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칼럼] 찻길 눈부심이 사라지고 있는 독일. 여전히 눈부신 우리
[이경섭칼럼] 찻길 눈부심이 사라지고 있는 독일. 여전히 눈부신 우리
  • 이경섭 에디터
  • 승인 2018.06.03 18:33
  • 조회수 9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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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헤드라이트(전조등) 눈부심이 사라질 전망이다.  스마트 전조등 자동차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스마트 전조등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독일은 자동차 정비교육에 스마트 전조등(Headlights)시스템인 LED 매트릭스(Matrix)와 레이저빔(Laserbeam Headlights) 전조등에 대한 정비인증 규정을 새롭게 추가했다.

LED Matrix 전조등시스템은 독일 시장에 상품으로 나온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레이저빔 전조등시스템도 상용화 된 지 3년이 넘었다. 자동차 정기검사 및 일반 정비교육에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벤츠와 아우디는 LED매트릭스 스마트 전조등 시스템을 개발했다.  BMW는 레이저빔시스템을 처음 개발했다. 하지만 지금은 독일의 모든 메이커가 스마트화 된 LED 전조등 혹은 레이저빔 전조등 시스템을 신차에 적용하고 있다.

 

 


서로 다른 이 두 시스템은 성능은 비슷하다. 기존 전조등보다 훨씬 더 밝고 더 멀리 투사되면서도 에너지는 더 적게 소비되며 또한 마주 오는 상대방에게도 눈부심을 전혀 주지 않는다. 기존 할로겐이나 제논 전조등은 광원이 하나 혹은 잘 해야 두개 정도지만 LED는 수십개의 LED다이오드가 빛을 쏘기 때문에 얼마든지 각 다이오드의 밝기와 빛의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LED Matrix시스템과 레이저빔 시스템은 자동차 정기검사시 전조등의 위치를 조정하거나 상대방의 눈부심을 방지할 수 있도록 상향등(하이빔)조정 등을 할 필요가 없다. LED 매트릭스 전조등시스템에서는 하이빔 혹은 상향등이란 개념 자체가 전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마주 오는 자동차나 앞서가는 자동차 및 보행자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 전조등의 방향과 범위 그리고 밝기를 스스로 알아서 끄거나 약하게 조정한다. 말하자면 인공지능 시스템이 전조등을 자동으로 장애물이나 사람 등을 인식해 작동한다고 보면 된다. 기존의 단순한 LED 전조등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것이다.

따라서 기존 전조등 시스템에 적용되던 도심지 주행시에는 상향등을 꺼야 한다는 법조항이나 규제 등은 이제 이 스마트 전조등 시스템에선 의미가 전혀 없게 되었다.  하이빔 스위치가 아예 없어도 되는 것이다. 스마트 전조등이 알아서 상대방으로 가는 빛을 꺼주거나 약하게 하기 때문이다.

기존 할로겐이나 제논 전조등의 불빛 최대 투사 거리가 대략 약 300미터정도인데 비해 LED Matrix 시스템은 제논 전조등보다 두배 이상인 600m 이상 멀리 비출 수 있고 측면 범위도 약 30%이상 넓게 비추고 밝기도 3배 이상 밝다. LED 매트릭스나 레이저빔, 두 시스템 모두 기존 할로겐이나 제논전조등이 항상 하이빔을 켜고 달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이러한 밝기에도 불구하고 이 스마트 전조등은 앞선 차량이나 마주 오는 차량 혹은 보행자들을 인식해 자동으로 그들에게만 향하는 불빛을 꺼줌으로써 눈부심을 방지해준다.

앞선 차량이나 마주 오는 차량 및 사람 등을 인식하는 건 대부분 실내 룸미러 앞에 부착된 전조등 전용 카메라다.

따라서 카메라 시스템이 잘못 설정되면 마주 오는 상대방을 인식하지 못해 엄청난 밝기의 눈부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은 매우 높아진다.

그래서 전조등과 연결되어 작동되는 각종 센서들과 카메라를 정밀하게 설정하고 정기적으로 잘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러한 LED시스템이나 레이저빔 전조등의 목적은 기존 할로겐이나 제논전조등보다 더 밝고 더 넓게 비춘다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목적은 상대방의 눈부심을 방지해 사고위험을 크게 낮춘다는데 있다.

이는 자동차 안전도에서도 적극적 안전도(Active Safety)에 해당한다.

자동차의 안전도는 크게 적극적 안전도와 수동 안전도(Passive Safety)로 구별되는데, 자동차의 수동안전도(Passive Safetysystem)가 교통사고 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라면, 적극적 안전도(Active safety system)는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장비들을 말한다.

적극적 안전시스템은 다시 운전자 및 동승자뿐 아니라 상대방 즉, 파트너보호(Kontrahenten Schutzsystem : counterparty protection)개념까지 분화된다.

파트너보호개념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라는 개념에서 출발해 널리 퍼진 자동차의 ‘사회적인’ 적극적 안전장치이다.

LED매트릭스나 레이저빔 같은 스마트 전조등은 단가가 비싸다.  LED매트릭스 전조등 하나의 소비자 가격이 우리 돈으로 1천만원이 넘는다. 따라서 아직은 대형 및 최고급 승용차에만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현대 기아 자동차의 모델에는 아직 이러한 스마트전조등이 없다. 스마트 전조등시스템 개발이 안된 탓일 수도 있고 판매가격을 맞추지 못해서 일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나날이 스스로 지능화되는 자동차 부품분야의 경쟁력에서 뒤처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아직은 우리나라에 이러한 새로운 스마트 전조등을 위한 센서 및 카메라의 정비규정이나 법 제정의 필요성도 없고 따라서 현장에서 정비교육의 절실함도 아직은 전혀 없다.

그러니 시내주행에서는 하이빔을 꺼야 한다는 기존 교통법규도 여전히 유효하고 상대방 전조등에 의한 눈부심도 견뎌야 한다.  적어도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가 눈부심 방지 스마트 전조등 시스템을 개발해 장착하기 전까지는.

결국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달랑 두 자동차업체가 결정한다. 여전히 다양성이 결여된 독과점의 생산 시장이고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발전이라는 시장의 순기능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개발 독재시절 정경 유착이 '선택과 집중'으로 낳은 사생아적 시장에서 치열한 국제 경쟁력을 갖는 시장으로 성장하려면 정부와 국민들이 이 오랜 구습에 젖어있는 독과점 시장을 새로 재편하지 않으면 안된다.

1861년 영국에서 마차업자들을 보호하고자 발효돼 결국 마차업자들은 물론이고 영국 자동차 산업까지 붕괴 시켰던 적기조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 외제차들에 의해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이 더 잠식 당하기 전에!



베를린 이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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