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하차감 끝내주네..대형 픽업의 전설 GMC 시에라 드날리
[시승기] 하차감 끝내주네..대형 픽업의 전설 GMC 시에라 드날리
  • 임정환
  • 승인 2023.08.05 08:30
  • 조회수 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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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은 올해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쉐보레 신차인 CUV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다른 차종의 판매량도 늘어나는 것. 대표적으로 트레일블레이저 판매가 상승세다. 아울러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수입한 신차도 제 영역을 찾고 있다. 

 

GMC는 올해 2월 한국에 첫 선을 보인  GM 산하 SUV와 상용차 전문 브랜드다. 한국에는 6.25전쟁 당시 미군을 통해 들여온 군용 2½톤 트럭으로 익숙하다. 과거 일본식 발음으로 ‘제무시’라고 불렀는데 아직도 강원도 산간의 벌목 현장에서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하다.

그 중 시에라는 GMC 라인업 중 상용차를 제외하고 가장 크고 비싼 픽업트럭이다. 북미에서는 포드의 F시리즈 픽업트럭과 램 1500, 토요타 툰드라 최상위 모델과 경쟁한다. 같은 GM 산하 계열사인 쉐보레 실버라도랑 뼈대와 파워트레인은 거의 같지만 더 럭셔리하다.

시에라 드날리 첫 인상은 큰 덩치가 주는 카리스마가 강하게 느껴진다. 미국 풀사이즈 럭셔리 SUV 대명사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중에서도 롱 휠베이스 모델인 ESV 보다도 전장이 125mm 길고 전고도 15mm 높다.

전면부는 크롬으로 크게 감싼 그릴과 직각으로 떨어지는 보닛 라인이 큰 덩치를 더 커 보이게 하는 요소다. 하단부에 위치한 2개의 견인고리가 시에라의 강력한 견인능력을 암시하는 듯 하다.

측면부는 픽업트럭이지만 높은 전고와 두툼한 어깨 라인 덕분에 상용보단 승용에 가까운 느낌을 자아낸다. 짐칸이 상당히 크지만 긴 전장과 넉넉한 승객 공간 때문에 전체적인 비율이 조화롭다. 또 275-50R-22인치의 대형 타이어도 큰 차체에 딱 맞는 수준이다. 

후면부는 무난하다. 풀사이즈 픽업트럭 특유의 큰 풍채가 만들어주는 위압감도 있긴 하지만, 전면부와 비교하면 다소 힘이 덜 들어간 디자인이다. 후면은 보다 기능성에 초점을 뒀다. GM이 50년 이상 픽업트럭을 만든 노하우가 결집되어 있다.

 

6가지 기능의 테일게이트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특히 높은 적재함을 오르내리기 위한 계단으로 변신이 가능해 캠핑 갈 때 크고 작은 짐을 싣기에 편리하다. 손잡이를 이용해 쉽게 적재함을 오르내릴 수 있다.

적재함은 상당히 크다. 랙스턴 스포츠의 적재함을 늘린 랙스턴 스포츠 칸 보다도 가로,세로 20cm 이상 더 넒다. 아울러 220v 전원 소켓과 조명, 카메라까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차량을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게 해주는 전동식 사이드 스텝도 마련되어 있다. 특이한 기능이 있다면, 사이드 스텝 옆에 마련된 버튼을 누르면 발받침 부분이 화물칸 옆쪽으로 이동해 안쪽 중앙에 실려 있는 짐을 편하게 꺼낼 수도 있다.

 

실내는 화물차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고급스럽다. 물론 에스컬레이드 수준의 럭셔리는 아니지만 천연가죽과 오픈 포어 우드가 곳곳에 적용돼 픽업트럭 중 가장 고급스럽다. 

시트는 거실 소와 같은 느낌이다. 높은 시트 포지션과 더불어 푹신한 착좌감의 시트는 장거리 운행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2열 시트는 예상과 다르게 장거리 운행에는 부적합해 보인다. 레그룸과 헤드룸은 키 183cm 기자가 앉아도 충분히 넉넉하다. 단지 짧은 방석과 세워져 있는 등받이가 다소 불편할 뿐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사용하기 편리하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무선 카플레이를 지원하고 10개의 카메라 뷰를 지원해 큰 차체에서 오는 여러 사각지대를 보완해준다. 하지만 GMC 브랜드의 개성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색상과 테마만 조금 바뀌었을 뿐 전체적인 인포테인먼트 구성은 쉐보레 SUV와 엇비슷하다.

파워트레인은 6.2L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대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의 출력을 만들어낸다. 특히 낮은 회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높은 토크가 인상적이다.  파트타임 4륜구동을 제공해 노면상황에 맞춰 후륜 또는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연비는 큰 덩치답게 아쉬운 편이다. 픽업트럭 특성상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에스컬레이드 보다도 연비가 좋지 않다. 시내 40% 고속도로 60%로 주행한 평균 연비는 6.4km/L가 나왔다. 시내 정체구간에서는 5km/L 이하의 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속 주행을 하고 고속주행이 많아지면서 연비가 소폭 올랐다.

시승 전 가장 많이 궁금했던 부분은 승차감이다. 요철을 넘을 때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퉁퉁 튕기지 않을까 걱정도 들었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심지어 에어 서스펜션을 사용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도 프레임바디 특유 거친 질감이 남아있다. GMC 시에라 드날리는 에어 서스펜션이 아닌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있다.

실제 주행을 해보니 예상과 다르게 매우 깔끔한 승차감이 인상적이다. 물론 픽업트럭의 특성상 에스컬레이드 만큼의 승차감은 아니지만 픽업트럭 중에는 최고로 꼽을 수 있을 수준이다. 특히 고속주행시 부드러운 승차감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큰 덩치와 2.5톤이 넘는 공차중량 때문에 코너링과 브레이킹 성능은 그리 좋지 않다. 고속 주행시 특히 제동에 유의해야 한다. 최고속도는 170km/h에 제한되어 있다. 

GMC 시에라 드날리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가성비다. 시승차인 드날리- X 트림의 가격은 9500만원이다. 동급의 SUV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링컨 네비게이터보다 6000만원 가량 저렴하다. 포드의 익스패디션 보다도 약 1800만원 저렴하게 풀사이즈 픽업트럭을 마련할 수 있다. 또 화물차로 분류되어 6200cc의 대 배기량이지만 연간 자동차세는 2만8500원에 불과하다.

 

큰 차체라 아파트 주차장은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대도심 주변 주택에 거주하면서 모터보트 같은 무거운 중량을 견인을 해야할 레저를 즐기거나 캠핑 같은 아웃도어를 좋아한다면 시에라는 첫 손에 꼽을 만한 최적의 대안이다.

 

한 줄 평

장 점: 1억원 아래에서 즐기는 최고의 하차감과 럭셔리한 인테리어

단점: 커도 너무 큰 덩치라 국내 좁은 도로에서 불편하다

 

임정환 에디터 jwh.lim@carguy.kr

 

GMC 시에라 드날리-X

엔진

V8 6.2L 가솔린 자연흡기

변속기

10단 자동

구동방식

4륜구동(파트타임, 로우기어 포함)

전장

5890mm

전폭

2065mm

전고

1950mm

축거

3745mm

공차중량

2575kg

최대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

복합연비

6.9km/L

시승차 가격

9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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