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스타일도 코너링도 날렵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
[시승기] 스타일도 코너링도 날렵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
  • 서동민
  • 승인 2023.08.12 09:00
  • 조회수 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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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올해 상반기 최대 히트 차량으로 꼽힌다. 2천만원 중반에 풀옵션 구입이 가능해 가성비로 이름을 날렸다. 가성비 이외에 넉넉한 실내 공간과 날렵한 핸들링도 인기의 이유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투입했다. 새로운 얼굴로 호기롭게 등장했으나 소비자의 시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예상보다 높은 가격표를 붙이고 나와서다. 

 

동급 대비 가성비뿐 아니라 주행성능에서도 확실한 매력을 갖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를 시승했다. 

 

 

외관 디자인은 유니크하다. 차고가 세단이라고 하기엔 높고 SUV라고 하기엔 너무 낮다. 우선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이름에서부터 “나 SUV 아니에요”라고 말하고 있다. ‘크로스오버(CUV)’로서 세단과 SUV의 장르를 섞었다. 각각의 장점만 최대한 담아냈다. 공식 인증은 SUV가 아닌 승용차다. 

 

크기는 전장 4540mm, 전폭 1825mm, 전고 1560mm, 축거 2700mm다. 차체만 놓고 보면 동급 현대 코나, 기아 셀토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KG모빌리티 티볼리보다 크다. 그러면서도 세단처럼 마냥 낮지만도 않다.

 

일반적인 임도는 걱정 없이 주파할 수 있다. 세단보다 높은 차고는 운전 시야가 더 좋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초보 운전자가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다. 

 

 

전면부는 블레이저부터 선보인 쉐보레 최신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따랐다. 주간주행등은 범퍼 상단,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은 그 아래에 배치했다. 가장 저렴한 LS 트림부터 헤드램프, 테일램프, 주간주행등이 모두 LED다.

 

외관상 자동차가 저렴해 보일 수 있는 요소를 배제했다. 액티브(ACTIV) 트림은 LS, LT, RS 트림과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상이 다르다. 그릴 하단부로 내려갈수록 면이 넓어진다. 

 

이 차가 유니크해 보이는 가장 큰 요인은 측면에 있다. 세단과 SUV의 장르를 절묘하게 '크로스오버'했다. A필러부터 D필러로 갈수록 라인을 끌어올려 앞으로 튀어나가려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SUV처럼 둔하지 않고 날렵해 보인다.

 

 

후면 디자인도 엔트리급 인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 특화 사양으로 장착한 면발광 LED 테일램프 덕이다. 글로벌 사양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테일램프는 좌우 끝단으로 배치해 차체가 수치보다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또 테일램프 형상을 따라 리어 휀더 라인을 스포츠카처럼 부풀렸다. 클래딩 가드는 높게 치켜올려 경쾌함을 강조했다. 

 

2000만원대 자동차로서는 최선을 다해 마감했다

 

실내로 들어서면 저렴한 소재감이 살짝 느껴진다. 2000만원대 가성비를 감안하면 최선을 다했다. 2023년 신차답게 8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11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LG에서 공급하는 만큼 해상도와 품질은 나무랄 데 없다.  운전석에 앉으면 확실히 SUV가 아니라 승용차라는 느낌이 든다. 

 

 

순정 내비게이션은 별도로 탑재하지 않았다. 대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유·무선 연동을 지원한다. 순정 내비게이션이 없어 스마트폰 미러링 과정이 더욱 매끄럽다. 터치 몇 번으로 연동할 수 있고 첫 번째 연동 이후엔 차량에 탑승하면 알아서 연결된다. 제대로 된 순정 내비게이션이 없다면 스마트폰 미러링을 무선으로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8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속도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작동 여부, 차간 거리 등을 표시한다. 차간 거리를 초 단위로 표시하는 건 쉐보레 차량만의 매력이다.

 

과거 쉐보레의 경차 스파크에도 표시됐다. 앞차와의 거리를 초 단위로 표시해 운전자에게 주의를 준다. 또 디지털 계기판에는 RPM 타코미터 외에 순간연비, 오일 온도 등을 선택해 띄울 수 있다. ‘디지털’만의 장점을 살렸다. 

 

디지털 계기판은 개선이 시급하다

 

아쉬운 부분은 디지털 계기판의 프레임레이트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 계기판은 운전자가 자동차와 소통할 수 있는 주된 창이다. 그러나 가장 기본이 되는 RPM 타코미터마저 버벅거린다. 이런 현상 자체가 차량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는 곧 운전자에게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한 체급 높은 트레일블레이저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아무리 2000만원대의 가성비 차종이라도 넘어가기 힘든 문제다. 개선이 시급하다.

 

초보 운전자라면 LS, LT 트림을 적극 추천한다. 오류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아날로그 계기판을 탑재해서다.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에 유선으로 스마트폰 미러링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저렴하다.

 

2열 탑승객을 위한 배려가 좋다

 

2열 공간은 장점이다. 동급 소형 SUV에 비해 긴 전장과 축거로 이득을 봤다. SUV가 아닌 CUV로서 전륜구동 옵션만 제공한 것도 한몫했다.

