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이벌 EV, 나스닥 상폐..현대차 투자 1300억원 휴지조각
어라이벌 EV, 나스닥 상폐..현대차 투자 1300억원 휴지조각
  • 안예주
  • 승인 2024.02.03 18:00
  • 조회수 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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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어라이벌은 지난달 말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됐다. 어라이벌은 우버와 UPS에 전문 배송 EV 밴을 생산하는 마이크로 팩토리 업체로 전기차 생산에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어라이벌은 한국 현대차와도 인연이 깊다. 현대차그룹이 이 회사에 약 13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한 바 있어 주목을 받았다.

 

나스닥은 이번 주에 어라이벌 주식의 거래를 중단한 데 이어 공식적으로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어라이벌이 재무 데이터를 늦게 발표한데다 어떤 개선 계획도 제출하지 않았고 연례 주주총회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5년 창업한 어라이벌은 우버와 UPS에 배송 전문 EV밴을 생산해왔다. 이 회사의 마이크로 팩토리는 스케이트보드형 전기차 플랫폼을 제작한 뒤 플랫폼에 배터리 팩, 구동 모터, 섀시를 탑재하고 고객이 원하는 사양으로 차량을 출고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많은 기대를 받은 전기밴 프로토타입이 테스트를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하는 불의의 사고를 겪었다. 이 사고로 인해 차량 납품일정에 차질이 생겼고 생산 능력에 대한 의심도 받았다. 이런 상황에 당초 계획된 생산 방식인 마이크로 팩토리가 실재 존재하지 않고 서류상으로만 남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라이벌은 사실상 도산에 직면했다.

 

이후 연이은 적자로 현금을 소진해버리고 여러 차례 정리해고와 CEO까지 교체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어라이벌은 인력을 50% 감축하고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작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인수, 합병을 시도하면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시장 가치는 계속 추락했다. 지난해말 회사측은  5천만 달러의(한화 약 660억원) 투자금을 유치해 존속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상장 폐지 당시 주식 시가총액은  2천만 달러(한화 약 264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어라이벌 주가는 95% 가까이 하락했다.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한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상태이다. 이 회사는 원래 올해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EV밴을 생산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회사는 긴급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파산 신청 등 다음 단계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장폐지 통고 이후 어라이벌은 필사적으로 자금 조달을 모색하고 있다.

 

전기차 스타트업의 파산은 작년 초부터 꾸준히 이슈가 되어왔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소개했던 전기차 픽업트럭 전문 로즈타운모터스도 작년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또 볼타트럭, 프로테라도 작년 파산했다. 전기 스타트업의 연이은 파산으로 전기차 업계도 옥석가리기에 본격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안예주 에디터 yj.ahn@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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