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도어에 질렸다면..날개 가위처럼 열리는 도어가 온다
똑같은 도어에 질렸다면..날개 가위처럼 열리는 도어가 온다
  • 김태원
  • 승인 2023.01.21 09:00
  • 조회수 21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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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보다 합리적 소비를 위해 디자인, 성능, 가격 등 다양한 요소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고려 요소에 차량의 도어를 포함시키는 소비자는 극소수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도어는 잡아 당겨 여는 여닫이 방식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차량 도어 개폐 방식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일까? 도로 위에 평소 우리가 보던 방식과 다르게 도어가 열리는 차량이 등장했다고 상상해보자. 그 차의 디자인과는 상관없이 도어의 개폐 방식만으로도 자연스레 이목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람보르기니 ‘쿤타치'
가위처럼 열리는 시저 도어의 대명사 람보르기니 ‘쿤타치'

 

대부분 양산차는 동일한 방식의 여닫이 도어를 제공해  소비자의 고려 대상에서 도어 개폐 방식이 사라진 것일 수도 있다. 차량 도어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제조사가 획일화한 도어를 장착해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획일화됐던 자동차 도어 스타일이 전기차 시대가 오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전기차 담당 엔지니어의 고민거리가 주행거리, 충전 시간 개선이라면 디자이너의 고민은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제공하는 데 있을 것이다.

 

EV9 컨셉_코치 도어
EV9 컨셉_코치 도어

 

미래지향적 디자인은 전기차가 내연기관과 다른 첨단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이리 몇몇 제조사들은 이런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도어 방식에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아 대형 전기 SUV EV9 컨셉(실제 양산차는 코치도어가 적용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음)의 코치 도어, 갈매기 날개처럼 열리는 걸윙 도어를 적용한 테슬라 모델X가 그런 예다.

자동차의 다양한 도어 유형을 살펴보는 것은 어쩌면 앞으로 나올 전기차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레귤러 도어, 코치 도어, 걸윙 도어, 시저 도어 등을 살펴보면서 앞으로 내가 구매할 전기차의 미래 디자인을 엿볼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CLS는 프레임리스 도어지만 벤트 글라스가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CLS_레귤러 도어

 

레귤러 도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여닫이 방식을 레귤러 도어라고 부른다. 각 도어 전면에 위치한 경첩에 도어가 고정되어 차량 앞쪽으로 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모터쇼나 레이싱 경기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선 우리가 볼 수 있는 차량 중 열에 아홉 이상이 레귤러 도어 방식이다. 제작이 간단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해 세단, SUV 할 것 없이 널리 사용된다.

 

에르메스와 협업한 비스포크 롤스로이스 팬텀
에르메스와 협업한 비스포크 롤스로이스 팬텀

 

코치 도어

차량 앞쪽 도어는 레귤러 방식이면서 뒤쪽은 도어 후면에 경첩을 달아 차량의 뒤쪽으로 문이 열리는 방식을 코치 도어라고 부른다. 차량이 앞으로 이동할 때 원치 않게 문이 열리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 자살을 뜻하는 '수어사이드'를 붙여 수어사이드 도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 럭셔리카의 대명사처럼 불리고 있는 롤스로이스가 코치 도어 방식을 꾸준하게 채택하고 있다. 비록 양산형 모델에 적용될 가능성은 낮지만 기아 EV9 컨셉 모델에 코치 도어 방식을 적용하기도 했다. 

 

테슬라 모델X

 

걸윙 도어

걸윙 도어란 도어의 경첩이 차량 측면이 아닌 천장에 달려 양쪽 문이 날개처럼 올라가며 열리는 도어를 뜻한다. 양쪽 도어가 열고 닫힐 때 모습이 마치 갈매기(gull) 날개(wing)와 유사하다고 하여 걸윙 도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팔콘 윙' 도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 양산차 중에는 테슬라 모델X가 대표적이다. 얼마전 단종된 메르세데스-벤츠 슈퍼카 SLS AMG에도 적용되었다.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시저 도어

시저 도어란 경첩이 차량에 비스듬하게 달려 있어 문이 위쪽으로 회전하면서 열리는 도어를 뜻한다. 문이 열리는 형상이 가위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시저' 단어가 유래되었다. 많은 스포츠카에 적용되어 미디어 등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도어의 형태이다.

단순히 디자인적 멋을 추구하기 위한 개폐 방식이 아니라 차체가 낮은 스포츠카의 특성 상 보다 쉽게 승하차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개폐 방식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대표적으로 람보르기니 슈퍼카에 종종 적용된다. 

 

현재 자동차 업체들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도어의 형태는 앞으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위해 많은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는 소비자가 차량을 선택할 때 즐거운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되는 일이다.

BMW 디자인을 떠올리면 '키드니 그릴'이 상징적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어쩌면 도어의 형태로 제조사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도 있다. 전기차는 기존 자동차 메이커 이외에 스타트업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제조사들이 과감한 도전을 통해 차량 구매 시 고려사항에 '도어의 형태'가 포함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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