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승] 역시 BMW 민첩한 몸놀림 i4..돋보이는 6천만 원대 가성비
[최초시승] 역시 BMW 민첩한 몸놀림 i4..돋보이는 6천만 원대 가성비
  • 전우빈
  • 승인 2022.03.31 09:00
  • 조회수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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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성능과 민첩한 몸놀림, 1회 충전으로 429km를 갈 수 있는 6000만 원대 전기 스포츠 세단
BMW i4

BMW는 지난 1975년 3시리즈를 선보인이래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등과 함께 프리미엄 D 세그먼트를 대표하는 모델로 꼽힌다. 그 중 3시리즈는 BMW가 자랑하는 ‘운전의 재미’를 꽉꽉 채운 모델이다. 뛰어난 운동 성능으로 D 세그먼트 스포츠 세단 하면 3시리즈를 모법답안으로 꼽는다.. 비엠더블유는 이런 3시리즈를 바탕으로 쿠페 라인업인 4시리즈를 2013년 선보였다. 3시리즈 운동 성능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멋을 더한 4시리즈는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얻었다.

현재 4시리즈는 2세대가 판매 중이다. 비엠더블유가 파격적인 디자인을 시도하면서 외관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지만 운동 성능에 대해서는 '역시 BMW야'라며 호평을 한다. 지난 28일 비엠더블유가 공개한 i4는 4시리즈 차체를 기본으로 제작한 브랜드 최초 순수전기 그란쿠페(4도어 쿠페)다. 출시 전부터 대용량 배터리 장착과 운전의 재미를 보여줄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본 i4는 생각 외로 거대한 키드니 그릴이 잘 어울렸다. 눈에 익어서인지 현행 4시리즈나 콘셉트 카인 i 비전 다이내믹스를 처음 볼 때만큼 충격은 없었다. i4 외관은 4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 전기차 특징인 막힌 그릴과 공기 흡입구를 제외하면 똑같다. 그릴 한 가운데로 번호판이 지나간다. 파란색 번호판이 시선을 분산해준 덕분에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번호판 위로는 ‘i’ 배지를 달았다. 시승차는 트림은 e드라이브40 M 스포트로 후륜구동 기본형이다. 헤드램프는 LED가 장착된다. e드라이브40 M 스포트 프로 이상부터는 레이저 라이트가 탑재된다.

19인치 에어로다이내믹 860M 휠

측면도 일반 4시리즈와 흡사하다. 긴 보닛과 짧은 트렁크 등 패스트백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다. e드라이브 40 트림에는 19인치 에어로다이내믹 860M 휠이 장착된다. 비엠더블유 스탠다드 휠과 비교해 항력 -5%, 무게 -10kg, 주행거리 +10km(WLTP 기준) 등 전기차에 맞게 새로 설계했다. 전기차 휠은 주행거리 증가를 위해 공기역학을 고려한 특유의 디자인을 많이 사용한다. 860M 휠은 그렇지 않다. 고성능인 M50 트림에는 19인치 더블스포크 휠(861M)이 장착된다.

i4 문손잡이
5시리즈 문손잡이

문손잡이도 매끄럽게 처리했다. 차체보다 튀어나오지 않아 디자인과 공기역학 부분에서 이점을 보인다. 문을 열어 당길 때는 기존 방식보다 힘을 더 사용해야 해 살짝 불편하다. 손톱이 길거나 네일아트를 했다면 곤란할 수도 있겠다. 뒤 범퍼 하단은 배기구를 없애고 디퓨저로 처리했다. 내연기관 모델보다 자연스럽고 좀 더 공격적으로 보인다.

차량 그래픽에도 깜빡이가 작동한다

실내는 일반 4시리즈보다 나은 구성을 보여준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14.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엮었다. iX에서 먼저 선보인 디자인이다. 큼직한 계기반은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테마를 변경한다. 햇빛 가리개가 없어도 시인성은 좋으나 먼지가 잘 붙는 단점이 있다. 센터 디스플레이도 널찍하고 그래픽이 깔끔해 보기 좋다. 또 방향지시등이나 비상등 점멸 시 디스플레이 안 차량 그래픽에도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깜빡이가 들어온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공조기는 디스플레이 하단에 마련했다. 터치식이다. 온도 조절은 바로 가능하다. 바람세기나 방향은 냉난방 시스템 메뉴에 들어가서 조절해야 한다. 번거로울수 있겠다.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송풍구와 오디오 조작부가 있다. 오디오 조작은 터치처럼 보이지만 누르면 ‘딸깍딸깍’ 피드백을 준다.

1열에는 스포츠 시트가 장착된다. 시승차에 적용된 인테리어 컬러는 코냑이다.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좀 더 밝다. 흰색 계열이 부담스럽다면 코냑을 추천한다. 재질은 인조 가죽이다. 천연 가죽은 e드라이브40 M 스포트 프로 이상부터 적용된다. 시트에 대해 큰 호불호가 없는 BMW답게 부족함이 없다. 코너에서도 몸을 잘 지탱해주고 허벅지 익스텐션도 갖췄다. 신장 195cm, 체중 100kg가 조금 넘는 기자가 앉으니 시트가 꽉 찼다. 불편하지는 않지만 넉넉한 느낌도 없다. 헤드룸은 의외로 손가락 한 개 정도 여유가 있다. 참고로 반도체 수급 지연으로 e드라이브 40 모델 초기 물량 중 150대는 수동 조절식 시트가 적용됐다. 시승차도 수동 조절 시트다. 비엠더블유는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되면 자동 조절 시트를 모든 모델에 장착해준다는 방침이다.

