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때문에 올렸다? 포드, 지프의 이상한 가격 정책
환율 때문에 올렸다? 포드, 지프의 이상한 가격 정책
  • 서동민
  • 승인 2023.06.01 11:00
  • 조회수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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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브랜드 포드코리아와 지프코리아가 올해 유례없는 판매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두 브랜드는 SUV 인기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까지 판매 호조를 기록했지만 갑자기 환율 급등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글로벌 물류난과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여느 자동차 업체도 가격을 올리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두 회사의 가격 인상폭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폭이다. 결국 가격 급등에 따라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가격을 다시 내리는 '고무줄 가격' 논란이 일고 있다.

 

지프는 지난해 4월 시판 중이던 전 모델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렸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고 인기 모델인 랭글러도 가격 인상을 면치 못했다. 랭글러 중 가장 저렴한 트림인 루비콘 2도어는 6340만원에서 660만원을 올려 7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연식 변경으로 추가된 기능은 ‘오토 하이빔’과 ‘원격 시동’뿐이었다. 이후에도 반도체 수급난, 원자재비용 상승 등의 이유로 루비콘 2도어의 가격은 7710만원까지 치솟았다.

 

 

포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가격을 인상했다. 익스플로러는 2.3 에코부스터 트림 290만원(4.8%)을 올려 6310만원으로, 3.0 에코부스터 트림은 400만원(5.9%)을 올려 7160만원이 됐다. 2022년에 새로 선보인 익스페디션은 이전 모델에 비해 9.5% 비싼 8990만원으로 올려 소비자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가격 인상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올해 2월 익스페디션은 다시 한 번 상승했다. 기존 8990만원에서 2110만원을 올려 1억원 허들이 무너졌다. 옵션·편의사양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야말로 '가격'만 올랐다.

 

두 브랜드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그만큼 수입가격이 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본사에서 차를 수입할 때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브랜드의 입장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가격 인상으로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자 지난 19일 지프코리아는 돌연 판매 차종의 가격을 최소 6.1%에서 최대 10.1% 인하했다. 랭글러 루비콘 2도어는 7710만원에서 6990만원이 됐다. 완전변경 신차로 출시하며 2000만원 이상 가격이 올랐던 그랜드 체로키도 마찬가지로 가격 인하 대상이었다.


이에 대해 지프코리아 측은 "지난달 주요 차종의 가격을 최소 6.1%에서 최대 10.1%까지, 평균 8.6% 낮춘 것은 시장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SUV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명했다. 

 

수입차 업계는 지프코리아의 가격 인하가 ‘판매 부진’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포드는 19년, 지프는 22년에 국내 수입차 1만대 클럽에서 이탈했다. SUV 돌풍이 여전히 거세지만 지속적인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가 등을 돌렸다. 가격을 인하했지만 기존 높은 가격에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잠재울 수 없을 것이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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