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만원대 더 뉴 티볼리 가성비 맞나..가격표 꼼수?
1800만원대 더 뉴 티볼리 가성비 맞나..가격표 꼼수?
  • 김태현
  • 승인 2023.06.02 17:00
  • 조회수 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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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시절 어려운 시기를 홀로 극복하게 해주면서 애처로운 '소년 가장'으로 불렸던 티볼리가 이달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를 맞았다. 2015년 출시되어 국내 소형 SUV 시장의 본격적 성장과 함께한 티볼리는 '더 뉴 티볼리'로 거듭나면서 기본 모델이 1883만 원부터 시작한다. KG모빌리티 측은 보도자료를 내면서 "동급 차종 중 가장 저렴하다"며 강조했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된 더 뉴 티볼리는 V1, V3 트림이 부활한 것이 눈길을 끈다. 회사 측은 지난해말 2천만원 이상인 V5, V7 트림만 남겨뒀다가 이번에 다시 V1, V3 트림을 추가하면서 동급 중 가장 저렴한 가성비 모델로 어필하려는 속셈이다 

5년 만에 다시 등장한 1.6L 자연흡기 가솔린 사양은 2015년 출시되어 2018년 페이스리프트 직전까지 판매된 티볼리 1.6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파워 트레인 모델이다. 5년 만에 부활한 1.6 자연흡기 엔진은 6단 아이신 트랜스미션과 맞물려 126마력, 15.8kgfm를 낸다.

22년식 1.5 터보 V1 트림 가격표
더 뉴 티볼리 1.6 가솔린 V1  가격표

22년 말까지 판매했던 최하위 V1 트림과 비교해보면 다소 의아한 부분이 생긴다. 1.5L 터보 엔진에서 훨씬 저렴한 1.6 자연흡기 엔진으로 대체돼 163마력에서 126마력으로 출력이 크게 감소했다.

 

논란인 부분은 엔진 출력이 37마력 감소했음에도 1.6 자연흡기 V1 (AT) 사양이 1,883만 원으로 2022년 티볼리 1.5 터보 V1 (AT) 사양 1,853만원 대비 오히려 30만원 비싸졌다는 것. 엔진 사양을 감안하면 사실상 150만원 이상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구식 엔진이라 출력이 낮은 것도 문제지만 연비도 복합기준 11.6km/L~11.4km/L로 1.5L 가솔린 터보 12km/L 보다 나쁘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가격 상승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엔진이 다운그레이드 되어 실질적인 인상폭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22년 9월 1.5 터보 V3 가격표
2023년 2월 1.5 터보 V5 가격표, 주행보조장치가 제외되고 그외는 V3와 거의 동일하다.
더 뉴 티볼리 V5

지난해말 연식변경을 진행하며 V1과 V3를 삭제하고 V5, V7로 라인업을 변경하면서 V3 기본이던 주행보조 장치를 삭제했다. 실질적으로 구성이 비슷한 V3를 V5로 이름만 바꾸고 2111만원에서 2134만원으로 소폭인 23만원 올렸다. V5는 올해 6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75만원 더 올랐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LED 안개등이 기본 적용된 것이 유일한 변경점이다.

 

최저 트림 기준으로는 파워트레인 다운그레이드에 상품성이 크게 나아진 것이 없고 전체적으로 가격만 꾸준히 올렸다는 것이다. 더 뉴 티볼리 1.5L 터보 사양은 V5 트림부터 시작하는데 가격이 75만 원 상승했지만 여전히 직물 시트가 기본, 스마트키는 옵션 사항이다.

 

직전 V5 모델에선 옵션으로도 선택 불가능하던 가죽시트는 벨류업 패키지를 적용해야 하는데 이 옵션만 120만원이다. 물론 스마트키 시스템과 열선 핸들, 2열 암레스트, 루프랙 등이 적용된 괜찮은 구성이지만 이 또한 22년식 V3에선 기본사양 옵션이다.

더 뉴 티볼리 1.6 가솔린 V3
더 뉴 티볼리 1.5 터보 V7

심지어 22년식 1.5터보 V3에선 기본이던 주행보조 장치마저 더 뉴 티볼리 1.5 터보 V5에선 삭제됐다. 터보엔진 모델에 주행보조장치를 사용하고 싶다면 최상위 트림인 1.5 터보 V7 사양을 선택해야 하는 점은 당황스러운 부분이다.

 

오히려 1.6 자연흡기 사양은 V3 트림에 차선 중앙 유지 보조 기능이 기본이다. 상위 모델로 인식되는 1.5 터보 V5 트림에서는 옵션으로도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엔진 성능으로 차등을 두고 싶었더라면 아예 터보 사양을 최고급 트림에만 선택이 가능하게 한다던지 현대 캐스퍼처럼 터보엔진을 옵션으로 고를수 있게 하는 게 나았을듯 하다. 종합적으로는 1.5 터보 V5 트림의 존재에 대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더 뉴 티볼리는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하면서 큰 업그레이드 없이 저가 트림은 오히려 전에 비해 다운그레이드 됐다. 1.5 터보 V5는 이해 할수 없는 옵션구성을 가졌다.

 

전체적으로 트림에 따라 페이스리프트 직전 대비 100만~200만원 가량 인상한 셈이다. 그동안 조용히 하위 트림을 삭제하다가 재출시해 가격이 인하된 것처럼 느끼게 한 꼼수로 볼수 있다. 최근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2052만 원부터라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가성비 모델로써 승승장구하면서 이에 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티볼리는 2023년 5월 280대, 롱바디인 티볼리 에어는 97대를 판매하며 사실상 모델 수명이 끝난 상황이었다. KG모빌리티는 전동화 전환을 위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신차를 낼 여력이 부족해 기존 모델을 조금 고쳐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티볼리 상품성을 해치고 저가 트림을 부활시키면서 '동급 최저가 가성비 모델'로 마케팅을 하는 것은 소비자를 잠시 헷갈리게만 할 뿐이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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