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하는 원조 국민차 중형 세단..아이오닉6 전기차로 부활
쇠락하는 원조 국민차 중형 세단..아이오닉6 전기차로 부활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05.17 09:00
  • 조회수 11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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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는 국산 중형차 3종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는 국산 중형차 3종

한때 국내에서 중형차는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의 상징이었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르노삼성(현 르노코리아)의 SM5, 대우자동차의 레간자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차들이었다. 제조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회사의 간판이기도 했던 중형 세단은 이제 서서히 설 곳을 잃어간다. 쌍용을 제외한 4곳의 국내 생산 브랜드들은 모두 중형 세단을 판매 중이지만 판매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현대 쏘나타 센슈어스
현대 쏘나타 센슈어스

한 때 중산층을 대표하는 국민차로 불렸던 중형 세단이 인기가 급락하고 있다. SUV 인기 급상승과 함께 준대형 세단이 인기를 끌면서다. 중형 세단은 택시나 렌터카로 타는 차량이라는 누명까지 더해지면서 힘을 잃고 있다.  

중형 세단을 대표하는 현대 쏘나타는 2019년 출시한 8세대 모델을 판매 중이다. 출시부터 디자인 호불호가 심했다. 택시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구형 모델만 택시로 판매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출시 첫해 9개월간 6만5244대 판매하면서 월평균 7250대 가량 판매했다. 신차 효과가 사라진 2020년 4만8067대를 팔며 급감했다. 급기야 1.6L 가솔린 터보 모델에만 적용되던 센슈어스 디자인을 2.0L 가솔린 모델에도 적용했지만 시장 반응은 달라지지 않았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심화되기 전 악성 재고 차량이 대거 쌓였다. 할인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현대차가 최대 5% 할인을 해줬을 만큼 판매가 어려웠다.

모델 체인지 주기가 다가오면서 후속 모델 관심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8세대 모델의 부분변경을 거치지 않고 바로 풀 모델 체인지를 공개할 가능성도 나왔지만 정석대로 우선 내년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최근 8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끝으로 쏘나타는 역사속으로 사라진다는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SM6 출시 당시 LED 헤드램프는 혁신적이었다
르노삼성자동차 SM6..

르노코리아의 SM6는 중형 세단 시장에 마지막 불을 지핀 차량이다. 출시 당시 LF 쏘나타, 2세대 K5의 평범하고 특색 없는 디자인으로 헤매고 있을 때 유러피안 디자인으로 시장을 사로잡았다. 출시 7년 차지만 아직까지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초기 후륜에 토션빔을 적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7개월간 중형 승용 부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디테일을 신경 쓴 실내
부분변경 이후 내비게이션 반응이 빨라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2열의 불편한 승차감, 반응 느린 S-Link, 경쟁차 대비 좁은 실내공간 등의 단점이 알려지면서 판매는 급감했다. 2016년 5월 7901대를 판매하며 승승장구하던 SM6는 출시 3년 만에 월 1000대 판매에 실패했다. 이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으면서 외관을 더 깔끔하게 다듬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반응 느린 내비게이션, 승차감 등을 개선했지만 판매 회복은 쉽지 않다. 2022년 월평균 200~300대가량을 판매 중이다. 한편 프랑스 현지에서 르노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됐지만 지난 3월 단종됐다. 역시 판매 부진이 이유다. 현재 예정된 후속 모델은 없다.

2021년형 쉐보레 더 뉴 말리부
2021년형 쉐보레 더 뉴 말리부

쉐보레 말리부 역시 SM6와 같은 해에 등장했다.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맞춰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주력 모델이었다. 당시 중형 세단에서는 가장 낮은 배기량이었다. 유지비 면에서는 확실한 강점이었다. 스포티한 디자인 역시 소비자의 반응을 얻기엔 충분했다. SM6와 함께 중형 세단 부활에 앞장선 모델이다.

모델 변경 주기가 긴 쉐보레지만 말리부의 부분변경 모델은 2년 6개월 만에 나왔다. 밸런스가 좋다는 평을 받던 1.5L 가솔린 터보를 삭제하고 3기통 1.35L 가솔린 엔진을 적용했다. 출력과 연비는 괜찮았지만 소음과 진동이 단점이 됐다. 더구나 올드한 실내 디자인은 더 이상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엔 무리가 있었다. 결국 SM6와 매달 꼴찌 다툼 중이다. 올해를 끝으로 후속 모델 없이 단종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GM은 말리부, 트랙스를 생산하던 부평 2공장을 폐쇄하고 라인업을 간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아 The 2022 K5
기아 The 2022 K5.. 유일하게 중형차 중 반응이 괜찮다

그나마 힘을 내는 모델도 있다. 기아의 K5는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몰이 중이다. 1세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시장에 자리 잡는 듯했지만 2세대 디자인이 크게 바뀐 것이 없어 평범하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형제 차인 쏘나타마저 힘을 내지 못하자 칼을 갈고 나온 K5는 출시 후 20개월간 쏘나타보다 많이 팔리며 중형 왕좌에 올랐다. 쏘나타에는 포함된 뒷좌석 폴딩 기능, 후면 전동 커튼, 나파 가죽 시트 등을 선택조차 할 수 없지만 디자인 덕에 인기가 좋다.

올해는 새로운 중형 세단이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하반기 출격이 예고된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 6의 크기가 쏘나타보다 소폭 작은 것으로 알려진다. 첫 중형 세단 전기차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되고 디자인 덕에 아이오닉 5보다 주행거리가 더 길다. 힘 못 쓰던 중형 세단 시장에 전기차 라인업 추가로 오랜만에 활기를 띨 전망이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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