2열 공간은 부족하다. 평균 남성 신장을 가진 기자에 맞춰 1열을 조절해도 좁다. 배터리가 아래 깔려 있어 2열 바닥이 살짝 올라와 있다. 앉으면 허벅지가 좀 뜬다. 센터 터널도 마찬가지다. 패스트백 디자인이 적용돼 헤드룸도 1열보다 낮다. i4가 지향하는 성격을 고려하면 다소 부족한 2열 거주성은 납득할 수준이다. 적재 공간은 기본 470L이며 2열 폴딩 시 최대 1290L까지 확장할 수 있다. 2열은 6:4 폴딩을 지원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아 전기차 특징 중 하나인 프렁크는 없다.

전원을 켜면 전자음과 함께 모터가 켜진다. e드라이브 40 트림은 싱글 모터로 후륜구동이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3.8kg.m를 발휘한다. 84kWh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으로 최대 429km(복합 기준)를 갈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5.7초다. 고성능인 M 50 트림은 앞뒤로 모터를 장착해 사륜구동이다. 전기모터가 두 개라 힘도 더 세다. 최고출력 544마력, 최대토크 81.0kg.m를 내뿜는다. 제로백은 3.9초. 배터리 용량은 e드라이브 40 트림과 같다. 1회 충전으로 최대 378km를 주행할 수 있다. i4와 많이 비교하는 테슬라 모델 3(퍼포먼스)는 주행거리 최대 480km, 제로백 3.3초다.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는 i4답게 싱글 모터 모델도 주행 내내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몸이 시트에 파묻히는 가속도 느낄 수 있었다. 비엠더블유는 i4를 설명하면서 동적 성능을 꽤 강조했다. 3시리즈 세단보다 무게중심이 53mm 낮고 50:50에 가까운 무게 배분, 더 넓어진 윤거(바퀴 사이 거리) 덕분에 코너를 날카롭게 공략한다. 2.1톤에 달하는 차체가 흔들림없이 코너를 돌아 나아가는 모습은 역시 BMW다웠다. 승차감은 기본적으로 탄탄하다. 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날 때 리바운드를 최대한 억제한다. 속도를 조금 높여 방지턱을 넘어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2열에 앉아 방지턱을 넘어봤다. 전방 상황을 알 수 있는 1열과 달이 2열에서는 탄탄보다는 딱딱하게 느껴진다. 잔 진동을 줄이고 흔들림 없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부드러운 승차감과는 거리가 멀다.  

i4는 적응형 회생제동을 포함해 총 4개의 모드를 제공한다. 적응형 회생제동은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이 주변 상황 및 교통흐름을 판단, 회생제동 강도 및 관성주행 여부를 조절한다. 쉽게 말해 알아서 회생제동량을 자동으로 결정한다. 변속 레버를 D에 놓으면 적응형 회생제동이 기본(다른 모드로 설정 가능)으로 사용된다. 같은 도로여도 앞차의 유무에 따라 회생제동 강도가 다르게 적용됐다. D 상태에서 기어를 왼쪽으로 밀면 B모드로 바뀐다. 이때는 회생제동이 가장 강하게 걸리며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현재 내가 어떤 회생제동 모드를 사용하는 지는 계기판 우측 파워 게이지 아래에 표시된다.

구동장치 및 차체 메뉴 아래 사운드 선택창이 있다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없어 상대적으로 도로 소음이 크게 들린다. i4는 그런 도로 소음도 최대한 차단했다. 전기차는 보행자의 안전과 청각적인 만족감을 위해 특유의 전자음을 사용한다. 대부분 브랜드가 비슷한 소리를 낸다. i4는 달랐다. 세계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와 공동개발한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을 기본 장착해 감성적인 면도 챙겼다. 스타트/스톱, 가속페달 조작 정도와 속도에 따라 음향 피드백이 다르다. 정교하게 작곡된 소리 덕분에 가속할 때 만족감은 배가 된다. M50 트림의 경우 M 전용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이 적용된다. 이런 전자음이 싫은 경우를 위해 사운드 적용 유무를 메뉴에서 쉽게 결정할 수 있다.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 해제 시 조용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BMW i4는 총 4개 트림으로 구성한다.  e드라이브 40 M 스포츠 6650만원, e드라이브 40 M 스포츠 프로 7310만 원, M50 8490만 원, M50 프로 8660만 원이다. 4개 모델 모두 국고보조금은 50%만 지원받는다. 서울시 기준으로 e드라이브 40은 국비 340만 원, 시비 97만 원을 M50은 315만 원과 90만 원을 받는다. 보조금을 모두 받으면 기본 모델의 경우 6000만 원 초반(서울 기준)에 살 수 있다.

 

i4는 BMW가 자랑하는 운동 성능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더해 더 재밌는 스포츠 세단으로 발전했다. 전기차 시대에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작사가 내세운 엔진 제작이나 출력, 변속기 등은 더 이상 강점이 아니다. 그래서 BMW는 운동성능에 집중했다. 경쟁 모델로 뽑는 테슬라 모델 3가 좀 더 멀리 가고 가속 성능도 조금 더 빠르다. 운전자가 차를 컨트롤하면서 느낄 수 있는 운전의 재미와 드라이빙 감성은 결코 모델 3가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이다.

 

한 줄 평

장점: 전기 스포츠 세단의 교과서, 싱글 모터 모델도 충분히 강력하다

단점: 다소 좁은 2열, 무거운 중량으로 모델 3에 뒤진 주행거리

전우빈 에디터 wb.jeon@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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