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승부를 가른다..①전통 자동차업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승부를 가른다..①전통 자동차업체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4.01 09:00
  • 조회수 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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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미래 모빌리티로 전기차가 낙점을 받으면서 테슬라 같은 전기차 전문업체부터 현대기아 등 내연기관 강자들이 속속 뛰어든다. 하드웨어로 보면 엔진과 변속기 대신 모터와 배터리가 달렸다는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전기차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서 볼 수 없던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 대표적으로 OTA 업데이트이다. 차량 성능과 단점을 개선하는데 AS센터가 아닌 무선 통신으로 해결한다. OTA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니여도 가능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기 때문에 가능한 장점은 수치 대비 넓은 실내 공간과 긴 주행거리다.

이런 장점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필요하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면 배터리 설치 공간이 처음부터 확정된다. 이에 따라 넓은 실내공간은 물론 트렁크 공간까지 확대할 수 있다. 성능으로 보면 차체 중량을 줄이면서도 차체 강성을 높일 수 있어 고속주행에서 안정감이 뛰어나다. 전용 플랫폼의 장점은 이처럼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단순히 내연기관 모델에서 엔진과 변속기를 들어내고 배터리와 모터로 채운 전기차와는 급이 다르다. 

현재 국내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 중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모델은 그다지 많지 않다. 2025년쯤 돼야 전용 플랫폼으로 제작한 전기차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브랜드와 모델을 정리해 봤다. 

1. 현대기아 E-GMP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전기차 전용플랫폼이다. 내연기관 차량 업체 가운데 가장 전기차에 앞서 가는 곳이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이다. 기아와 제네시스 역시 이런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모듈화 설계와 조립이 가능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세그먼트를 가리지 않는다. 또한 세단, 해치백, SUV 등 다양한 스타일로 제작이 가능하다.

배터리를 차체 하단에 배치해 이상적인 무개 배분을 가진 점도 특징이다. 1회 충전으로 5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 할 수 있으며, 800V 초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또한 정지 상태에서 100km/h 도달은 3.5초 이하, 최고속도는 260km/h의 고성능 모델까지 아우를 수 있다.

국내 판매 모델 중에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에 적용되어 있다. 현대기아 및 제네시스에서 앞으로 출시할 전기차 상당수가 이 플랫폼으로 제작된다.  

2. 폭스바겐 그룹의 MEB

폭스바겐 MEB
폭스바겐 MEB

폭스바겐 그룹은 전기차 시장에 가장 적극적인  내연기관 강자로 꼽힌다. 이미 전기차 제작이 가능한 모듈러 플랫폼인 MQB를 만들어 재미를 본 전례가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대부분이 모듈러 방식인 것을 감안하면 폭스바겐의 선구안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는 MEQ 내연기관 플랫폼을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개량한 것이다. 보급형 전기차를 만드는데 사용한다.

MEB 플랫폼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교과서로 불리는 스케이트 보드 방식이다.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깔았다. 덕분에 내부 공간이 넉넉하고, 배터리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고속 충전을 지원해 단 시간에 배터리를 채울 수도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2030년까지 MEB 플랫폼을 사용한 모델을 33종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모델들의 총 판매량은 1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아울러 포드 등에 MEB 플랫폼을 판매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국내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우디 Q4 e-tron에 이 플랫폼이 적용된다. 이 외에 폭스바겐의 ID 시리즈, 아우디 Q5 e-tron 등에도 사용됐다.

3. 폭스바겐 그룹 J1

폭스바겐 그룹의 전기차에 사용된 플랫폼, 차세대 프리미엄 전기차 플랫폼인 PPE도 있다
폭스바겐 그룹의 전기차에 사용된 플랫폼, 차세대 프리미엄 전기차 플랫폼인 PPE도 있다

J1 플랫폼은 대중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MEB와 달리 고성능을 지향한다. 우선 배터리를 T자 형태로 배치했다. 이를 통해 앞뒤의 이상적인 무게 배분, 더불어 낮은 무게 중심을 통한 운동 성능까지 챙겼다. 일반적인 다른 전기차와 달리 2단 변속기를 장착한다. 가속이 진행될수록 더뎌지는 전기차 특유의 가속력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이다.

800V 초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왼쪽과 오른쪽에 완속 충전포트와 급속 충전 포트가 각각 마련된 점이 특징이다. 전기차의 특징인 무거운 무게를 줄이기 위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플랫폼 곳곳에 적용한다. 1억원 넘는 고가 전기차에 사용한다. 

국내 판매 챠량 중 해당 플랫폼을 사용한 모델로는 포르쉐 타이칸과 아우디 e-tron GT가 있다. 두 모델 모두 성능을 지향하는 전기차다.

