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주행거리 넉넉한 PHEV 모범답안...벤츠 GLE 350e 쿠페
[시승기] 주행거리 넉넉한 PHEV 모범답안...벤츠 GLE 350e 쿠페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6.06 09:00
  • 조회수 7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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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GLE 350e 쿠페
메르세데스-벤츠 GLE 350e 쿠페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좋다던 디젤 엔진의 대체자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트렌드의 변화는 SUV에서 찾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SUV의 인기는 국산과 수입 가리지 않는다. 콧대 높은 독일산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두 손 들고 투항했다. 디젤을 기피하는 트렌드의 변화도 있지만 숨겨진 이유도 있다.

국내에서는 2012년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자동차 제작사와 수입사는 연간 판매 차량의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준 이하가 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매 년 까다로워지는 배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 혹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필수다. 1대당 2대에 해당하는 실적을 인정 받을 수 있어 탄소배출량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다. 참고로 전기차는 1대당 3대의 판매실적을 인정받는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인센티브에서 제외된다. 만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과거 3년 동안의 초과달성실적을 이월해 미달성분을 상쇄하거나, 향후 3년 동안 발생하는 초과달성실적을 상환해 미달성 분량을 해소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각 수입사에서는 디젤 대체자로 하이브리드 혹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장착한 모델을 여럿 선보이고 있다.

이유가 어떻든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9월 GLE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다.

시승한 모델은 GLE 350e 4MATIC 쿠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고, 쿠페 스타일을 가미한 SUV다. 차량 시승 전 가격표를 찾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손에 넣을 수 있는 GLE 쿠페 중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가장 저렴하다. 가격은 무려 1억1860만원. 리 2.0L 가솔린 엔진이 달렸지만 가장 저렴할 것이라고는 예상도 못했다. ‘이 가격이라면 더 매력적이겠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시승을 시작했다.

먼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이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구조는 비슷하다. 엔진과 전기모터 그리고 배터리가 적용된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법은 엔진을 돌리거나 주행 충전뿐이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전기차 용도로 쓸 수 있다. 충전만 제대로 해주면 기름을 한 방울도 쓰지 않고 전기차로만 움직일 수 있다.

운행 전 차량의 제원을 살폈다.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9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100kW(136마력)의 전기모터가 힘을 보탠다. 뒷바퀴 상단에 위치한 배터리의 용량은 무려 31.2kWh에 달한다. 얼마 전에 시승한 미니 쿠퍼 SE(32.6kWh)에 적용된 배터리보다 불과 0.8kWh 작다. 배터리를 완충 하면 국내 환경부 기준 최대 66km를 주행할 수 있다. 시승차를 받자마자 확인한 계기반에는 전기모터만으로 81km를 주행 할 수 있다고 표시된다. 실로 놀라운 주행거리다. 의도적으로 전기모터만 사용해 주행을 하려면 일렉트릭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처음 시작은 컴포트다. 웬만큼 가속 페달을 밟아서는 엔진이 꿈쩍도 안 한다. 네 개의 바퀴에 적절하게 힘을 배분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까지 6.9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5초대를 기록하는 경쟁 모델도 있지만 2.0L 가솔린 엔진이 적용된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넉넉하다. 시속 130km까지 전기모터로 주행 할 수 있다. 배터리 잔량이 넉넉하면 전기모터만으로 고속도로 주행도 문제 없다. 전기모터가 적용된 만큼 초반 가속이 경쾌하다. 수치를 확인하기 전까지 공차 중량이 2.6톤이 넘는다는 것을 눈치 채기 쉽지 않다.

문제는 저속에서 느껴지는 엔진 소음과 진동이다.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 SUV와 걸맞지 않는다. 차라리 6기통 디젤 엔진이 적용된 GLE 400d의 N.V.H.가 한 수 위로 느껴질 정도다. 그렇다고 승객에게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속도를 올리면 오히려 차분해진다. 고속에서의 엔진 개입이 유연하다.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엔진의 움직이는 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110km/h를 넘어가면 운전석 사이드 미러 쪽에서 ‘쉭’하는 풍절음이 부각되는 건 단점이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에어서스펜션이 네 발에 모두 달렸다. 모드에 따라 자동으로 높이를 오르내린다. 수동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도 있다. 고급차 특유의 안정감이 돋보인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는 가라 앉는다. 불만은 배터리의 위치다. 배터리가 차체 바닥이 아닌 후륜 서스펜션 위쪽에 위치한다. 무게 중심이 높다 보니 불규칙한 노면을 지날 때 차체가 좌우로 뒤뚱거린다. 상위 트림에 적용되는 노면을 감지해 감쇄력을 조절하는 기능이 빠진 점이 아쉽다.

버튼을 이용해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버튼을 이용해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예상보다 코너링 성능은 만족스럽다. 약간의 언더스티어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컨트롤은 쉽다. 좌우 롤링은 존재한다. 그렇다고 운전이 부담스럽지는 않다. 거대한 덩치를 생각하면 코너에서도 무난한 움직임을 자랑한다.

신나게 주행을 했더니 어느새 150km를 돌파했다. 계기반에 표시되는 주행거리는 두 가지로 구분 된다.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한 거리와 전체 주행거리다.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한 거리가 75km다. 처음 계기반에 표시된 거리보다는 짧아졌지만 주행 거리의 절반 동안 엔진은 침묵했다. 전기모터 개입 빈도가 높으니 자연스럽게 연료 효율도 높아진다. 엔진 효율이 떨어지는 저속에서는 전기모터가 힘을 내고, 고속에서는 엔진이 전기모터의 부족한 출력을 보조한다.

시승을 마치고 2열과 트렁크 공간을 확인했다. 멋들어진 루프 라인을 가졌음에도 신장 179cm의 기자가 앉아도 머리에 주먹 하나가 들어간다. 무릎 공간도 넉넉한 편. 주먹 두 개 이상이 들어간다. 아쉬움은 2열 리클라이닝 기능의 부재다. 프리미엄 SUV의 점수를 깎는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510L, 2열 시트를 폴딩하면 최대 1645L까지 확장된다. 2열시트를 접어도 각도는 살짝 선다. 완전히 평평하지는 않다. 트렁크에서 후륜 서스펜션의 높이만 별도로 낮출 수 있는 버튼을 마련했다. 무거운 짐을 실을 때 유용하다.

가격은 1억1860만원. 배터리 용량이 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음에도 다른 GLE 쿠페 모델에 비해 저렴하다. 만약 집 혹은 회사 등 자주 가는 곳에 충전 시설이 갖춰져 있다면 전기차처럼 이용할 수 있다. GLE 350e 4MATIC 쿠페는 높은 효율과 스타일리시한 외관이 매력이다. 2.0L 가솔린 엔진과 배터리 위치로 인한 단점도 존재하지만 전기차 기능도 뛰어나다. 충분히 만족할 만한 상품성으로 무장했다. 

한 줄 평

장점 : 높은 연료 효율과 스타일리시한 외관

단점 : 저속에서 느껴지는 엔진의 진동과 소음

메르세데스-벤츠 GLE 350e  4MATIC쿠페

엔진

l4 2.0L 가솔린 터보 +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변속기

9단 자동

구동방식

 AWD

전장

4945mm

전폭

2020mm

전고

1715mm

축거

2935mm

최고출력

엔진 : 211마력, 전기모터 : 136마력)

최대토크

엔진 : 35.7kg.m

복합연비

전기모터 :  2.5 km/kWh, 엔진 : 9.0km/L

시승차 가격

1억186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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