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EQE SUV 500...푸근한 실내, 푹신한 승차감 매력이네
[시승기] 벤츠 EQE SUV 500...푸근한 실내, 푹신한 승차감 매력이네
  • 김태현
  • 승인 2023.10.20 08:30
  • 조회수 3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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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프리미엄 브랜드의 압도적 1위 벤츠가 만든 EQE SUV는 넉넉한 공간의 준대형 SUV로 전기차가 주류가 되어도 럭셔리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야심이 담겼다. 벤츠 SUV 특유의 풍요로운 인테리어와 기술적 우위 요소도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동안 독일 브랜드들은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과 특유의 고속안정감, 스포츠성으로 내연기관 시대를 평정해왔다. 타국의 브랜드들이 독일차의 기술력을 따라가기 바빴던 것이 100여년간 내연기관 시대의 흐름이었다.

 

시대가 크게 바뀌었다. 테슬라와 같은 신생기업이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를 압도적으로 질주하고 2군에 머물던 아시아권 자동차 브랜드가 전기차 시장에서 만큼은 강세를 보이고있다. 

 

벤츠는 2019년 전기차 전용브랜드 EQ를 신설하고 꾸준히 모델을 투입했지만 "벤츠답지도, 전기차답지도 못하다"는 지적을 여러 번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기존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벤츠 EQ 라인업의 최신 모델 EQE SUV 500을 시승했다.

 

EQE SUV는 벤츠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VA2를 기반으로 한 럭셔리 준대형 SUV다. 차체 길이는 4,865mm인데 휠베이스가 3,030mm로 중형 SUV 쏘렌토와 비슷한 크기를 갖췄지만 풍만한 바디 볼륨과 높은 보닛으로 더욱 커 보인다.

EQE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인상은 조금 다른편이다. EQE 세단이 조금더 샤프하고 날렵한 눈매를 가졌다면 EQE SUV는 둔중한 이미지다. 전반적으로 세단의 디자인을 위아래로 쭉 늘려놓은 모양세다.

 

벤츠가 자랑하는 멀티빔 헤드램프에는 260만 픽셀(화소) 이상의 디지털 라이트를 채용해 높은 시인성을 보여준다. 각각의 픽셀을 별도 제어해 마주 오는 차가 있다면 그부분만 빛을 끄고 다른 영역을 비춰 주는 식이다. 차에 올라타 전원 스위치를 누르면 화려한 세레모니를 보여주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짧은 앞뒤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는 이차가 전형적인 내연기관의 비율과는 다르다는 것을 체감하게 한다. 21인치 휠을 신겼지만 그다지 커보인다는 인상 없이 잘 들어차 보인다. 

지상고가 그다지 높지 않은 데도 승하차를 도와주는 사이드스커트가 장착돼 SUV다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는 공기저항을 개선하는 에어로 파츠 역할도 겸한다. 하지만 타고 내리면서 긴 바지단이 쉽게 더러워질 수도 있다. 

 

전체적인 형상은 공기저항을 상당히 의식해 전형적인 SUV의 형태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공기저항계수 0.25cd라는 준수한 수치를 기록하기 위해서 적용된 캡포워드 디자인과 매끈하고 둥글게 말아놓은 전면과 후면은 다소 이질적이다.

 

동급 내연기관인 GLE의 각지고 당당한 풍채를 생각한다면 EQE SUV는 부드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긴다. EQE 세단의 경우 낮은 지붕과 높은 배터리로 인해 실내 공간이 넓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던 것과 달리 SUV 바디타입의 장점을 적극 살려 공간감이 크게 확대됐다.

실내에 들어서면 넓은 크기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계기판이 미래차를 타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벤츠의 가장 백미인 엠비언트 라이트는 수 십 개의 색상을 지원해 위아래 구역을 다른 색상으로 지정 할 수도 있다.

 

에어컨 온도나 바람 세기를 바꿀 때마다 색을 바꾸며 일렁이는 모습은 직관적일 뿐만 아니라 럭셔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화려함을 갖췄다.

 

1열은 좌우 통풍과 열선, 마사지 기능까지 지원한다. 시트 착좌감은 푹신하고 좌우 볼스터도 잘 잡아준다. 시트 포지션이 핸들 대비 낮고 볼스터와 요추지지대를 별도 물리버튼으로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은 불편하다.

