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LPG 터보로 심장 바꾼 포터·봉고..디젤·EV 넘어설 장점은
[분석]LPG 터보로 심장 바꾼 포터·봉고..디젤·EV 넘어설 장점은
  • 서동민
  • 승인 2023.11.28 08:30
  • 조회수 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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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형 기아 봉고Ⅲ

 

현대차·기아는 소형 상용 베스트셀링 모델인 포터·봉고 2024년형을 출시했다. 단순 연식변경 모델이지만 46년간 포터·봉고의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자리하던 디젤 엔진을 단종하고 LPG 엔진이 자리를 대신하는 게 특징이다.

 

가장 중요한 심장을 갈아 끼우면서 역대 가장 큰 업데이트를 거친 모델인 만큼 소비자의 관심이 크다. 46년간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자리했던 디젤 엔진을 LPG 엔진이 대신할 수 있을까. 포터와 봉고는 연간 10만대 이상 팔리는 최고 인기 차종이다.

 

정부는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을 올해 초 4등급까지 확대했다

 

우선 포터·봉고의 주력이던 디젤 엔진의 단종은 정부의 친환경 정책 중 하나인 ‘노후경유차 규제’에 발맞춘 움직임이다. 미세먼지 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노후경유차는 점점 도로 위에서 퇴출되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초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대상을 4등급 차량까지 확대한 바 있다. 4등급 차량은 유로 4 규제가 적용된 차종이다.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2018년이다. 5년 만에 4등급 경유차까지 조기폐차 노선을 밟게 된 것이다. 4등급 차량 조기폐차 지원은 5등급 경유차만큼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LPG 터보 엔진을 단 기아 봉고 2024년형

 

2018년 기준 5등급 경유차가 258만대 규모였으나, 2023년 기준 4등급 경유차는 116만대에 불과해서다. 이에 따라 5년 이내에 유로 5 규제를 적용한 3등급 차량도 노후경유차 규제를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디젤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는 신차에는 유로 6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유로 6 규제를 맞추기 위해 완성차 브랜드는 디젤 엔진에 DPF/DOC, EGR, SCR, LNT 등 배기 후처리 장치를 장착한다. 이는 배기가스로부터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PM)를 저감하기 위해서다.

 

다만 유로 6 디젤 엔진을 탑재했음에도 2등급 및 1등급 차종으로 분류될 수 없다. 향후 차량의 잔존가치가 남아있더라도 정부 정책에 따라 앞으로 조기폐차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내년 1월 1일부터 대기관리권역 내에서 어린이 통학버스와 소형 택배 화물차의 경우 경유차 신규 등록이 금지된다. 대기관리권역은 환경부가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과 해당 지역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지역의 대기오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되는 지역이다. 

 

 

그렇다면 새롭게 탑재되는 LPG 터보 엔진은 기존 디젤 엔진의 성능을 따라갈 수 있을까. 먼저 기아는 2020년형 봉고Ⅲ에 LPG 파워트레인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봉고Ⅲ에 2.4L LPG 엔진을 탑재했다. 전통적인 MPi 자연흡기로 2009년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에 처음 장착했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출력에서 신형 디젤을 따라갈 수 없었고 화물차에 사용되기에는 힘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함께 판매가 부진해 2년 만에 단종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소비자의 비판을 수용했다. 디젤 엔진의 장점인 저속 토크를 LPG 엔진에서 구현하기 위해 LPG 엔진에 직접분사 방식(LPDi)과 터보차저를 탑재한 2.5L T-LPDI 엔진을 개발했다. 새로운 LPG 터보 엔진의 세팅 역시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 특성에 각각 맞췄다. 6단 수동변속기는 상대적으로 동력 손실이 덜한 만큼 최고출력 138마력, 최대토크 26kg.m를, 5단 자동변속기 엔진은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30kg.m를 발휘한다. 사실상 디젤 파워트레인과 최대토크를 동등한 수준으로 맞췄고 출력은 오히려 우월해졌다. 

 

LPG 터보 엔진을 탑재해 돌아온 2024년형 현대 포터2

 

이외 LPG 엔진이 갖는 이점은 다양하다. 운전자에게 가장 와닿는 점은 가솔린 차량 수준의 정숙성이다. 진동과 소음이 확실히 줄어든다. 특히 장시간 주행 시 운전자가 느끼는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젤 차량의 경우 환경개선부담금을 부담해야 했지만 LPG는 저공해 자동차 3종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비는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다. 복합 6.3~7.0km/L로 기존 디젤(8.8~9.5km/L) 대비 2km/L가량 떨어진다. 대신 LPG의 저렴한 가격으로 유류비는 연간 1만8000km 주행 기준 디젤 대비 약 70만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 1회 충전 항속거리 역시 포터·봉고 전동화 버전에 비해 넉넉하다.

 

LPG 봄베 안전 문제로 85%까지 충전했을 때 약 401km(연비 6.3km/L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포터·봉고 전동화 버전은 200km대의 짧은 항속 거리가 단점이다. 여전히 전동화 버전에 비해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경유차 규제 속 LPG 터보 엔진을 탑재한 포터·봉고는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기 전까지 서민의 발로 꾸준한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대안이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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