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시승기] 도심형 SUV 변신한 지프 그랜드 체로키
[500km시승기] 도심형 SUV 변신한 지프 그랜드 체로키
  • 임정환
  • 승인 2023.05.04 09:00
  • 조회수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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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는 현대적 SUV의 개념을 확립 시킨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아직도 오프로더 SUV의 대명사로 불리운다. 이번에 시승한 그랜드 체로키는 1993년 출시한 1세대를 시작으로 4번의 풀체인지를 거친 5세대 모델이다. 사실상 지프가 도심형 SUV로 내놓은 첫 모델이다. 시승하는 내내 30년, 5세대를 거쳐오는 동안 쌓인 그랜드 체로키만의 노하우가 전수됐는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전면부는 플래그쉽을 왜고니어에게 물려주었지만 여전히 듬직한 풍채가 인상적이다. 특히 헤드램프와 지프만의 패밀리룩인 7개의 세로형 그릴이 이어져 더 넓어 보인다. 수평으로 널직하게 자리를 잡은 보닛 또한 웅장함을 배로 만들어준다.

측면은 그랜드 체로키가 오프로드 명가 지프 차량이라는 부분이 가장 잘 드러난다. 전륜 오버행은 하단부를 대각선으로 깎아 진입각을 제대로 만들었다. 보닛부터 차체를 관통하는 가로 라인과 각진 휠하우스는 듬직하고 다부진 인상을 만들어낸다. 

후면 또한 가로로 길게 이은 테일램프와 하단부 크롬라인, 양쪽 끝으로 밀어 놓은 배기구가 그랜드 체로키를 큰 덩치로 포장한다. 

실내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매킨토시 오디오 시스템이다. 19개의 스피커로 동급 최강의 사운드를 재생해 탑승자의 귀를 즐겁게 만들어준다. 풍부한 저음 출력 뿐만 아니라 고음의 디테일도 최고 수준이다.

매킨토시 오디오는 애플과 연관이 없지만 애플이 매킨토시 이름을 사용하는 댓가로 라이선스 비용을 매킨토시에 내고 있을 만큼 역사와 전통이 있는 오디오 업체이다.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실제로 Hi-Fi 오디오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회사 중 하나다. 그만큼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최대 장점을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오디오를 고를 만큼 성능이 출중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또한 훌륭하다. 티맵 오토가 기본 적용되어 있고 무선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지원한다. 그동안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제대로 갖춰 놓았다. 아쉬운 점은 내비게이션 볼륨 기본값이 놀라울 정도로 높게 설정되어 있다. 시동을 다시 걸면 줄여 둔 볼륨이 다시 기본값으로 돌아가 매번 줄여야 한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충분히 수정이 가능해 보인다.

1열 시트는 상당히 편안하다. 장거리 주행이 일상인 미국의 특성 때문인지 오래 앉아있어도 불편하지 않았다. 통풍과 열선시트를 지원하는데 열선이 빠르게 작동하는게 인상적이었다. 타사 차량에 비해서 월등히 빨리 열이 올라온다.

2열시트도 편안하다. 방석이 다소 탄탄한 느낌은 있지만 다양하게 조절되는 등받이 각도와 넓은 공간 덕분에 장거리 여행에 안성맞춤이다. 신장 183cm의 기자가 탔더니 무릎과 앞좌석 사이로 주먹이 2개 들어갈 정도로 넉넉하다. 

파워트레인은 3.6L V6 가솔린 엔진이다.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1kg.m를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지면을 움켜쥔다. 인상적인 출력은 아니지만 넉넉하고 여유롭다.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다단 변속기 매칭으로 항속 주행은 물론 발진 가속시에도 답답함을 느끼지 못했다.

 

연비는 지프 브랜드의 최대 약점이다. 500km를 주행하며 나온 연비는 6.8km/l에 그쳤다. 70% 이상 고속도로 주행 이었지만 공인 연비보다 조금 낮은 수치였다.

NVH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특히 파워트레인 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실내는 대부분을 차음 유리로 덮었다. 고속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대신 노면 소음은 조금 들어오는 편이지만 시끄러운 수준은 아니다. 

승차감은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있는 SUV 치고는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요철을 지날 때 확실히 에어 서스펜션이 작동한다. 일반적인 코일 서스펜션보단 낫지만, 요철을 깔끔하게 걸러주기보단 탑승객에게 꽤 전달하는 편이다.

 

부드러운 승차감보다는 오프로드 주행시 차고 높낮이 조절에 더 초점을 맞춘 에어 서스펜션이라는 느낌이다. 실제 차고를 10cm 이상 조절할 수 있고, 조절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 가격은 오버랜드 기준으로 9350만원이다. 지난해 신차를 출시하면서 1000만원 이상 가격을 올려 논란이 됐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가 부진하자 현재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8천만원대 초중반이다.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가격인 셈이다.

 

한 줄 평

 

장점: 훌륭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오디오는 단연 최고

 

단점: 기대에 못미치는 에어 서스펜션과 놀라운 가격표

 

임정환 에디터 jwh.lim@carguy.kr
 

지프 그랜드 체로키

엔진

V6 3.6 가솔린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4륜구동

전장

4900mm

전폭

1980mm

전고

1790mm

축거

2965mm

공차중량

2190kg

최대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1kg.m

복합연비

7.4km/L

시승차 가격

93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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