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독일차 맞먹는 국산 SUV의 위용...제네시스 GV80 3.5T AWD
[시승기] 독일차 맞먹는 국산 SUV의 위용...제네시스 GV80 3.5T AWD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5.28 09:00
  • 조회수 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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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 3.5T AWD
제네시스 GV80 3.5T AWD

현대자동차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런칭한지 만 5년이 흘렀다. 2015년 11월 런칭 당시만 해도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수 많은 대중차 브랜드가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고군분투 할 때다.  1980년대 중반 등장한 토요타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혼다 어큐라가 대표적이다. 이 중 프리미엄 시장에 제대로 안착한 브랜드는 토요타의 렉서스 정도다. 아울러 2010년 볼보도 프리미엄 시장 진입을 선포한 바 있다.

제네시스는 첫 모델로 G90을 내놨다. 이후 G80을 비롯한 G70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GV80과 GV70 등 SUV 라인업까지 선보이며 판매가 급증했다. 2016년 6만5586대에서 2020년 12만8365만대로 성장했다. 제네시스 첫 SUV인 GV80의 공이 컸다. 다만, 아직까지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5년이라는 시간을 감안하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는 G80 순수전기차 버전에 이어 SUV 순수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판매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제네시스 판매의 주역인 GV80이다. 최고급 트림이 8800만원대로 국산 SUV 가운데 가장 비싸다.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봤다. GV80은 올 봄에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가 공식 스폰서로 제공된 GV80 차량을 타고 가다 전복 사고를 당해서다. 우즈 선수는 당시 생명에 지장이 없고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먼저 디자인이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출범이래 역동성과 우아함이라는 다소 상반된 단어를 엮어 차별화를 꾀한다. 여기에 두 줄이라는 새로운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제네시스만의 독창성을 제시한다. 전면부를 보면 방패를 형상화한 대형 크레스트 그릴이 자리한다. 최신 현대기아차가 헤드램프와 그릴의 경계를 허무는 디자인 트렌드를 보여준다. 대신 제네시스 모델들은 헤드램프와 그릴의 경계가 명확하다. 보다 보수적인 디자인을 사용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찾는 고객들을 겨냥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헤드램프는 명확한 두 줄 디자인을 채용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

측면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말하는 역동적인 우아함 중 역동성이 보다 부각된다. 시각적으로 보면 뒤가 내려 앉은 것처럼 보이는 디자인을 사용했다. 정지 상태에서도 앞으로 튀어나갈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전체적인 실루엣을 스포티하게 다듬은 것 외에 별다른 장식적인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말끔하게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후면은 흔히 사용되는 양각이 아닌 음각으로 디자인을 했다. 두 줄 테일램프가 트렁크 안쪽을 파고들면서 전면부와 일체감을 완성한다. 전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실내 구성 역시 기존 현대차와 차이를 두기 위해 완전히 새롭게 꾸몄다. 출시 2년차지만 구식 느낌이 안 드는 이유다. 12.3인치 계기반과 14.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내비게이션에는 증강현실 기능이 추가됐다.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의 혁신적인 느낌은 들지 않지만 내가 가야할 길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점은 칭찬할 점이다. 과거 유행했던 AI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go’가 떠오른다. 2스포크 스티어링휠도 GV80을 위해 새롭게 제작됐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으로 신선함이 느껴진다 버튼의 조작감이나 재질 모두 고급스럽다. 적재적소에 적용된 앰비언트 라이트는 실내의 고급감을 한층 높여준다. 다이얼 방식으로 조절하는 기어 노브는 이제는 새로움보단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2열 편의장비도 꽉꽉 눌러 담았다. 없는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 만큼 동급 수입 SUV 편의장비를 뛰어넘는다. 가령, 2열 시트는 열선뿐 아니라 통풍 기능까지 지원한다. 2열 측면 선쉐이드는 수동이 아닌 전동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2열 공간은 예상보다 넓진 않다. 신장 179cm의 기자가 착석하면 무릎에 주먹 두 개 가량 들어간다. 등받이를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어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다. 머리 공간 역시 주먹을 세워서 하나 정도가 여유있게 들어간다. 고급스러운 가죽 재질과 더해 원목을 사용한 트림이 고급차에 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3열은 두 명이 앉을 수 있다. 덩치가 큰 성인이 앉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어린아이는 충분히 앉아 갈 수 있는 공간이다. 2,3열 모두 전동으로 펴고 접을 수 있어 편리하다. 2열까지 모든 시트를 폴딩하면 차박이 가능할 정도로 넉넉한 공간이 완성된다. 시트를 접고 앉아 있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는 적절한 공간이다.

파워트레인은 V6 3.5L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후륜 기반의 AWD 시스템이 적용돼 네바퀴가 지면을 박차고 나간다.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 힘이 2톤이 넘는 육중한 차체를 가뿐히 이끌어 나간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반응은 부드럽다. 최대토크가 높은 탓에 초기 발진도 경쾌하다. 고속 영역에서 재가속도 무리는 없다. 고속도로에서 앞 차를 추월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면 속도계 바늘이 빠르게 숫자를 바꿔 나간다. 정체구간이나 정체에서는 엔진 진동이 꽤 느껴진다. 적어도 독일 프리미엄과 비교하기에는 아직 엔진 마운팅이나 진동 측면에서는 거리가 꽤 있다.

코너에서 빠르게 돌아도 22인치 대구경 휠이 든든하게 차체를 버쳐준다. 노면 상황이 고르지 못할 때는 충격이 상당부분 전달된다. 만약 승차감을 중시한다면 20인치에서 타협을 하는게 좋을 듯 하다. 큰 휠 탓에 승차감이 저해되긴 하지만 N.V.H.가 뛰어나 전체적으로 안락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는 빼곡하게 담았다. 앞 차와의 간격 유지는 물론 차선 중앙 인식률도 뛰어나다. 적극적인 사용이 가능할 정도다. 다만, 고속도로 주행보조 레벨2에 포함되는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아직까지는 시기 상조다. 다음 세대가 기대되는 수준이다.

아쉬운 점은 연료 효율이다. 막히는 도심을 주행하는 상황에서는 대략 5km/L 내외의 연료효율을 기록했다. 오너들 사이에 '사악한 연비'라는 게 입증된 셈이다. 고속도로 정속 주행 상황에서는 10km/L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운전자가 도심을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아쉬움으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참고로 복합연비는 리터당 7.8km다. 추후 하이브리드 모델과 같은 전동화 모델의 출시가 기대된다.

GV80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킨 모델로 꼽힌다. GV80에 이어 등장한 제네시스 SUV GV70 역시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4인 가족 이상이 넉넉한 패밀리 SUV를 찾는다면 GV80 만한 선택지는 없어 보인다. 시승차는 대부분 옵션을 적용해 가격이 무려 8870만원에 달한다. GV80의 경우 기본 모델부터 편의안전장비가 대부분 적용된다. 7천만원 정도가 가성비로는 굿이다. 

한 줄 평

장점 : 예상보다 박진감이 있는 엔진 사운드 튜닝(액티브 사운드 시스템 적용)과 출력

단점 : 엔진 진동이 꽤 느껴진다..연비를 위해 마일드 하이브리드라도 필요하다

 

제네시스 GV80 3.5T AWD

엔진

V6 3.5L 가솔린 트윈 터보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전장

4,945mm

전폭

1,975mm

전고

1,715mm

축거

2,955mm

공차중량

2240kg(22인치)

최대출력

380ps/5,800rpm

최대토크

54.0kg.m/1,300~4,500rpm

복합연비

7.8km/L(22인치)

가격

887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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