4. GM BEV3

GM의 메리 바라 회장과 BEV3 플랫폼
GM의 메리 바라 회장과 BEV3 플랫폼

GM은 내연기관 브랜드 가운데 가장 빨리 전기차 시대로 전환했다. 과거 명성을 전기차 시대에 재현하겠다는 목표다. 전기차를 위주로 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GM의 전기차 플랫폼은 벌써 3세대로 진화했다. 1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EV1으로 불린다. EV1은 1996년 GM이 양산한 첫번째 순수전기차의 모델명이기도 하다. 2세대 전기차 전용플랫폼은 BEV2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쉐보레 볼트 EV와 볼트 EUV가 있다. 초기적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현대기아나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플랫폼과 달리 큰 특색이 없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리자 GM은 BEV3 플랫폼을 선보였다. 최근 유행하는 방식인 앞뒤 바퀴 사이에 배터리를 넣는 스케이트 보드형 설계가 특징이다. 해당 플랫폼은 모듈화된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할 수 있다. GM이 자체 개발에 성공한 얼티움 배터리를 탑재한다. 기존 BEV2 플랫폼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모듈러 플랫폼을 적용한 덕분에 소형차부터 고성능 스포츠카, 픽업트럭까지 폭 넓은 세그먼트를 아우를 수 있다.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는 모델은 캐딜락 리릭, 허머 EV 등이 대표적이다. 내년 출시를 앞둔 쉐보레 이쿼녹스 EV에도 BEV3 플랫폼이 사용된다. 내년부터 나올 GM의 전기차 대부분이 이 플랫폼으로 제작된다. 

5. 메르세데스-벤츠 EVA

메르세데스-벤츠 EVA
메르세데스-벤츠 EVA

최근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양한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EQA, EQB등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엔진과 변속기를 뜯어내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심은 초기 모델에 이어 EQS와 EQE와 같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모델을 속속 내놓는다.

EVA플랫폼은 모듈러 방식을 채택한 전기차 전용플랫폼이다. C클래스부터 S클래스까지 사용 중인 MRA 플랫폼과 서스펜션과 차체 기본 구조를 공유한다. 여기에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깔아 무게 중심을 낮춘다.

EVA플랫폼은 완전히 모듈화된 플랫폼은 아니다. 때문에 소형부터 대형까지 폭 넓게 아우를 수 있는 신형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6. 지리자동차 SEA

지리자동차 SEA
지리자동차 SEA

지리자동차는 익숙한 듯 생소한 브랜드다. 중국 브랜드로 볼보의 최대 주주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3조원의 투자로 탄샌항 전기차 플랫폼의 이름은 SEA다. 휠베이스를 최소 1800mm부터 최대 3300mm까지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덕분에 소형차급부터 대형 세그먼트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배터리, 전기모터 등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3초 안으로 끊어내는 고성능 모델이나 1회 충전으로 최대 700km 이상의 주행거리도 기대할 수 있다.

해당 플랫폼을 사용한 모델로는 지커의 001, 볼보의 XC20 등이 있다.

7. 토요타 e-TNGA

토요타 e-TNGA
토요타 e-TNGA

토요타는 전기차 시장에 뒤늦게 진입했다. 최근 브랜드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름은 e-TNGA. 기존에 사용하던 TNGA 플랫폼을 전기차 버전으로 개량한 것이다. 견고하면서 가볍고, 다양한 모델로 확장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마찬가지고 스케이트 모드 형태다. 전륜에 전기모터를 기본으로 장착하며, 후륜에 하나의 모터를 추가해 사륜구동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소형세단부터 대형 픽업트럭까지 포용하는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

해당 플랫폼을 사용한 첫 모델은 토요타의 bZ4X다. 스바루와 공동으로 제작한 플랫폼인 만큼 스바루에서는 솔테라라는 이름으로 로고만 바꿔서 출시한다. 렉서스는 NX의 전기차 버전이 RZ에 해당 플랫폼을 사용한다.

8. 르노 CMF-EV

르노 CMF-EV
르노 CMF-EV

르노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르노-닛산-미쯔비시 얼라이언스의 대장격 브랜드인 르노는 그 어느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지녔다. 2013년부터 사용 중인 CMF 플랫폼은 전기차 전용으로 개량했다.

CMF-EV 플랫폼은 스케이트 보드 형태다. 해당 플랫폼은 원형을 기반으로 CMF-EV, CMFB-EV, CMFA-EV, KEI-EV, LCV-E」로 분화된다. 해당 플랫폼은 전세계 출시되는 대부분의 차종을 포용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배터리의 높이를 조절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스포츠카부터 큰 픽업트럭과 SUV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닛산 아리야에 처음 적용되었으며, 르노의 메간E-테크에도 CMF-EV 플랫폼이 사용된다.

위 언급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국내 출시된 내연기관 브랜드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다음 편에는 전기차 브랜드의 플랫폼과 국내 출시되지 않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대해 분석해본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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