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착한 가격 르노 캡처,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시승기] 착한 가격 르노 캡처,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 주진완
  • 승인 2020.05.16 10:00
  • 조회수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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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에서 지난 13일 유러피언 베스트셀러인 캡처를 런칭했다.
르노에서 지난 13일 유러피언 베스트셀러 캡처를 런칭했다.

르노삼성은 지난 13일 르노 로장주 엠블럼을 단 캡처(구 QM3)를 출시했다. 캡처는 유럽에서 B세그먼트(소형) SUV 판매량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캡처는 더 이상 르노삼성 ‘태풍의 눈’ 엠블럼을 달지 않고  르노 ‘로장주'로 치장했다. 국내 생산차는 ’태풍의 눈’, 수입차는 ‘로장주’ 마크를 달겠다는 이분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처음 캡처를 마주했다. '아, 진짜 커졌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전 세대보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105mm, 20mm 더 늘어났다. 경쟁 모델인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보다는 짧지만 전폭은 거의 같다. 오히려 같은 휠베이스인데 오버행만 앞, 뒤가 짧아 작아 보이지 않는다. 안정감이 느껴진다.

'르노 캡처'의 스타일리쉬한 외관
'르노 캡처' 스타일리쉬 외관

외관은 르노가 자랑하는 센슈얼 디자인이다. 유선형 차체에 르노의 상징적인 아이덴티티를 담았다. 투톤 바디컬러는 전차종 기본이다. 트렌디한 개성을 더한다. 시승차는 아메시스트 블랙(보라색) 바디컬러에 몽블랑 화이트 루프 조합이다. 전체적으로 어둡지만 은은한 보라색이 감돈다. 밝은 색상의 루프와 조화가 이채롭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자리잡은 ‘로장주’ 마크가 수입차 임을 입증한다.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으로 엔진의 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공기 유입을 조절해주는 ‘액티브 셔터’도 달렸다. 스타일리쉬한 LED헤드램프에 르노 고유의 ‘ㄷ’모양 주간주행등이 눈에 띈다. 헤드램프 아래에 휠하우스로 공기를 보내주는 에어커튼도 보인다. 에어로다이나믹에 꽤나 공을 들인 듯하다.

은은한 보라빛 차체와 밝은 루프가 잘 어울린다.
은은한 보라빛 차체와 밝은 루프가 잘 어울린다.

옆면은 18인치의 큼지막한 휠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마치 5개의 꽃잎 같은 모양새다. 둥글둥글한 차체와 잘 어울린다. 사이드미러부터 트렁크까지 길게 이어진 크롬몰딩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측면 디자인에 포인트를 준다. 후면 테일램프는 앞뒤 일체감을 주려는 의도였는지 주간주행등과 비슷한 형상이다. 제동등과 후진등은 LED지만 방향지시등은 일반 전구타입인 것이 조금 아쉽다. 범퍼 아래까지 세심하게 디자인적 요소들을 배치, 심심하지 않다.

'센슈얼 디자인'은 뒷범퍼 하단까지 세심하게 고려했다.
'센슈얼 디자인'은 뒷범퍼 하단까지 세심하게 고려했다.

실내는 XM3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앙에 큼지막한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우뚝 솟아 있다. XM3와 마찬가지로 SKT T-map이 기본 내비게이션이다. 화면은 계기판에 맵-인-클러스터로도 보여준다. 조작 반응속도가 최신 스마트폰처럼 빠르지는 않다. 그 밑에 다양한 물리버튼을 나란히 배열했다. 깔끔하게 정리된 공조기가 눈에 들어온다. XM3와 다른 것은 전자식 쉬프터가 적용된 플로팅 타입 콘솔이다. 그립감 좋은 전자식 쉬프터가 마치 공중에 떠있는 마냥 달려있다. 밑으로 무선충전 수납공간이 있어 효율성 구성이다. 조수석의 글로브박스는 독특한 서랍 형태다. 글로브박스 왼편 버튼을 누르면 부드럽게 튀어나온다. 용량은 10L 정도로 넉넉하다. 도어 트림에도 1.5L 생수병이 넉넉하게 들어가는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아쉬운 건 센터콘솔 용량이다. 성인 남성 주먹 하나 크기다.

전자식 셀렉터를 제외하면 XM3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전자식 셀렉터를 제외하면 XM3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트렁크는 소형 SUV 급을 뛰어 넘는다. 더블 플로워 방식이다. 트렁크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나눠 쓸 수 있다. 윗쪽 플로워를 아래로 내려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트렁크 밑 스페어타이어 공간에는 펑크수리킷을 넣어놨다. 공간이 꽤나 큼직하다. 르노삼성에서 자주 사용하던 도넛 형태의 LPG봄베를 넣기 최적이다. 아직 한국에는 LPe 모델이 없지만 유럽에는 휘발유와 LPG를 함께 사용하는 Bi Fuel모델을 판매한다. 국내 도입 가능성이 없지 않다.

