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사람 다 샀나...축소지향 소형 SUV 시장 왜?
살 사람 다 샀나...축소지향 소형 SUV 시장 왜?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03.01 09:00
  • 조회수 1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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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로)르노삼성 XM3,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기아자동차 셀토스
(위에서 아래로)르노삼성 XM3,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기아자동차 셀토스

소형 SUV 시장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대형 SUV 붐에 따른 큰 차 선호도가 강화되고 바로 윗급인 준중형 SUV의 상품성이 좋아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소형 SUV는 2019년 만 해도 최고 인기 세그먼트였다. 한 때 소형 SUV는 판매 모델이 가장 많았다. 현대 베뉴와 코나, 기아 스토닉과 셀토스, 쉐보레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 XM3와 캡처(르노), 쌍용 티볼리 등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2종씩 모델 라인업을 갖췄다. 인기가 시들어진 최근 몇몇 차종은 단종을 거쳤다. 셀토스나 XM3 같은 인기 차종의 경우 월 5000대 이상을 판매하기도 했다.

작년 상반기부터 소형 SUV 시장 축소가 본격화했다. 그래도 그나마 기아 셀토스만 간신히 체면치레 중이다. 나머지 차량들은 월 1000대를 판매하기도 버거운 수준이다.

현대자동차 ‘2021 베뉴’ 출시
현대자동차 ‘2021 베뉴’ 출시

베뉴는 한때 가장 저렴한 소형 SUV 타이틀을 갖고 있던 차량이다. 아직도 초보 운전자들에게 인기다. 출시한지 2년이 넘었지만 월 1000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막내 자리를 경형 캐스퍼에 물려주며 위기도 있었지만 올해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재도약을 노린다.

현대자동차 코나 N라인
현대자동차 코나 N라인

코나는 부분변경 이후 판매가 처참하다. 오히려 디자인이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판매를 이끌었던 코나 EV는 화재 사건이 일어나면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현재 판매 중인 파워트레인은 1.6L 가솔린 터보, 1.6L 하이브리드, 2.0L 가솔린 자연흡기, 2.0L 가솔린 터보(N) 등으로 다양하다. 좁은 실내공간과 못생긴 디자인이 판매의 걸림돌이다. 작년 1년동안 1만2244대를 판매하며 월 1000대를 간신히 넘겼다. 올해는 1만대 판매를 걱정해야할 처지다. 풀모델 체인지는 내년으로 예정됐다. 올해 앞당길 것이라는 소문도 들려온다. 

기아는 소형 SUV가 많아지자 라인업을 간소화했다. 작년 스토닉과 쏘울을 단종하면서 셀토스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작년 4만대 판매에 성공했다. 급을 뛰어넘는 실내공간과 편의장비가 인기 요인이다. 초보 운전자들과 첫차 구매층에게 인기가 높다. 셀토스는 올해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올 예정이다. 앞, 뒤 디자인이 약간씩 바뀐다. 최근 인기를 몰고 있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니로와 동일한 1.6L 가솔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 인기는 높지만 생산이 받쳐주지 못해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이유다. 열선시트와 주차 보조 시스템을 제외하는 마이너스 옵션(추후 장착)제도를 도입했지만 대기가 최소 3개월에 이른다. 국내 월 판매는 600~700대 수준이다. 빠른 출고 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예약 대기자의 이탈이 예상된다. 수출 시장인 북미에서도 인기가 좋다.

르노삼성자동차 SUV 2022년형 XM3
르노삼성자동차 SUV 2022년형 XM3

르노삼성 XM3는 2020년 바람을 일으켰던 모델이다. 출시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몰며 세그먼트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쿠페형 SUV 디자인과 경쟁력 있는 가격이 매력이었다. 초기 품질 문제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늦어지면서 월 1000대 판매에 머무르고 있다.

XM3는 최근 연식변경을 단행했다. 차음 글라스를 추가하고 인스파이어 트림을 신설했다. 사전계약자가 2000명에 달한다는 소식이다. 올해 하반기로 예정됐던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년으로 미뤄진 듯 하다. 하이브리드 외에도 LPG 추가 등 반등 요인이 많은 편이다. 르노삼성이 2024년 지리자동차와 합작으로 만든 신차를 출시하기 전까지 XM3가 어느 정도 판매 역할을 맡아야 한다.

수입차인 캡처는 올해 국내 판매가 중단됐다. 작년 디젤 판매를 먼저 멈추고 올 초 르노 코리아 홈페이지에서도 흔적을 감췄다. 국내 생산 차량인 XM3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진다.

쌍용자동차 티볼리 R Plus
쌍용자동차 티볼리 R Plus

쌍용을 먹여살리던 소형 SUV 최강자였던 티볼리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겨우 월 1000대 수준을 유지 중에 있다.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지 2년이 넘었지만 예정된 후속 모델조차 없다. 당분간 가성비를 앞세워 판매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소형 SUV 판매가 급속도로 하락한 이유는 대형 SUV 선호도가 커지고 준중형급 상품성이 강화된 영향이 크다. 사실상 이 수요층은 이미 살 사람들은 다 샀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초창기 판매됐던 소형 SUV 들은 이미 중고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친환경 파워트레인의 부재도 한 몫한다. 최근 가솔린, 디젤 모델보다는 하이브리드 돌풍이 거세다. 이 세그먼트 차량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코나가 유일하다. 그마저도 중형차에 맞먹는 가격으로 판매가 쉽지 않다. 셀토스 하이브리드와 XM3 하이브리드 모델이 등장하면 다시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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