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가성비+공간 돋보이는 럭셔리 전기 SUV…BMW iX3
[시승기] 가성비+공간 돋보이는 럭셔리 전기 SUV…BMW iX3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10.03 10:00
  • 조회수 7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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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X3
BMW iX3

“전기차 시대가 되면 기존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들이 지금 같은 위치를 지켜낼 수 있을까?”

새로운 전기차 스타트업이 가성비, IT 기술 등을 앞세워 출시할 때 마다 끊임없이 머리 속을 맴돌던 질문이다.

테슬라를 비롯해 중국 BYD 등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전기차 업체들이 주식 시가총액으로 기존 자동차 메이커를 넘어선지는 이미 오래다. 자동차 메이커 위기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혼란 속에 BMW iX3를 시승하고 답을 찾았다. 생존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기 파워트레인의 변화에도 BMW 만의 고유의 색채가 묻어있다.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 독일차 특유의 잘 조여진 하체까지 기억 속 BMW 그대로다.

BMW의 전기차 역사는 1972년 뮌헨 올림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래 달리기 선수들의 경기를 촬영하고, 물을 제공하는 서포트카로 사용된 모델이 바로 BMW 첫 전기차 1602e다. 12.6kWh 용량의 배터리가 32kW 모터로 후륜을 구동하면서 뒷바퀴가 차량을 힘차게 밀어 줬다.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면 최대 60km를 주행할 수 있었다. 해당 모델은 달리기 선수들을 서포트하기 위해 단 2대만 제작되었을 뿐 양산하지는 않았다. 50여년이 흐른 지금 BMW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i’를 런칭해 전기차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iX3는 BMW의 준중형 SUV X3의 전기차 버전이다. 푸른 번호판만 가리면 ‘X3의 부분변경 모델인가?’는 생각이 들 만큼 X3와 큰 차이를 찾기 어렵다. 친환경을 강조하기 위해 억지스러운 장식을 붙이거나, 구멍을 틀어 막지 않았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을 타던 소비자들도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역동적인 외모를 완성하는 데는 M스포츠 패키지의 공도 있다. 진중하면서 강인한 인상을 준다. BMW 디자인의 핵심인 키드니 그릴도 그대로 남아있다. 그릴의 절반 이상을 틀어막았지만 테두리와 색을 달리해 이질감이 없다. 20인치 휠 디자인도 마음을 이끈다.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해 스포크의 면적이 넓지만 투 톤으로 칠해 둔해보이지 않는다. 후면은 배기구가 없는 점을 빼면 X3와 판박이다.

실내 역시 기존 BMW와 완전히 동일하다. 약간의 차이라면 푸른색 디테일이다. BMW 특유의 수평식 레이아웃에 두 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더했다. 시원스런 시야감을 선사하는 디스플레이에는 운전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보기 좋게 전달한다. 특별히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지원한다. 짝꿍이라고 할 수 있는 무선 충전패드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운전 중에는 전방에 표시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주행 및 미디어 정보를 직관적으로 표시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아, 전기차 특유의 넓은 공간감을 누리긴 어렵다. 차량 크기 자체가 넉넉해 패밀리카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iX3의 제원은 전장 4735mm, 전폭 1890mm, 전고 1670mm, 휠베이스 2865mm다. 제네시스 GV70과 유사한 크기다. 2열 승객을 위한 편의장비도 풍부하다. 신장이 180cm를 넘지 않는다면, 불만을 가지지 않을 만한 공간이다. 프렁크는 없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510L, 2열 시트를 폴딩하면 최대 1560L까지 확장된다.

iX3는 국내에서 한 가지 트림만 판매한다. 배터리 용량은 80kWh, 1회 완전충전으로 최대 344km를 달릴 수 있다. 공인 복합 전비는 4.1km/kWh. 최대 충전 속도는 150kW다. 초급속까지는 아니지만 30분 만에 80%의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 실주행 전비는 공인 전비보다 좋게 나온다. 시내 주행에서는 대략 5~6km/kWh 정도가 기록된다. 속도를 높여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도 공인 전비보다 높은 4~5km/kWh를 쉽게 기록할 수 있다.

공인 전비보다 높은 효율을 발휘하는 데는 BMW 만의 회생제동 기술이 보약이다. 두 가지의 회생 제동 모드가 있다. 먼저,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앞 차를 인식해 자동으로 회생 제동의 양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모드가 활성화된다. 전방에 차량이 없으면 회생 제동 양을 최소화해 탄력 주행을 한다. 만약 선행 차량이 나타나면 회생 제동을 걸어 브레이크 조작을 최소화한다. 꽤나 유연하게 작동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는 듯 운전의 피로도가 확연히 줄어든다. 만약 브레이크 페달 조작 없이 가속 페달만으로 주행과 감속을 하는 원페달 드라이빙을 하고 싶다면, 전자식 기어 노브를 왼쪽으로 당기면 된다. 이 때 ‘B모드’가 체결되는데, 바로 원페달 드라이빙 모드다. 만약 어댑티브 회생제동이 불편하다면, 개별 설정을 통해 회생 제동의 양을 3단계로 조절 할 수도 있다.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조절해 사용하면 된다.

전기모터는 뒷 차축에 하나만 마련했다.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6.8초, 최고속도는 180km/h다. 폭발적인 성능은 아니지만 공차중량 2210kg의 차체를 이끌어 나가기에 충분하다. 고속에서 재가속도 문제없다. 추월을 하기 위해 가속페달에 발을 가져가면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매력적인 포인트다.

BMW는 후륜 구동 핸들링의 대가다. 핸들링 성능을 빼먹을 수 없다. SUV지만 날렵한 움직임을 자랑한다. 고속 차선 변경이나 코너링에서도 안정적이다. 전반적인 세팅은 탄탄하지만 패밀리카로 사용했을 때도 문제없는 안락함을 자랑한다. N.V.H. 성능도 인상적이다. 고속에서도 풍절음 및 노면 소음을 잘 틀어막았다.

장거리 및 막히는 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도 잘 챙겼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후방 충돌 경고, 차선 중앙 유지 보조, 어라운드 뷰 등이 대표적이다. 계기반에 선행 차량 및 좌우 차량을 그래픽으로 나타낸다.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의 작동은 굉장히 유연한 편이다. 아직까지 끼어드는 차량에 대한 반응은 미숙하다.

iX3는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전기 SUV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아 공간의 아쉬움은 남지만, BMW의 전기차 방향성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모델이다. 운전의 즐거움, 전기차 특유의 탁월한 N.V.H. 수준 높은 운전자 주행보조까지 만족감을 극대화한다. 내연기관 모델을 타다가 다음차로 순수전기차를 고려 중이라면 iX3는 좋은 선택지다.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고 물량이 한정적이라 복권 당첨만큼이나 운이 따라줘야 출고가 가능하다.

한 줄 평

장점 : 뛰어난 승차감과 BMW 특유의 운동 성능

단점 : 공인 주행거리는 왜 이렇게 짧지…겨울이 문제일까

BMW iX3

모터

영구자석식 전기모터

배터리

80.0kWh

전장

4,735mm

전폭

1,890mm

전고

1,675mm

휠베이스

2,865mm

공차중량

2,210kg

최고출력

285마력

최대토크

40.8kg.m

완충 시 주행거리

344km

시승차 가격

7,730만원(보조금 혜택 전)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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