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석양이 아름다운 제주…새별오름
[차박]석양이 아름다운 제주…새별오름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1.2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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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날은 중문으로 향했다. 제주도 유일의 수퍼차저(테슬라 전용 급속 충전기)가 위치한 곳이다. 한라산 자락을 통과해 중문까지 이어진 1100도로를 달렸다. 검은 아스팔트 도로와 하얗게 수 놓인 눈꽃, 새파란 하늘이 대비를 이루며 비경이 펼쳐진다. 1100도로는 폭설이 내리면 통제되는 것으로 유명한 제주도의 산간도로다. 구불구불 산 길을 달리면 왼편으론 한라산 자락이 펼쳐지고, 오른편에는 푸른 바다가 반긴다.

테슬라 충전은 역시 수퍼차저가 최고

중문 서귀포 수퍼차저는 롯데호텔 제주에 위치하고 있다. 주차장은 유료로 운영된다. DC차데모에 아답터를 연결해 급속 충전(40~50kWh 내외)하는 것에 비해 더 빠른 속도(100kWh 내외)로 충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수퍼차저에 충전기를 물려 두고 중문색달해수욕장까지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꽤나 가파른 계단이지만 주차장에서 불던 강한 바람이 느껴지지 않는다. 3일 내내 바람에 시달렸던 일이 꿈만 같다. 1시간 가량 산책을 하고 돌아오니 20%대였던 충전 잔량이 80%까지 차 올랐다. 수퍼차저는 시간당 최대 120kW의 충전 속도를 자랑하지만 추운 날씨에는 충전 효율이 떨어져 속도가 잘 나오지 않는다.

제주도 3대 김밥 맛집, 다정이네

산책을 마치고 제주도 3대 김밥집 중 하나인 다정이네를 찾았다. 대표 메뉴인 다정이네김밥과 멸치김밥, 제육김밥 세가지를 골랐다. 일반적인 김밥과 달리 밥의 양이 적고 재료가 풍성하다. 메인 메뉴인 다정이네 김밥은 풍성한 계란 지단이 맛의 포인트다. 멸치김밥과 제육김밥은 약간 간이 쎄다. 심심한 맛을 즐기는 이들에겐 조금 부답스러울 수 있다. 김밥을 먹으며 다음 목적지인 외돌개로 향했다.(제주 서귀포시 동문로 59-1, 다정이네김밥 3000원, 멸치김밥 4000원, 제육김밥 4500원)

바다를 보며 산책하기 좋은 외돌개

바다 한복판에 홀로 우뚝 솟아 있다고 해 붙은 이름인 외돌개는 150만년 화산 폭발로 섬의 모양이 바뀔 때 생긴 바위섬이다. 높이가 무려 20m에 가파른 기암 절벽으로 사람이 오르기 어렵다. 주위에 여름에 물놀이하기 좋은 선녀탕과 일몰 포인트인 범섬도 자리하고 있다. 선녀탕 주위로 높은 바위가 둘러 싸고 있어 거친 파도에서도 유유자적 수영을 즐길 수 있다. 파도의 영향이 적어 스노쿨링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 범섬은 꽤나 넓은 돌섬이다. 섬 끝자락으로 가면 멋진 일몰과 함께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 포인트다. 다만, 높은 낭떠러지에 별도의 난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안전 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사유지를 통해야 하지만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유료와 무료 주차장이 딱 붙어 있으니 표지판을 잘 확인하고 주차해야한다. 화장실도 갖춰져 있어 차박 포인트이기도 하다.

추위에도 피어나는 꽃, 동백동산

외돌개를 뒤로 한 채 향한 곳은 동백동산, 동백꽃의 군락지다. 20여년생 동백나무 10여만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어 동백동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동백꽃은 따뜻한 지역에서만 나기 때문에 수도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식물이다. 방문 당시에는 아직 동백꽃이 개화하기 전으로 꽃을 보진 못했다. 그럼에도 동백동산은 가볼만 한 가치가 충분하다. 희귀식물의 자생지이자 난대성 상록활엽수가 넓게 펼쳐져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이런 이유로 현재는 곶자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동백동산 내에는 먼물깍이라는 습지가 있다. 람사르습지(람사르협회가 지정, 등록하여 보호하는 습지)로 지정된 보호구역이기도 하다. 그만큼 자연 환경이 잘 보존되고 있다. 여러 풍경을 보며 걷는 코스는 약 5km 이상 1시간에서 1시간 반 가량이 소요된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다만, 곳곳에 울퉁불퉁한 돌 길이 있어 걷기 편한 신발을 신고 와야 한다. 동백동산 주차장에는 전기차 충전기는 물론 깔끔한 공중화장실이 있다. 주차비가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숲 속에서 차박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산 12, 주차 및 입장료 무료)

석양이 아른다운 차박 명소, 새별오름

마지막 목적지는 새별오름이다. 갈대로 뒤덮여 황금색으로 빛나는 멋진 곳이다. 노을이 지는 시간대에 방문하면 또 하나의 인생 사진 스팟이다. 머리 뒤로 넘어가는 태양을 배경으로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 기억 남을 사진 한 장을 건질 수 있다. 오름을 앞에 두고 왼쪽과 오른쪽으로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왼쪽 탐방로는 가파른 대신 거리가 짧고 오른쪽 탐방로는 거리가 긴 대신 보다 완만하게 구성되어 있다. 체력과 시간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대략 10~20분이면 가뿐하게 오를 수 있는 수준이다. 오름에 오르기 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는 필수 아이템이다. 새별오름은 주차장이 넓고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어 차박지로도 손색없다. 저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와 눈으로 덮여있는 한라산을 보는 묘미도 있다.(제주시 애월읍 봉선리 산 59-8, 주차 및 입장료 무료)

마지막 밤은 새별오름에서 자기로 했다. 바다만 보고 자는 것보다 오늘은 산이 보고 싶어졌다. 바닷가에 비해 바람은 적지만 지대가 높아 온도가 낮다. 모델X와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 캠핑모드를 활성화하고 잠자리에 누웠다. 수평선 넘어로 고개를 숙이는 태양을 보며 제주도 차박 여행을 마무리했다.

제주는 차박하기에 최적화된 장소다. 해안가를 따라 크고 작은 공원과 해수욕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사유지만 아니라면 원하는 장소에 주차를 하고 나만의 잠자리를 만들 수 있다. 바다가 지겹다면 산으로 가도 된다. 한라산 자락을 따라 잘 보존된 자연 생태계가 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이 역시 좋은 차박지다.

제주도는 차박에서 나온 쓰레기를 처리하기도 용이하다. 각 마을 어귀에 분리수거장을 운영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역시 이곳에서 처리가 가능하다. 만약 제주도에서의 차박을 준비 중이라면 이런 정보를 미리 숙지하고 떠나는 것이 좋다. 때때로 공중화장실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공용 전기를 훔쳐다 쓰는 일명 도전(도둑전기)하는 이들이 목격되기도 한다. 아직 우리나라의 차박 문화는 태동기다. 소수만의 문화에서 다수가 즐기는 주류 문화로 변신 중이다. 차박을 하기 전 가장 중요한 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제주도 추천 차박지

새별오름 –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억새풀과 그 뒤로 펼쳐진 제주의 푸른 바다 그리고 눈으로 뒤덮인 한라산을 보면 자연에 압도당한 기분이 느껴진다. 주차장이 넓게 펼쳐져 있을 뿐 아니라 화장실까지 갖춰져 있다. 다만 주변에 식당이나 편의점과 같은 시설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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