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가격 할인 거센 후폭풍..현대기아 대응은?
테슬라 가격 할인 거센 후폭풍..현대기아 대응은?
  • 김태원
  • 승인 2023.02.07 09:00
  • 조회수 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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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지난달 전 차종을 아우르는 대대적 가격 할인을 발표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여타 메이커가 가격 할인에 동참하는 등 전기차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테슬라의 이번 할인은 전체 전기차 시장의 진입 가격을 낮추는 여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부 제조사는 자사의 가격정책을 고수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심지어 다가올 전기차 가격 전쟁에 대비해 사전 구조조정을 발표한 제조사도 나오는 등 테슬라 가격 인하는 전기차 가격 전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중국 규제완화에 첫 수혜자가 되었다.

 

테슬라는 지난달 12일 모델3, 모델S, 모델Y, 모델X의 할인을 발표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할인 규모이다. 모델별, 트림별로 상이하지만, 가장 큰 할인폭을 보여준 모델Y는 19.7% 할인한다. 결과적으로 모델Y의 가격은 6만 5990달러에서 5만 2990달러까지 내려갔다.

 

1만 3000달러 할인폭만큼 주목받는 것은 미국에서 모델Y가 7500달러 세제 혜택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기존 모델Y의 경우 가장 저렴한 트림의 가격이 6만 5990달러로 세제 대상 기준인 '소비자가격 5만 5000달러 이하'를 넘었었다.

 

테슬라 모델3(위)와 모델Y(아래)
테슬라 모델3(위)와 모델Y(아래)

 

이는 기존 테슬라 인기에 20%에 육박하는 할인과 7500달러 세제 혜택까지 더해져 모델Y는 폭풍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이러한 영업 호조는 주식시장에도 반영돼 지난 1월 12일 가격 인하 발표 이후 2월 1일까지 테슬라 주가는 123.56달러에서 181.41달러로 약 47% 상승하였다.

 

테슬라가 이와 같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영업이익률이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15%~18%에 이른다. 통상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6% 안팎인 것을 생각해보면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놀라운 수치이다. 테슬라는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할인을 하여도 이를 버틸 힘이 있는 것이다.

 

마하-E(Mach-E)
마하-E(Mach-E)

 

포드의 동참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한 건 포드다. 모델Y를 경쟁 모델로 두고 있는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트림별로 900달러에서 5900달러까지 인하했다. 포드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이전 구매자에 대한 대응에서는 차별성을 두었다. 테슬라가 가격 인하 전 차량을 구매한 고객에 대해 뚜렷한 보상책을 내놓지 않은 것과 달리 포드는 할인 이전 차량을 구매한 고객도 차액을 환불해주기 위해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ID.4 프로
폭스바겐 ID.4 프로

 

 폭스바겐, GM, 메르세데스-벤츠, BMW, 현대

한편, 폭스바겐그룹은 폭스바겐을 포함한 아우디, 포르쉐는 이러한 할인 정책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CEO는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명확한 가격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신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할인 기대를 일축했다.

GM의 CEO 메리 배라는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현재 우리의 가격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국 매체 ‘theverge’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현대차 담당자와 인터뷰를 통해 "이들 메이커는 아직까지 전기차 가격 전쟁에 동참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리비안 R1T
리비안 R1T

 

리비안의 구조조정

테슬라는 기존 대형 자동차메이커뿐 아니라 신생 전기차 업체와 비교했을 때  탄탄한 인프라와 영업이익을 확보한 기업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5% 이상으로 업계 최고치다. 주식 시가총액은 압도적은 자동차 업계 1위다. 이런 자금력을 바탕으로 테슬라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칠 수 있다. 이제 막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행한 리비안의 상황은 다른 듯하다.

리비안은 4일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의 6%를 정리해고 한다"고 발표하였다. 신생 기업인 리비안의 입장에서는 많은 투자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현시점에서 차량 가격을 내릴 수 없어 인건비를 줄이는 선택을 한 것이다.

 

2023 현대 아이오닉6
2023 현대 아이오닉6

 

현대기아의 고민

이렇듯 제조사마다 가격 할인에 대한 의견이 나뉜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 성장하는 가운데 경쟁적인 가격 인하 환경으로 바뀐다면 현대기아역시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할인으로 테슬라의 모델Y는 미국에서 7500달러 세제 대상이 됐다. 반면, 현대기아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영향으로 미국 시장에서 당장 세제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최근 현대차의 2023 아이오닉6는 미국내 복합전비 1위를 달성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북미에서 ‘가성비가 좋은 차'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결과적으로 테슬라에 이어 포드까지 전기차 가격 인하에 동참한 상황에서 현대기아 역시 가격 인하를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샤오펑 G9
샤오펑 G9

 

중국 시장의 반응

테슬라의 할인은 중국 시장에도 큰 여파를 불러 일으켰다. 대부분의 중국 전기차 제조사 수입이 감소했다. 특히 샤오펑은 지난 1월에 전년 동기보다 매출 약 60% 급감하였다. NIO의 경우 올해 1월 8506대의 차량을 인도하였는데 이는 2022년 12월보다 46.2% 감소한 수치이다.

한편, 중국초상은행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에서 잇따른 가격 인하 발표 이후 일주일 동안 차량 인도가 76% 증가하였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테슬라 모델Y가 차량 가격을 조정했다'고 보도하였다. 20%에 가까운 파격적인 할인 이후 IRA의 세부사항이 조정됨과 동시에 테슬라는 모델Y 롱레인지의 가격을 다시 1000달러 인상한 것이다. 이렇듯 이번 전기차 가격 전쟁의 신호탄이 되었던 테슬라 역시 가격 인하와 상승을 반복하는 등 향후 전기차 가격 전쟁은 미궁 속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격 인하가 일시적인 할인 해프닝으로 끝날지, 많은 제조사들이 이에 동참해 ‘전기차 가격 전쟁’이 시작될지 주목이 된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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