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인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하고 발음하기에 무리가 없는 단어다. 한국 사람이라면 ‘지금의 시대’라는 뜻의 명사를 떠올리거나 국내 굴지의 자동차 회사를 떠올릴 것이다.
이 중 국내 자동차 회사를 뜻하는 ‘현대’를 읽을 때 한국인이라면 이를 손쉽게 발음하겠지만 외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현다이’, ‘휸다이’, ‘하이은아이’처럼 다양하지만 다소 어색한 발음으로 불린다. 나라에 따라 심지어는 같은 나라이더라도 지역에 따라 ‘Hyundai’는 다양하게 발음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신용중개업체인 ‘머니’에 따르면 ‘현대(Hyundai)’가 온라인 상에서 잘못된 철자로 검색된 브랜드 중 1위라고 밝혔다. ‘현대(Hyundai)’의 잘못 검색한 건수는 매월 평균 60만 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Hundai’로 검색된 건수가 월 평균 약 58만 건, ‘Hiundai’로 검색된 건수가 월 평균 약 2만 건이었다.
당시 조사에서 ‘현대(Hyundai)’를 이어 2위를 기록한 ‘람보르기니(Lamborghini)’의 잘못 검색된 건수가 월 평균 36만 건이었다. 이와 비교해본다면 60만 건이라는 현대 수치는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현대자동차는 영국 법인 공식 유튜브 계정에 재치 있는 영상을 하나 업로드했다.
30초가량의 짧은 영상은 연기자들이 음성검색 기능을 이용해 현대차 매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기자들은 본인 나름대로의 발음으로 연신 스마트폰을 향해 ‘Hyundai’를 외친다. 내비게이션 안내를 통해 도착한 곳은 번번이 현대차 매장이 아닌 엉뚱한 장소다. 끝으로 한 여성이 ‘현대’라는 올바른 발음을 가르쳐주며 영상이 마무리된다.
정확한 발음 개선을 위한 현대차의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미국 슈퍼볼 광고에서도 ‘It's Hyundai, Like Sunday’라는 문구를 넣어 발음 문제를 개선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렇게 현대자동차가 회사 차원에서 광고 영상을 만들 정도로 현대차 발음에 대한 오해의 골이 깊어진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표기법이다. 오늘날이야 ‘ㅐ’ 발음을 ‘ae’로 적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대차의 영문 이름을 정할 때에는 ‘ㅐ’ 발음을 ‘ai’로 적는 게 일반적이었다. 때문에 ‘dai’를 ‘대’가 아닌‘다이’로 읽어 ‘현다이’ 등의 발음이 생기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h’와 ‘y’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영미권 언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h’다음에 ‘y’가 붙어 있는 단어는 발음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때문에 ‘하이엔다이’ ‘윤다이’ 등의 발음이 생기게 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상반기 세계 자동차 판매량 순위 3위에 올랐을 정도로 글로벌 톱3 완성차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현대자동차인 만큼 올해는 외국 어디에서도 ‘현대’라는 정확한 발음이 들려오길 기대한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