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최고의 시즌 가을이 시작한다. 캠퍼들을 들뜨게 하는 계절이다. 요즘은 다양한 캠핑카를 캠핑장에서 만날 수 있다. 크기도 다양하다. 견인해 사용하는 2인이 숙박할 소형 티어드롭부터 6인승 대형까지 여러 종류가 쏟아진다.
캠핑카를 선택할 때는 어떤 형태로 사용할지 목적을 명확히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용도에 맞지 않는 차를 선택하면 구입후 사용이 불편하고 점점 사용하지 않게 돼 비싼 캠핑카가 서서히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보관이나 관리가 어려운 것도 있지만 크기가 너무 커서 불편하거나 거꾸로 너무 작거나 화장실 욕실 사용이 불편한 경우도 있다. 이런 실패를 막기 위해 캠핑카를 선택할 시 고려해야 할 기본 체크리스트를 정리해 보았다.
■ 캠핑카 선택 시에 결정 요소
캠핑카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무조건 '기능이 많고 비싼 것을 선택하면 실패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선택할 때 짚어 보아야 할 포인트는 크게 다섯 가지다. 용도, 빈도, 장비, 유형, 연비를 꼽을 수 있다.
생애 처음으로 캠핑카를 구매할 경우에는 더욱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중고 캠핑카 시장도 커지지만 보다 싼 가격에 캠핑카를 구매했다는 기쁨도 잠시다. 실제로 타봤더니 불편하거나 거의 쓰지 않는 불필요한 기능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아무리 편하고 기능이 많아도 연비가 나빠 선뜻 타기 어려운 캠핑카는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성능 캠핑카를 구입하려면 당연히 비용이 높아진다. 1억원을 훌쩍 넘기는 게 다반사다. 재력이 넉넉하다면 관계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불필요한 설비를 과감히 생략하는게 최고다.
■ 용도
캠핑카 선택 시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용도이다. 주로 혼자 여행을 다닐지, 아니면 가족과 함께 즐기는지에 따라 용도가 달라진다. 부부가 함께 탈 캠핑카를 알아보면서 가족이 추가될 경우라면 이를 포함해서 생각해야 한다.
부부나 혼자 탄다면 일본에서 유행하는 경형 캠핑카(케이캠퍼)로도 충분하다. 보디 사이즈가 작고 콤팩트해 시내 주행성이 뛰어나고 경제적이다. 아울러 도심 주차장 진입도 문제가 없다. 아이를 포함한 가족 여러 명이 사용할 경우에는, 클래스 A(버스 컨버전), 클래스 B(밴 컨버전), 클래스 C(캡 컨버전) 타입 캠핑카 구매를 검토해 보는 것이 좋다.
■ 차량과 내부 설비의 사용 빈도를 각각 체크
캠핑카의 사용 빈도도 중요하다. 꼭 두 가지를 체크해야 한다.
첫 번째는 캠핑카 자체 사용 빈도다. 캠핑카를 자주 사용할 경우, 타기 쉬운 소형 원박스카를 추천한다. 특히 여행 기간이 짧을 경우에는 소형 원박스차에서도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일 년에 몇 번 정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구입이 아니라 대여(렌트)가 최선의 방안이다. 최근 국내에도 캠핑카 대여 플랫폼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 가격 비교와 예약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차량 내부 장비 사용 빈도다. 예를 들어, 캠핑카 여행 중에 식사는 현지 맛집 탐방을 즐긴다면 캠핑카 주방은 최소화해야 한다. 주방 사용 빈도가 낮다면 대신에 사용 빈도가 높은 침대에 보다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캠핑카 내부 장비
캠핑카 여행을 편안하게 즐기려면 내부 편의 장비를 고루 갖추는 게 중요하다. 막상 여행을 해 보면 예상보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도 있지만 처음부터 설치하지 않고 외부에서 구입해 사용할 장비도 꽤 보인다. 이런 점을 꼼꼼히 체크해서 대응하면 캠핑카 비용도 낮추고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우선 일반적으로 갖춰야 할 장비로는 냉장고, 주행용 배터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 내부 배터리 시스템, 무시동 FF 히터(Forced draught balanced Flue systems, 강제 급배기 방식),에어컨 등이다. 자주 사용하지 않을 장비는 애초에 검토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캠핑카 유형
캠핑카 유형은 클래스로 나누면 크게 네 종류가 있다. 클래스 A, B, C, 그리고 경차를 개조한 케이캠퍼로 나눌 수 있다. 각 클래스의 특징을 잘 살펴본다면 적합한 캠핑카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크기가 가장 큰 클래스 A는 중대형 버스를 베이스로 만든다. 전체 길이가 6미터를 넘어가 주차 공간 찾기가 어렵다는 게 최대 단점이다. 두 번째로 큰 클래스는 B가 아닌 클래스 C다. 트럭 적재함에 캐빈 부분을 장착해 만든 캠핑카다. 클래스 C는 실내 공간이 넓고 천정도 충분히 높아 캠핑카 안에서 활동하거나 움직이기 편할 뿐만 아니라 탑재할 수 있는 장비 선택의 폭이 늘어나 캠핑카다움을 즐길 수 있는 클래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차장 등의 높이 제한이 걸리는 부분이다. 세 번째로 큰 클래스 B는 소위 미니밴을 개조해 만든 캠핑카다. 부부나 어린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에 적합하다. 끝으로 가장 작은 크기의 클래스인 케이캠퍼는 경차 왜건이나 경트럭을 베이스로 해서 만들어진 만큼 콤팩트한 사이즈로 운행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크기가 작아 짐을 많이 싣지 못한다는 게 단점이다. 부부 또는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거나 좁은 도로를 달려 한적한 곳에서 낚시를 즐기는 등의 나만의 캠핑카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크기에 가격도 저렴하다.
덧붙여서 트레일러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트레일러란 자체 동력이 없고,견인해 활용한다. 설비가 충실하면서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운전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미리 알고 구매를 고려해야 한다.
■ 연비
캠핑카 베이스가 되는 차량이 낡거나 대형 배기량인 경우 나쁜 연비가 문제가 된다. 연비가 5km/L 내외라면 장거리 여행에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운행 빈도가 매우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연비도 중요한 요소다. 일단 8km/L 내외가 나오는지 검토해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캠핑카 구매 시에 주의할 점들을 하나하나 체크해 사용 용도에 맞는 후보군을 먼저 정하고 다시 한번 꼼꼼하게 각각의 요소를 비교 검토한 후에 구매를 결정할 것을 추천한다.
조희정 에디터 carguy@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