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풀체인지 앞 둔 현대 그랜저..단점이 안 보인다
[시승기] 풀체인지 앞 둔 현대 그랜저..단점이 안 보인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8.26 09:00
  • 조회수 759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현대자동차 그랜저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세단은 그랜저다. 1986년 출시 이후 30년 넘게 현대차를 대표하는 세단이다. 소위 각그랜저로 불리는 1세대 명성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현재도 ‘그랜저’하면 성공한 중상층의 차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성공을 상징하는 아이코닉 모델이다.

6세대 그랜저는 2016년 등장했다. 디자인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영포티(Young Forty)’를 대변할 수 있게 탈바꿈을 시도했다. 가령 과거 그랜저는 이른바 대기업 초급 임원의 전용차였다면 지금은 사회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30, 40대가 주 타깃이다. 현대차 세단 중 가장 비싼 모델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 년 째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오는 11월 풀체인지를 목전에 두고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시승해봤다. 여전히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게 결론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부럽지 않다…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스포티하게 변한 외관은 호불호가 나뉜다. 외관은 둘째치고 가장 매력적은 부분은 실내다. 구성부터 소재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가장 먼저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나란히 배치해 첨단 이미지를 뽐낸다. 시인성은 물론 최신 모델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버튼 갯수를 줄인 것도 첨단 이미지에 한 몫 한다. 대표적으로 공조기 부분이다. 작은 터치 디스플레이와 물리 버튼을 혼용해 배치했다. 사용성이 뛰어나다. 최신 현대차에 적용되는 버튼식 기어도 적용했다. 크기가 작은 전자식 변속기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변속 버튼 아래에 자그마한 수납 공간까지 챙겼다.

고급감을 높인 또 다른 포인트는 럭셔리 소재다. 시승차는 모든 옵션이 포함된 캘리그라피 트림의 풀옵션이다. 캘리그래피 트림은 실내 곳곳에 최고급 소재로 차별화했다. 우선 스티어링휠 혼 커버를 나파 가죽으로 감싼 것부터 시작해, 크래쉬 패드를 인조가죽으로 덮었다. 도어 트림에 퀼팅 인조가죽도 적용했다. 헤드라이너는 스웨이드 재질로 마무리했다. 놀라운 점은 프리미엄 플래그십 세단에서나 볼 수 있었던 2열 스웨이드 목 베개가 포함된 점이다. 손과 몸이 닿는 곳은 나파 가죽 혹은 스웨이드 재질이다. 한 단계 아래 트림인 익스클루시브에는 나파 가죽, 엔트리 트림인 프리미엄에는 일반 가죽이 사용된다. 시승차에 적용한 베이지 컬러와 그레이 시트는 무척 럭셔리하다. 이외에 64가지 색상 선택이 가능한 앰비언트 라이트도 달아 야간에 화려함을 뽐낸다.

②2열에서 다리도 꼴 수 있네…광활한 실내공간

현대차는 실내 패키지에서 경쟁력이 돋보이는 업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게 된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다. 특별히 2열 공간이 무척 넓다. 그랜저는 전장 4990mm, 전폭 1875mm, 전고 1470mm, 휠베이스 2885mm다. 2열에 덩치 큰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 공간에 주먹이 3개 이상 넉넉히 들어간다. 다리를 꼬아도 앞좌석에 닿지 않는다. 약간의 아쉬움은 방석 길이다. 넉넉한 공간을 활용해 방석의 길이를 늘렸다면, 좀 더 편안한 착좌 자세가 완성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2열 등받이 각도 조절까지 들어갔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다.

가끔 운전사를 두고 타는 쇼퍼 드리븐 용도에 맞게 2열 승객을 위한 편의장비도 넉넉히 챙겼다. 수동식 측면 도어 커튼은 물론 뒷유리에는 전동식 커튼까지 마련했다. 열선 시트는 물론 암레스트에 오디오 컨트롤러, USB충전포트와 12V 파워아울렛이 각각 1개씩 달린다.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통해 2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빌트인 공기청정기도 선택 할 수 있다.

시승 모델은 하이브리드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트렁크 공간이 조금 작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트렁크 용량은 426L, 배터리를 2열 시트 아래에 배치하는 토요타, 혼다 하이브리드 세단과 달리 그랜저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트렁크 하단에 위치한다. 2열 시트 리클라이닝도 빠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 사용자들은 트렁크 용량에 대한 불만이 크지 않다. 골프백 3개를 실을 수 있다.