넉넉한 용량의 트렁크를 보유했다.
넉넉한 용량의 트렁크를 보유했다.

가장 마음에 든 건 내장재다.  밝은 회색과 짙은 회색을 적절하게 섞었다. 시트 또한 밝은 회색에 브라운 컬러 파이핑을 적용했다. 시트 윗쪽으로 퀼팅처리를 해 고급스럽다. 가죽 질감 또한 나쁘지 않다. 8가지 색상으로 조절 가능한 앰비언트 라이트도 고급지다.

밝은 회색 퀼팅 시트에 브라운 파이핑 처리를 더했다.
밝은 회색 퀼팅 시트에 브라운 파이핑 처리를 더했다.

시트 포지션을 맞추기 위해 스티어링휠을 잡았다. 적당한 크기의 휠이 손에 감긴다. 계기판과 크루즈 컨트롤을 제어하는 버튼이 붙어있다. 오디오 리모컨은 멀티펑션 스위치 아래 조그맣게 숨어있다. 처음 접할때는 낯설지만 손쉽게 적응된다. 운전석 시트는 전동식이다. 요추받침은 수동이다. 조수석은 수동이지만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는 방식이 다이얼식이 아니라 다행이다.

크루즈 컨트롤은 핸들에서 조작 가능하다.
크루즈 컨트롤은 핸들에서 조작 가능하다.

뒷자석은 슬라이딩을 160mm까지 지원한다. 최대한 앞쪽으로 당기면 센터콘솔 뒷부분과 뒷좌석 방석이 맞닿는다. 리어시트 슬라이딩은 트렁크에서도 조절이 가능하다. 슬라이딩 레버가 다소 생뚱맞다. 굳이 이렇게 큼직하게 해야했나! 등받이 각도 조절은 불가능하지만 6:4 분할 폴딩도 가능하다. 센터콘솔 뒤에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에어벤트와 두 개의 Type-A USB소켓, 하나의 12v 파워아울렛을 제공한다. 시트는 적당히 단단하다. 분리형 헤드레스트 높이 또한 적당하다. 등받이의 각도가 조금 서있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리어시트의 슬라이딩이 160mm까지 가능하다
리어시트의 슬라이딩이 160mm까지 가능하다

운전석에 앉아 주변 시야를 확인하니 사각지대를 최소화 하기위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양쪽 사이드미러 거울 끝부분에 볼록 처리를 해 차선변경시 후측방 시야 확보를 돕는다. 다소 작은 듯한 뒷유리도 룸미러로 보면 생각보다 작지 않다. 플래그 타입 사이드미러를 적용, 전측방 시야도 넓혔다. 단, A필러가 많이 누워있어 다소 두껍다. 골목에서 주행을 할 때 A필러에 가려진 보행자를 찾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기웃거려야 한다.

플래그 타입 사이드미러로 개방감을 더했다.
플래그 타입 사이드미러로 개방감을 더했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약간의 진동이 올라온다. 시트나 발판으로는 올라오지 않지만 스티어링휠을 통해 미미하게 전해진다. 거슬릴 수준은 아니다. 아이들링 소음 또한 잘 억제되어 있다.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레버를 당겨 D단으로 변속한다. 별도 쉬프트 락 버튼이 존재하지 않아 간편하다. 악셀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니 가뿐하게 차고 나간다. 공차중량이 1,325Kg으로 경쟁차종 가운데 가장 가볍다. 전체적으로 경쾌한 느낌이다. 악셀 페달 답력도 적당하다. 발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정강이에 힘이 살짝 들어가는 정도다. 브레이크는 상반된다. 답력이 초반에 몰려있지 않고 페달을 힘주어 눌러야 제동력이 올라온다. 조절하기 쉬워 동승자를 배려한 운전이 가능해진다. 

전자식 쉬프터의 그립감이 나쁘지 않다.
전자식 쉬프터의 그립감이 나쁘지 않다.

