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아이오닉 5N, 미국서 웃돈 붙었다는데..진짜일까

현대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이 지난달 미국에 수출되면서 마니아층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북미의 한 딜러의 경우 아이오닉5 N에 최대 2만달러의 프리미엄을 붙여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온타리오 딜러쉽에서 판매중인 아이오닉5 N에는 8만7685달러(약 1억1837만원)의 가격표가 붙었다. 실제 이 가격에 계약이 진행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가격 자체로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차미국법인이 딜러에게 제공한 권장소비자가격은 6만7685달러(약 9137만원)로 이보다 2만달러(약 2700만원)가 높은 가격이다.

8만7685달러 가격은 포르쉐 718 박스터 S의 8만2400달러(1억 1124만원)보다도 비싼 가격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에스콘디도 딜러쉽에서도 아이오닉5 N을 정상가보다 1만달러(약 1350만원) 높은 7만8155달러(약 1억 550만원)에 등록했다. 세금을 비롯한 기타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총 비용은 8만6742달러(약 1억1710만원)가 된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신차 판매 4대 중 1대가 전기차다. 평균 소득이 높아 구매력이 큰데다 인구도 가장 많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가장 강력한 환경규제를 시행해 전기차가 인기다.

또한 캘리포니아는 클래식카 및 튜닝 같은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지역이라 고성능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많다. 그런 배경속에서 미국 현대차 딜러 일부는 아이오닉 5 N에 미국 럭셔리 고급차의 시작 가격인 8만달러가 넘는 비싼 가격표를 붙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동급 고성능 스포츠카를 압도하는 성능과 운전의 재미를 지녔지만 배출가스가 없는 친환경 전기차라는 점도 매력이다.

현대차북미법인은 딜러들이 메이커가 제시한 MSRP(권장소비자가)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필요 이상의 프리미엄을 붙이면 브랜드 충성도나 재구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의 차량이 북미지역에서 프리미엄, 일명 ‘P’가 붙은 사례는 펜데믹 시절에 꽤 많았다. 기아 대형 SUV인 텔루라이드는 폭발적인 인기에 5천달러(약 675만원)가량의 딜러 웃돈이 붙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권장소비자가격과 실제 딜러의 판매 가격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인기 차종은 딜러들이 높은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가격표대로 팔리는 것은 아니지만 딜러들이 소비자의 편익을 가져간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런 딜러쉽을 없애고 온라인 판매를 통한 정찰제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이오닉5 N은 작년 9월 출시돼 올해 3월까지 누적 325대가 판매됐다. 보조금이 없는 1월과 2월 총 8대만 판매돼 눈길을 끌었다.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된 3월에는 47대로 평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량을 회복했다. 내심 기대했던 100대 판매와는 아직 한참 거리가 있는 셈이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