부드러움과 탄탄함의 양립…한국에 딱 맞는 승차감

그랜저는 6세대로 진화하면서 우수한 승차감은 갖췄다. 이전 세대 그랜저는 한 없이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으로 급가속시 뒷좌석 멀미를 유발했다. 지금은 다르다.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탄탄하다. 과속 방지턱이 많은 국내 도로에 딱 맞은 세팅이다.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고속 주행에서 불안함도 없다. 코너에서 노면을 제대로 붙잡는다. 아쉬움도 있다. 19인치 휠은 다소 과하다.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중시한다면, 휠 사이즈를 줄이는게 맞다. 1열과 차이 나는 2열 승차감도 아쉬운 부분이다. 긴 휠베이스 때문에 차량 움직임이 1열에 비해 다소 과장되게 느껴진다. 

안락한 승차감의 또 다른 비결은 N.V.H.다. 직렬 4기통 2.4L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조합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정숙성이 탁월하다. '츠츠츠' 소음이 들리는 GDi 엔진을 사용한 현대기아 다른 하이브리드와 달리 기본적으로 정숙한 MPi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하이브리드의 특성상 전기모터로만 구동될 때는 엔진이 숨을 죽인다. 전기차와 동일한 안락함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플래그십 모델답게 방음에도 신경을 썼다. 풍절음을 제대로 차단했다. 특히 엔진이 개입할 때 부각되는 소음 차단 능력이 상당하다. 소리만 듣고는 엔진의 개입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

직렬 4기통 2.4L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전기모터가 조합된다. 엔진 출력은 159마력, 최대토크는 21.0kg.m다. 여기에 전기모터가 52마력의 최고출력과 20.9kg.m의 토크를 더한다. 시스템 합산 총출력은 200마력이다.

Point. 6세대 그랜저로 유추해 본 풀체인지 변화의 핵심

6세대 그랜저는 흠잡을 곳이 별로 없다. 잘 조율된 승차감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30대부터 60대까지 폭 넓은 소비자를 아우른다. 1세대 각 그랜저를 오마주한 7세대 그랜저는 플래그십에 한발 더 진보한다. 핵심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변화다. 먼저, 플랫폼이다. 7세대 그랜저는 3세대 플랫폼을 사용한다. 3세대 플랫폼은 무게 중심을 낮춰 동력 성능 개선은 물론, 에어로다이내믹, 연료 효율 등 다방면에서 기본기를 끌어 올렸다. 여기에 더해 기존 플랫폼 대비 무게를 55kg 줄이면서도 충돌 강성까지 확보했다.

신규 플랫폼의 도입으로 7세대 그랜저는 기존 모델 대비 연료 효율 개선은 물론 운동 성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3세대 플랫폼이 먼저 적용된 기아 K8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그랜저보다 전반적으로 큰 덩치를 가진 K8이 적게는 20kg에서 많게는 100kg 가볍다. 연료 효율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그랜저 하이브리드 표준연비가 리터당 14.9km/L(18인치 휠, 빌트인캠 기준)에 불고하다. K8 하이브리드는 16.8km/L(18인치 휠, 빌트인캠 기준)에 달한다. 7세대 그랜저는 전장이 5m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2열을 확보하고 2열 승객 편의장비도 보강한다.

파워트레인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기존 그랜저는 2.5L 가솔린을 기본으로 V6 3.3L 가솔린과 V6 3.0L LPG, 2.4L 가솔린 하이브리드로 구성했다. 7세대 그랜저에는 K8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2.5L 가솔린 엔진은 그대로 유지한다. 대신 3.3L 가솔린 엔진은 3.5L로 변화하고, 3.0L LPG 역시 3.5L로 배기량을 높인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변화다. 기존 2.4L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로 대체한다. 출력 향상은 물론 연료 효율도 높아진다. 이 외에 소소한 편의안전장비의 추가가 기대된다.

총평. 6세대 그랜저 살만할까?

6세대 그랜저는 부족함이 없다. 동력성능, 인테리어, 편의안전장비 모두 발군이다. 현대차 모델 중 그랜저 납기 일정이 그나마 빠른 편에 속한다. 3.3L 가솔린 2개월, 2.5L 가솔린 5개월, 하이브리드는 8개월이 필요하다. 11월에 풀체인지가 예고돼 이탈자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납기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 신차 구입이 급하다면 모든 면에서 검증돼 하자가 없는 6세대 그랜저가 좋은 선택지다.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엔진

L4 2.4L 가솔린 하이브리드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990mm

전폭

1875mm

전고

1470mm

축거

2885mm

공차중량

1,725kg(18인치, 빌트인캠)

최고출력

엔진 159마력, 전기모터 52마력

최대토크

엔진 21.0kg.m, 전기모터20.9kg.m

복합연비

14.9km/L(18인치, 빌트인캠)

시승차 가격

4,781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