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현대차 미투 전략.. 불붙은 쌍용차 SUV 전쟁
[분석] 현대차 미투 전략.. 불붙은 쌍용차 SUV 전쟁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9.03.05 08:00
  • 조회수 6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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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쌍용차 G4렉스턴 (우) 현대차 팰리세이드
대형 SUV의 대표주자, G4렉스턴(좌) 팰리세이드(우)

전 세계적으로 SUV 인기가 폭발하면서 시장은 더 커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SUV  시장을 선점해야 자동차 업체로 생존할 수 있을 정도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때 캠핑 열풍을 시작으로 SUV 수요가 늘더니 2016년에는 소형 SUV라는 장르까지 등장했다. SUV는 생애 첫 차부터 패밀리카까지 모든 영역을 커버한다.

치열해진 SUV 경쟁만큼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등장했다. 내수 시장의 75% 이상을 점유한 현대기아자동차가 불과 5% 점유율을 기록 중인 쌍용차 견제(?)에 나섰다는 것이다. 쌍용차가 빈틈을 찾아 공들여 키운 니치 마켓 시장마저 잡아먹겠다는 포석이다. 

현대차, 쌍용차 눈엣가시일까?

2019 쌍용 티볼리 아머
2019 쌍용 티볼리 아머

쌍용자동차는 2016년 티볼리 출시 전과 후로 나뉜다. 그만큼 티볼리의 성공이 끼친 영향이 크다. 티볼리는 주로 30,40대 여성들에게 선택을 받으면서 월평균 5000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 덕분에 쌍용차는 암흑과 같은 시기에서 빠져나왔다. 이후 지속적인 신차 출시로 라인업을 조금씩 늘리면서 한국지엠, 르노삼성을 밀어내고 내수 3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국산 SUV 시장 점유율 18.3%로 꽤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SUV 전문 메이커라는 브랜드 정체성까지 확립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그러나 아직까지 쌍용차는 10년 넘게 흑자 전환이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티볼리는 올해 1,2월 월 판매량이 4000대까지 하향세다. 하반기 페이스리프트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렇다면 쌍용자동차는 정말 현대기아차를 위협할 만한 경쟁력을 갖췄을까?

쌍용자동차의 핵심 판매 전략은 경쟁 차종 대비 저렴한 가격이다. 이른바 가성비 전략을 내세운다. 실제로 쌍용자동차 홍보팀은 판매 전략을 '박리다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티볼리는 크로스오버 성격이 강한 소형 SUV로 볼 수 있다.  가격대는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에 근접한다. 티볼리 출시 전만 해도 현대기아의 엔트리(준중형) SUV 차량을 사려면 2000만 원대 중반에서 3000만 원 가까이 지불해야 했다. 티볼리는 2000만 원대 초반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셈이다. 이후 소형 SUV  시장이 쑥쑥 크자 2017년 현대는 코나, 기아는 스토닉을 출시했다. 

현대자동차는 쌍용차를 견제할까?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
현대 소형 SUV인 코나. 공교롭게도 티볼리 성공 이후 이를 견제하듯 출시됐다.

브랜드의 파워나 판매량에서 현대자동차는 압도적인 우위다. 독점에 가까운 75% 이상 내수 점유율을 바탕으로 쌍용 같은 작은 메이커가 틈새시장을 만들면 이후 이 시장에 신차를 내놓는 게 현대기아차의 행보였다. 소위 '미투' 전략이라고나 할까.

미투 전략은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의 디자인이나 제품 특성을 모방해 편승 효과를 노림으로써 소비자를 유인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적은 투자비용으로 손쉽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현대기아차처럼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해야 가능하다. 주로 제과 업체에서 많이 등장했다. 롯데의 자일리톨과 해태·동양제과의 자일리톨, 오리온 초코파이와 롯데·크라운의 초코파이, 광동제약의 비타 500과 동화약품의 비타 1000 등이 있다.

 소형 SUV 시장이 그렇다. 티볼리의 성공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는지 현대차는 2017년 코나를 내놓았다. 이어 현대차는 대형 SUV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행보를 보인다. 쌍용 G4 렉스턴이 이렇다 할 경쟁 모델 없이 판매 호조를 보이자 팰리세이드 출시로 찬물을 끼얹었다. 물론 내수 시장만 놓고 본 해석이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대형 SUV 부재로 판매 부진을 겪자 수년 전 팰리세이드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자동차, 내수용 픽업트럭 들여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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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턴 스포츠 칸은 롱바디 버젼으로 또다시 새 시장을 개척했다. 

다음은 픽업 시장이다. 미국에서 부진을 겪는 현대차가 부활을 위한 마지막 단추는 픽업트럭 출시다. 유력 후보로 여러 번 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산타크루즈가 꼽힌다. 북미 시장에서 전통적인 픽업 고객층인 40,50대가 아니라 2030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개발된다. 플랫폼은 준중형 SUV 투싼과 공유할 것으로 전해진다. 정통 중대형 픽업이 아니라 소형이나 준중형급이다. 이런 북미 전략 차종을 국내 시장에 들여올지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

도화선은 올해 1월 출시된 쌍용 픽업트럭 G4 렉스턴 칸의 등장이다. 칸은 정통 픽업트럭 바람을 몰고 오면서 기존 렉스턴 스포츠와 함께 월 3000~4000대의 내수용 픽업트럭 시장을 만들어냈다. 레저 붐에 편승해 픽업 시장은 매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픽업트럭 진입 가능성은 충분해 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쌍용차는 현대차의 공격적인 내수 점유율 높이기에 무척 민감한 상태다. 오랜만에 찾아온 흑자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독점 시장은 소비자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대차가 수입차 바람이 불면서 차량 고급화에 심혈을 기울이며 제네시스 G80, G90을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경쟁을 통행 기존 제품이 좋아지고 가격은 내려가는 게 시장의 원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쌍용차가 독점해 온 작은 니치 시장에 경쟁 모델이 진입하면서 더 가성비 높은 차량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제 쌍용차의 분발이 기대되는 때다. 단초는 신형 코란도부터다. 코란도가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가 독점한 시장에서 핵폭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

박성민 에디터 sm.park@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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