 

사륜구동 옵션을 배제한 설계로 2열에 센터 터널이 지나가지 않는다. 트레일블레이저와 달리 2열 탑승객을 위한 송풍구도 별도로 제공한다. 2열에 성인 3명이 타고 장거리를 운행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트렁크는 전동으로 여닫을 수 있다
2열을 접었을 때 완전한 평탄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트렁크는 전동으로 여닫을 수 있다. 운전석에 탑승해 있을 때는 도어트림 버튼을 통해 즉각적인 개폐가 가능하다. 컨트롤러를 돌려 개폐 각도도 조절할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14L 넉넉하다. 여기에 2열까지 접으면 최대 1405L다. 세단과 SUV 그 사이의 차고로 짐을 넣고 뺄 때도 무리가 없다. 

 

2열을 접었을 때 완전한 평탄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차박을 원한다면 별도의 작업이 필요하다. 

 

1.2L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차량에 시동을 걸면 일반적인 내연기관 엔진 사운드라 들려온다. 3기통이라고 크게 거슬리는 진동이나 소음이 느껴지진 않는다. 모르고 타면 일반적인 4기통과 큰 이질감을 느끼기 어렵다. 

 

엔진은 1.2L 3기통 가솔린 터보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작은 사이즈 엔진이지만 힘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kg.m를 발휘한다. 2.0L 자연흡기 엔진과 비등한 수준이다. 여기에 GEN3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1.2L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화가 좋다

 

주행감은 경쾌하다. 6단 자동변속기와 1.2L 가솔린 터보의 조합이 좋다. 자동차 업계에 변속기 다단화 추세가 두드러지지만 이렇게 작은 차에는 역시 6단이 제격이다. 8단이 들어갔다면 고속에서 움직임이 굼떴을 게 분명하다.

 

사륜구동 옵션이 빠진 것도 최고의 선택이었다. 작은 엔진에서 나오는 힘을 뒷바퀴까지 나눠 전달했다면 그저 그런 애매한 차가 됐을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 적절했다.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밟은 만큼 속도를 높여 어느새 140km다. 1300kg가량의 가벼운 공차중량 덕이다. 100km를 넘어서면 엔진음은 커진다. 그 소리가 듣기 싫은 톤은 아닌 중저음이라 거슬리지 않는다. 

 

 

정면의 차와 가까워지면 대쉬패널에 위치한 헤드업 LED 경고등이 붉은색으로 번쩍이며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2000만원대 소형차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바라는 건 사치다. 쉐보레는 통상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자리에 LED를 달아 시각적으로 경고해주는 방법을 택했다. 안전에 대한 배려가 상당하다. 시각적으로 운전자의 눈에 바로 들어오는 위치라 경고 효과도 좋다. 

 

승차감은 기존 쉐보레 차종에 비해 말랑말랑 부드러운 편이다. 후륜에 토션빔 서스펜션을 탑재했지만, 말하지 않으면 눈치채기 힘들다. 크고 작은 노면 요철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상냥하게 튕겨낸다.

 

다만 다소 부드럽게 세팅된 서스펜션 탓에 기존 쉐보레 차종보다 고속 안정성은 약간 떨어지는 편이다. 위아래 움직임이 있는 편이라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게 만든다.

 

오토홀드 기능을 탑재한다

 

신호등 빨간불을 만나 차량을 정차한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괜찮다. 오토홀드 기능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쉐보레가 한국 특화 사양으로 오토홀드를 드디어 넣었다. 국내 쉐보레 라인업 최초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는 있어도 오토홀드 기능이 존재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요구가 꾸준한 옵션이었다. 부분변경으로 돌아온 트레일블레이저에서는 여전히 만날 수 없다. 

 

카메라만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지원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전트림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테슬라처럼 별도의 레이더 없이 앞유리에 달린 카메라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럼에도 기능상의 문제가 전혀 없다. 오히려 레이더와 카메라를 함께 사용하는 타사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보다 동작이 안정적이다. 차선에 갑작스레 끼어드는 차량에 대한 반응도 빠른 편이며 제동도 부드럽게 수행한다.

 

정지 및 재출발 기능도 지원하지만 오래 정차한 상황을 만나면 기능이 풀려버린다. 차량의 가격을 생각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차선 유지 기능은 빠졌다. 대신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이 달렸다.

 

차선을 완전히 넘어가기 직전에 스티어링 휠을 돌려 차선 이탈을 막아준다. 초기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은 급격하게 스티어링 휠을 꺾어 운전자를 당황케하는 경우가 다수 있었지만 이젠 기능이 농익었다. 부드럽게 차선 안으로 차량을 넣어준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출시 4개월이 지났지만 소비자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모든 면을 타고 났다. 세련된 디자인, 작지도 크지도 않은 차체 크기와 넓은 실내공간, 무난한 파워트레인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이 그것이다.

 

최상위 트림의 경우 다른 경쟁차종과 편의장비를 비교해보면 경쟁력이 떨어질수도 있지만 중간 트림에서 적절히 옵션을 구성한다면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따라올 자가 없다.

 

2000만원대 중반의 자금으로 신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 중엔 경차는 위험해서 싫고, 흔해 빠진 준중형 세단이 따분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상당수다. 그들에게 쉐보레는 완벽한 대안을 제시했다. 바로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정답에 가장 근접한 선택일 것이다. 

 

 

한 줄 평

장점: 한국인을 위한 최적의 상품성과 가격 구성..예상보다 놀라운 코너링

단점: 오토스탑 기능까지 있었으면 오토홀드와 궁합이 딱인데...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엔진

1.2L 가솔린 터보

변속기

6단 자동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540mm

전폭

1825mm

전고

1560mm

축거

2700mm

공차중량

1300-1340kg

최대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kg.m

복합연비

12.3km/L

트림 및 옵션

액티브 / 테크놀로지 패키지, 선루프

시승차 가격

283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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