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시승기④] 니로 전기차 아닌 하브 샀다고..또 호구됐나?
[롱텀시승기④] 니로 전기차 아닌 하브 샀다고..또 호구됐나?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03.05 09:00
  • 조회수 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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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올 뉴 기아 니로
디 올 뉴 기아 니로

올해 초 2세대 기아 니로 구매를 고려할 때 주변에서 전기차를 추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보조금이 더 줄어들기 전인 올해 빨리 구매해야 조금이라도 더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취지였다. 얼리어답터 기질을 갖고 있는 필자도 전기차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테슬라 모델3를 비롯해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을 시승했을때 만족도 역시 상당했다. 하지만 전기차를 구매하기엔 여러가지 제약이 많았다.

출고 대기

가장 큰 걸림돌은 출고 대기다. 최소 1년에 달하는 대기를 거쳐야만 전기차 출고가 가능한 상황이다. 장기렌트라는 방법이 있긴 했다. 대규모 렌트카 업체들은 전기차 재고가 상당해 직접 견적을 받아보기도 했다. 르노 조에, 푸조 e-208 과 같은 전기차들은 바로 인도받을 수 있었지만 주행거리가 너무 짧고 보조금 기준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빨라야 3월이 되야 출고가 가능했다.

너무나 높은 차량 가격

아이오닉5 롱레인지 가격표
아이오닉5 롱레인지 가격표

차량 구매시 고려하고 있던 가격대는 취등록세를 제외하고 3500만원 내외였다. 그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3500만원 이하로 살 수 있는 전기차는 르노 조에, 쌍용 코란도 이모션 정도가 전부다. 두 차량 모두 주행거리가 300km 초반대에 머문다. 최근 급속충전기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최소 400km를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400km를 넘게 가는 쉐보레 볼트 EV 역시 정확한 출고 시점을 알 수 없었다. 이미 사전계약자도 상당했다. 지금 생각하면 쉐보레 볼트EV, EUV는 3500만원대 사정권이 들어온다. 아쉽지만 결정은 끝났다. 

결국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량은 4000만원 후반대는 되야 구매가 가능했다. 모델3는 올해 들어 가격이 올라(6979만원) 거들떠 보기도 힘든 수준이 됐다. 보조금을 받아도 6000만원대다.

충전 인프라

나란히 충전 중인 기아 니로EV와 쏘울EV
나란히 충전 중인 기아 니로EV와 쏘울EV

사실 전기차 구매에 발목을 잡은 것은 충전 인프라 이유도 있다. 최근 충전기가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카쉐어링으로 전기차를 이용했을 때 문제가 된 것은 충전이다. 충전기도 늘어났지만 작년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하면서 자리 싸움도 치열해졌다. 내비게이션에 충전기가 남아있다는 정보를 보고 도착하면 이미 가득 차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충전기가 고장난 경우가 일쑤였다.

‘집밥(집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만 있으면 외부에서는 충전할 일이 없다’는 주변의 조언도 있었다.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도 완속 충전시설이 있지만 주차 공간이 부족해 항상 전기차가 아닌 일반 차량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집밥은 사실상 단독주택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건축한지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서는 주차 자리를 찾는 것 부터가 쉽지 않다.

점점 축소되는 전기차 충전요금 지원
점점 축소되는 전기차 충전요금 지원..올해 여름부터는 할인이 종료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전기차 구매는 다음으로 미뤘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사이에 위치한 하이브리드를 선택했다. 리터당 20km가 넘는 연비가 어렵지 않게 나오는 니로의 기름 값은 전기차 충전 요금보다 저렴할 수도 있다. 올해 7월부터는 전기차 충전 할인 혜택이 완전 종료된다. 급속 충전기를 기준으로 kWh당 400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기름값 역시 많이 올랐지만 니로의 연비는 상당하다. 유지비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디 올 뉴 기아 니로
디 올 뉴 기아 니로

아쉬움을 머금고 니로의 다음 차는 전기차로 정했다. 물론 아직 한참 먼 이야기다. 당분간은 니로와 즐거운 첫차 라이프를 즐길 계획이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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