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옵션삭제 편법 부추긴다
내년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옵션삭제 편법 부추긴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12.16 10:00
  • 조회수 2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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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 RWD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 RWD

내년부터 전기차 구매시 지급 받는 보조금 기준이 조정된다. 지난 9일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보조금을 100% 지급 받는 차량은 현행 6000만원 미만에서 5500만원 미만으로 줄어든다. 50%만 지급받을 수 있는 범위 역시 9000만원 미만에서 8500만원 미만으로 각각 500만원씩 내려갔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판매하는 전기차 가격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보조금에 맞춰 가격을 조정한다. 실제로 테슬라, 벤츠, 현대기아 등 국내외 제조사들은 보조금 상한선을 의식해 5900만원대로 가격을 책정한 바 있다. 보조금을 100% 지급 받을 수 있다는 자체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위부터 아래로)제네시스 GV60,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위부터 아래로)제네시스 GV60,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문제는 옵션을 뺀 기본 가격이 보조금 기준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요 옵션을 빼고 기본가격만 5499만원에 맞춰 놓고 실제 옵션을 추가한 가격은 6000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일종의 편법이다. 보조금 상한선이 낮아짐에 따라 전기차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는 4695만원부터 5455만원에 판매한다. 보조금이 조정되더라도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EV6와 제네시스 GV60은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 EV6 롱레인지 어스와 GT트림의 경우 각각 5595만원과 568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보조금 100%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네시스 GV60 역시 5990만원부터 시작해 내년부터는 보조금을 50%만 지급 받을 수 있다. 이를 회피하려면 부품 가격이 비싼 ACC 같은 안전장비를 옵션을 돌려 기본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수입차 업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순수전기 SUV EQA를 국내 출시하면서 5990만원에 책정했다. 공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소비자의 큰 관심을 얻었다. 내년 보조금 기준이 변경되면 가격 인하를 단행할지는 미지수다.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우디 Q4 e-트론과 폭스바겐이 국내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ID.4의 가격에도 관심이 모인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아직까지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전기차 가격이 10~20%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EQ EQA
메르세데스-EQ EQA

테슬라 모델3는 내년부터 보조금 50%만 지급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델3는 올해 보조금 기준이 정해지자 롱레인지 모델의 가격을 인하해 5990만원에 판매한 바 있다.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 롱레인지 트림은 7월부터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가장 저렴한 스탠다드레인지플러스의 가격은 6059만원으로 인상했다. 내년부터 판매가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롱레인지는 7000만원 전후의 가격표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올해 800만원에서 내년 700만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역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자동차 시장은 다양한 전기차 출시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보조금 여부에 따라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유호빈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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