 소비자도 바쁘다. 전기차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소비자가 전기차를 운용하는 데 가장 거부감이 큰 건 ‘충전 경험’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충전은 불편하다. 30분 이상의 충전 시간 역시 너무도 길게 느껴진다.
완성차업계는 400볼트에서 800볼트, 800볼트에서 1000볼트로 전압을 높여가며 충전 시간 단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그렇게 줄인 충전 시간이 20분대다. 그마저도 80%까지 충전이다.
기술적으로 충전 속도를 높이는 건 한계에 봉착했다. 이젠 기분 좋은 충전 경험을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이런 데 능통한 건 역시 테슬라다. 가벼운 충전 커넥터, 간편한 결제 시스템 그리고 충전까지 지루할 틈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BMW도 전동화 시대를 맞아 전기차를 운용하는 소비자를 위한 콘텐츠 제공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2022년 10월부터 BMW는 게이밍 브랜드 '에어콘솔(AirConsole)'과 협력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활용한 차세대 게임 플랫폼 개발에 돌입했다.
2023년부터는 BMW 최신 인포테인먼트를 탑재한 7시리즈, iX부터 레이싱, 스포츠, 시뮬레이션, 전략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에어콘솔 앱은 차량이 정지된 상태에서만 작동한다. 충전 대기 시간에 활용도가 높다. 에어콘솔의 장점은 멀티 플레이어를 동시에 지원한다는 점이다. 운전자는 물론 동승객, 뒷좌석 탑승객도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 23일 BMW는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쇼 '게임스컴(gamescom)'에서 신형 i5와 함께 차량 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습니까?’를 공개했다.
해당 게임은 인기 TV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퀴즈 게임이다. 현재 개발 중이며 싱글 및 멀티 플레이어를 지원한다. 차량 내 센터 디스플레이와 탑승자의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된다. 해당 게임은 2024년부터 에어콘솔 앱을 내장한 BMW그룹 차량에서 사용할 수 있다.
BMW 스테판 듀라크 커넥티드 컴퍼니 및 개발 기술 운영 부사장은 “우리는 에어콘솔을 통해 캐주얼 게임을 위한 플랫폼을 도입해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라며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습니까?’ 게임 추가는 그런 예시다”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대가 되며 완성차업계가 집중해야 하는 분야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자동차가 하나의 콘텐츠 소비 영역으로 전환되며,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주행 성능 및 승차감뿐만 아니라,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에도 역량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