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km시승기] 득실 명확한 장거리용 전기차 아이오닉6
[1500km시승기] 득실 명확한 장거리용 전기차 아이오닉6
  • 임정환
  • 승인 2023.05.23 08:30
  • 조회수 4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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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강자 가운데 현재 전기차를 잘 만드는 편에 속한다. 그 중 이번에 시승한 아이오닉6는 전비에 대한 현대차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 모델이었다.

 

낮은 공기저항계수 덕분에 고속에서도 풍절음을 제대로 막아냈고 긴 주행거리, 매끄러운 주행질감은 E-GMP를 사용한 현대차그룹 차량 중 단연 ‘으뜸’이었다. 대신 공기역학에 치우친 나머지 좁은 2열 및 적재공간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디자인은 장바구니에 넣고도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치명적인 단점이다.

아이오닉6 외관은 오로지 공기저항계수 0.21cd를 확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디자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의 활처럼 휜 원-보우 루프라인과 그릴이 없는 전면부, 눈에 확 들어오는 스포일러가 달리 후면부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전면은 마치 물고기 같은 인상이다. 좌 우로 위치한 에어덕트가 아가미를 연상시킨다. 냉각이 필요할 때 열리고 닫히는 액티브 플랩이 적용돼 공력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측면부는 부드러운 곡선이 눈에 띈다. 공기저항계수를 강하게 반영한 개발 방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여러 아치형 곡선이 중첩되어 있어서 그런지 휠베이스 중앙을 기점으로 차가 휘어진 느낌이 들 정도로 독특한 실루엣을 보여준다.

후면부는 마치 중국산 포르쉐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호불호가 가장 많이 갈리는 부분 중 하나이다. 가로 형태로 길게 픽셀 구성된 테일램프가 차량을 더욱 낮고 넓어 보이게 한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상단에 위치한 스포일러 또한 디테일이 상당히 좋다. 큰 사이즈의 스포일러가 기괴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보조제동등으로 활용해 멋스럽게 만들어냈다.

실내는 아이오닉5를 위 아래로 누른 듯한 느낌이다. 도어트림의 윈도우 스위치를 중앙으로 옮겨 좌우 무릎 공간이 넓어진 것은 상당히 좋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타 현대차와 거의 같다. 무선이 아닌 유선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시승차는 옵션으로 고를 수 있는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는데, 무난한 음감을 보여준다.  

풀옵션 시승차는 도로에서 보기 힘든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달려 있다. 아이오닉5의 디지털 사이드 미러 화면보다 깔끔하고 위치도 적당해 실제 사용할 때 적응이 쉬웠다. 다만, 운전석측 디스플레이와 조수석 디스플레이의 각도가 달라 원근감 왜곡이 생길 수도 있겠다.

1열 시트는 무난하다. 1500km를 주행하는 동안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다만 높게 올라온 바닥과 낮은 천장이 다소 갑갑하다. 페달이 너무 가깝게 위치해 키가 큰 사람은 어정쩡한 자세로 주행하게 돼 불편했다. 

2열 시트는 바닥이 높기 때문일까. 허벅지를 제대로 지지하지 못한다. 헤드룸도 모자라 어정쩡한 자세가 만들어져 불편하다. 공기역학을 위해 헤드룸을 포기한 결과다. 키 183cm의 기자가 정자세로 앉으면 정수리가 천장에 딱 붙을 정도로 헤드룸이 모자란다.

 

레그룸은 상당히 넉넉하다. 2950mm의 그랜저보다 긴 휠베이스 덕분에 기자가 앞 뒤로 앉아도 다리를 꼬고 편하게 앉을 수준으로 넓다.

트렁크 공간은 위아래로 입구가 좁아 큰 물건을 실을 때 꽤 불편하다. 실제 여행용 캐리어를 넣으면 위로 공간이 얼마 남지 않을 정도로 좁다. 프렁크 또한 상당히 얕아 220V 충전기 하나를 넣으면 꽉 찬다.

아이오닉6의 가장 큰 강점은 주행에서 드러난다. 현대차그룹의 E-GMP 플랫폼을 사용하는 차량 중 단언컨데 최고의 승차감과 NVH를 보여준다. 특히 서스펜션 세팅 완성도가 상당히 올라간 것이 인상적이다.

 

아이오닉5와 비교하면 과속 방지턱 같은 요철 처리가 상당히 부드럽다. 낮아진 차체 덕분인지 고속 주행시 안정감도 좋은 편이다. 

회생제동도 브레이크 페달을 사용할 경우 이질감 없이 부드럽다. i페달과 오토 회생제동도 그렇다. 다만 물리 브레이크가 다소 약한 느낌이다. 지속적인 부하를 줄 경우 빨리 지친다. 

낮은 공기저항계수와 폭넓게 두른 흡음재 덕분인지 소음은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특히 풍절음을 거의 느끼지 못해 0.21cd의 공기저항계수를 운전 내내 실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낮은 공기저항계수는 전비에 큰 도움을 줬다. 20인치 휠과 듀얼모터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100km/h로 정속주행하면 7km/kwh 이상의 전비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높은 공력성능 덕분인지 초고속 주행시 아이오닉5보다 현저히 전비 하락폭이 적다.

 

시내주행 30% 가혹주행 20% 고속주행 50%의 비율로 1500km 주행하는 동안 평균 전비는 5.4km/kwh를 기록했다. 싱글모터와 18인치 휠이 조합된다면 더욱 높은 전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시승한 아이오닉6는 모든 옵션이 호화스럽게 추가돼 7171만원이다. 현재 기준으로 보조금 860만원을 지원받으면 6천만원대 초중반에 구입할 수 있다. 실용성이 떨어지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 옵션을 빼고 타협을 본다면 5천만원대 후반에 아이오닉6 오너가 될 수 있다.

 

한 줄 평

장점: E-GMP 플랫폼 중 최고의 승차감과 NVH

단점: 0.21cd에 집착한 디자인..얻은 것 보다 잃은게 더 많아

임정환 에디터 jwh.lim@carguy.kr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모터

영구자석식 전기모터

배터리

77.4kWh

전장

4,855mm

전폭

1,880mm

전고

1,495mm

휠베이스

2,950mm

공차중량

2,055kg

최고출력

325마력

최대토크

61.7kg.m

완충 시 주행거리

420km

시승차 가격

7171만원(보조금 혜택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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