2열은 바닥이 평평하고 넓은 레그룸과 높은 헤드룸을 갖췄다. 등받이가 상당히 서있는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리클라이닝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장거리 주행시에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쉬보드와 핸들 높이가 시트대비 높게 느껴지는 편이다. 182cm인 기자가 시트포지션을 맞추고 핸들을 편안하게 조정하면 핸들이 계기판 상당부분을 가린다. 계기판에 포지션을 맞추면 핸들 높이가 다소 높게 느껴지기도 한다. 

EQE SUV 500 4매틱은 듀얼모터를 탑재해 4바퀴를 굴린다. DCU의 적용으로 항속시에는 전륜모터를 완전히 분리하는 기능도 갖췄다. 합산 최고 출력은 402마력, 최대 토크 87.5㎏f.m다. 차 무게가 2510㎏에 달해 상당한 무게지만 산뜻한 가속이 가능한 출력이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페달 리스폰스가 느껴지지만 가속감은 대단히 빠른 느낌은 아니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4.9초로 내연기관 GLE에 대비해 1초가량 빠른 수치지만 전기차보다는 내연기관을 닮은 리니어한 가속 세팅에 가깝다.

 

특이한 점은 회생제동을 활성화할 경우에 브레이크 페달이 스스로 밟혀 들어간다. 운전자가 운전에 개입할 때 브레이크 페달이 멀어져 있는 느낌이라 익숙해지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 처음에는 섬세한 조작이 어렵고 답력도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에어매틱 서스펜션은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모드를 전환해 감쇄력이 조정된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에어 서스펜션 특유의 부드럽고 요철을 생략하는 듯한 승차감이 돋보인다. 너무 물컹거리는 부분도 있어 개인적으로는 스포츠 모드의 서스펜션 셋업이 단단하지 않으면서도 한결 깔끔한 승차감으로 느껴졌다.

 

최대 10도까지 조향되는 리어액슬 스티어링은 4.9m에 가까운 큰덩치의 SUV를 손쉽게 운전 할수 있게 한다. 좁은 골목길에서도 부담 없이 회전 할수 있고 유턴시에 작은 회전반경은 절로 미소가 나온다. 60km/h를 넘어가면 최대 2.5도를 조향하며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역방향,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회전한다. 크고 무거운 덩치임에도 샤프한 주행감각을 느낄수 있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기능은 완성도가 높다. 카메라를 활용해 전방의 속도표지판을 인식해 제한 속도를 설정 할수도 있고 차선변경도 어시스트 해준다. 꽤나 높은 속도로 설정 해두어도 코너를 인식해 스스로 감속해 통과하는 기능은 백미다.

 

근거리에서 끼어드는 차의 인식률도 상당히 좋다. 안정적인 가감속이 인상적이다. 완전한 자율주행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어서는 안 된다. 

 

조용한 전기차에 벤츠 특유의 NVH는 안락한 주행경험을 더해준다. 거기에 부메스터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710w의 출력에 15개의 스피커를 갖춰 만족스러운 음질을 보여준다.

전기차가 시장의 주류로 변화하면서 기존 내연기관 중심 브랜드들은 위기를 맞고있다. 특히 파워트레인의 완성도와 주행 질감으로 차별화를 두던 독일 브랜드가 아직까지 전기차 시대에 별다른 우위를 선점하지 못하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쇄신이 필요해보인다.


EQE SUV는 전기차 관점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존재한다. 큰 덩치의 SUV임에도 공간활용성이 떨어지는 부분이나 공기역학을 의식해 디자인을 희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88.8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했지만 401km의 인증 주행거리는 아쉽다. 실제 주행거리는 450km를 손쉽게 넘길 수 있는 게 다행스런 부분이다. 

 

하지만 기존 벤츠를 타던 내연기관 오너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아쉬움이 적은 편이다. 벤츠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럭셔리한 실내 디자인과 후륜조향을 포함한 첨단 기능, 부드러운 에어서스펜션의 승차감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한 줄 평

 

장점 : 럭셔리한 실내 디자인, 에어서스펜션의 부드러운 승차감

 

단점 : 다소 어색한 시트포지션과 전기차 공간활용 논하우의 부족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벤츠 EQE SUV 500 4matic  

모터방식 듀얼모터

배터리 88.8kWh

전장 4865mm

전폭 1940mm

전고 1685mm

축거 3030mm

공차중량 2510kg

최대출력 402마력

최대토크 87.5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401km

시승차 가격 1억28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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