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대금 연체 시 자율주행으로 차량 압류..포드의 신박한 특허
할부대금 연체 시 자율주행으로 차량 압류..포드의 신박한 특허
  • 김태원
  • 승인 2023.03.06 09:00
  • 조회수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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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가혹하게도 느껴질 수도 있는 특허가 미국 특허청에 공개됐다. 포드가 2021년 8월 미국 특허청에 제출한 후 지난달 23일 특허가 출원된 ‘차량 회수를 위한 시스템 및 방법(Systems and Methods to Repossess a Vehicle)’이 그 주인공이다.

 

해당 특허의 주된 내용은 차량을 구매할 때 받은 대출금 상환이 늦어지면 원격으로 차량의 에어컨 사용을 제한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자율주행기술을 통해 차량을 원격으로 압류하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포드,‘Systems and Methods to Repossess a Vehicle’(출처=미국 특허청)
포드,‘Systems and Methods to Repossess a Vehicle’(출처=미국 특허청)

사실 미국에서 연체에 따른 차량 압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팬데믹 이후 차량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구입을 감행한 소비자가 상당수다.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대출을 받아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에서는 대금 연체 시 차량 압류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차량을 숨기는 차주와 압류 회사 간의 기싸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차주가 숨긴 차량을 발견하더라도 이를 압류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개입돼 위험한 상황까지 발생하는 등 차량 대금 연체와 압류는 미국에서 종종 등장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 포드가 특허청에 출원한 특허는 당연히 이목을 끌 수 밖에 없었다.

 

포드 F-150 라이트닝
포드 F-150 라이트닝

해당 특허의 내용을 살펴보면, ‘차량 회수를 위한 시스템 및 방법’은 크게 4가지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로는 크루즈 컨트롤, 창문 개폐, 시트 조절, 라디오, GPS, 음악 재생 등과 같이 주행을 크게 방해하지는 않지만 운전자로 하여금 불편을 야기하는 제한이 시행된다.

 

이러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납금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2단계로 강화된다. 차량 공조 시스템의 작동이 중단되고 원격으로 차량의 잠금을 여닫을 수 없게 된다. 또한 소유자가 차량에 탑승했을 때 지속적으로 경고음이 울린다.

 

2단계 이후에는 차량 이용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원격 시스템은 자동으로 차량 잠금 장치를 잠그고 운전자는 미납금을 상환하기 전까지 이를 해제할 수 없다. 이럼에도 미납금을 상환하지 않은 소유자들에게는 마지막 4단계 제재가 시작된다. 바로 자율주행을 이용해 차량을 견인 장소까지 이동시키는 것이다.

 

포드 머스탱<br>
포드 머스탱

 

다소 가혹해 보일 수도 있는 이런 제재 속에서도 포드는 응급상황에 대해서는 융통성이 있는 모습을 보인다. 해당 특허의 내용 중 운전자가 열사병에 빠진 상황으로 판단될 경우 공조장치 잠금이 일시적으로 풀어주거나 심장마비 같은 상황 속에서 차량의 잠금을 해제할 수 있게 한다.

 

한편,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포드의 특허 출원은 이 기능을 넣은 신차 출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포드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이와 같은 기능을 탑재한 차량을 출시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고 전망한다. 포드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먼저 특허를 출원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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