다임러와 르노가 공동 개발한 TCe 260 엔진은 캡처 이외에도 르노 메간,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CLA에도 탑재된다. 실린더에 보어 스프레이 코팅을 입히고 전자식 과급압력 조절장치를 적용했다. 포뮬러1에서 엔진을 공급한 두 라이벌이 머리를 맞대고 최고의 기술력을 이끌어냈다. 최대 26kgf.m의 토크가 2,250rpm의 낮은 영역부터 올라온다. 1.3L 작은 배기량 임에도 출력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 실 주행에 자주 사용하는 구간에서 충분한 토크가 올라온다. 경쾌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급하게 조작했을 때 약간의 터보랙이 존재하지만 답답하진 않다. 오히려 부스트 압력이 올라가며 토크상승이 빨라 튀어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르노와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TCe 260엔진을 적용했다.
르노와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TCe 260엔진을 적용했다.

변속기 또한 일품이다. 게트락社의 7단 EDC를 장착했다. 변속이 엄청나게 빠르거나 직결감이 좋지는 않다. 한없이 부드럽다. 마치 CVT를 타고 있는듯한 변속감을 보여준다. 다만 신호대기를 위해 정지한 상태에서 아이들 스탑이 작동한다면, 재출발이 걱정이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떼면 차가 알아서 시동을 걸고 클러치를 부드럽게 붙여주는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는 편이다. 기다리지 못하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울컥거리며 튀어나간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경쾌하게 차고 나간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경쾌하게 차고 나간다.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렸다. 본격 고속주행에 들어간다. 약 100km/h 속도에서도 풍절음이 거슬리지 않는다. N.V.H에 상당부분 신경을 쓴 티가 난다. 하부 전체를 덮은 풀-언더커버 또한 정숙성에 한 몫 한다. 노면소음도 꽤 걸러준다. 에어로 다이나믹에서도 이점이 생긴다. 그 이상 속도에서는 풍절음이 조금씩 거세진다.  소형 SUV를 감안하면 만족할 수준이다. 

고속 출력도 나쁘지 않다. 원하는 속도까지 스트레스 없이 올라간다. 가벼운 차체 덕분인지 묵직하게 눌러주는 맛은 없다. 노면 잔진동이 조금씩 올라온다. 유러피언 자동차답다. 단단한 느낌으로 노면의 정보를 흘려주지만 충격을 제대로 감쇄한다. 

Stop&Go를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하니, 앞차와의 거리를 제법 잘 조절한다. 앞차 속도에 따라 부드럽게 제동 및 가속이 가능하다. 차선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지만 차로 중앙 유지 보조는 아니다. 바퀴가 차선에서 벗어날 듯 하면 부드럽게 핸들을 돌려준다.

전면부의 레이다를 이용하여 차간거리를 조절해준다.
전면부의 레이다를 이용하여 차간거리를 조절해준다.

운전 보조 시스템의 지원을 받으며 편안한 마음으로 오디오 볼륨을 올려본다. BOSE 스피커에서 웅장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서브우퍼는 트렁크 우측 내장재와 리어 휀다 사이에 숨어있다. 비어있는 공간을 울림통으로 사용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산길로 접어든다. 다소 좋지 못한 노면에도 접지력을 잃지 않는다. 노면을 꽉 잡고 있다. 토션빔 타입의 리어 서스펜션 답지않게 셋팅이 부드럽다. 코너링에서 차체 기울어짐도 적당하다.

굽은 산길과 고속도로 모두 탄탄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굽은 산길과 고속도로 모두 탄탄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주차를 위해 R단으로 변속한다. 올라운드-뷰 모니터가 차량 주변을 디스플레이에 띄워준다. 360˚ 주차 보조 시스템과 어우러져 한결 편하다. 전차종 기본 적용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를 채우고 전자식 쉬프터의 P버튼을 눌러 주차를 완료한다.

시승차는 2,748만원 에디션 파리 트림이다. 경쟁차종인 셀토스의 풀옵션 대비 116만원 가량 저렴하다.

캡처가 어떻게 6년 연속 유럽 B세그먼트 SUV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지 2,3시간 시승을 통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남녀노소 호불호 없는 디자인과 탄탄한 주행성능, 저렴한 가격의 환상 궁합이다. 르노삼성 XM3 흥행으로 판매 전략에 눈을 뜨면서 내놓은 캡처. 또 한번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월 1000대는 충분하다. 

 

한 줄 평

장점: 합리적 가격에 전반적으로 준수한 주행성능, 넓은 수납공간

단점: 옵션 선택 자유가 없다, 정차 후 출발 시 굼뜬 반응

 

르노 캡처

엔진

I4 1.3L 가솔린 터보

변속기

게트락 습식 7단 EDC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230mm

전폭

1,800mm

전고

1,580mm

축거

2,640mm

공차중량

1325kg

최대출력

152ps/5,500rpm

최대토크

26kgf.m/2,250~3,000rpm

복합연비

13.0km/L

시승차 가격

2,748만원

 

주진완 에디터 jw.j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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