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상승,반도체 대란까지..차값 인상 카플레이션 러시
원자재 상승,반도체 대란까지..차값 인상 카플레이션 러시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5.18 09:00
  • 조회수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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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시작된 물가 상승세가 꺾일 기미가 없다. 지난달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다. 고물가 시대다. 자동차도 동일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 사는 차가 가장 저렴하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자동차 가격이 급등한다. 이런  현상을 두고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이라 부른다.

카플레이션의 시작은 2020년부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전세계를 덮치며 와이어링 하네스와 차량용 반도체 등의 부품이 제 때 공급되지 못했다.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니 차량이 제때 출고하지 못하고 1년 넘게 걸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사태로 이어졌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아직까지 난제로 남아있다. 올해 초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던 반도체 난은 2024년 이후에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급난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원자재값 급등이라는 새로운 시련이 닥쳤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네온, 팔라듐 등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더불어 세계 10위 와이어링 하네스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의 생산공장이 멈춰 섰다. 러시아 제재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도 카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쳤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신차 가격은 빠르게 상승했다.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의 경우 지난해 초 5990만원에서 세차례 가격을 인상해 현재 동일한 기능의 신차 가격이 7429만원이 됐다. 높아진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고는 기약이 없다. 지프 역시 올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랭글러의 경우 지난해 판매가보다 710만원씩 비싸졌다. 푸조 역시 e-2008 등의 가격을 400만원 인상했다. 국산차도 예외는 아니다. 연식 변경 혹은 완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가격을 올리고 있다.

기아 The 2022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그 어느 때보다 신차를 구입하기에 여건이 안 좋다. 가격 상승뿐 아니라 하염없이 1년 이상 기다려야하는 출고난에 중고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상당수다. 중고차도 사정은 여의치 않다. 신차 출고가 늦어지니 자연스럽게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되는 차량의 수도 감소한다. 내 입맛에 맞는 중고차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인기가 높은 중고차의 경우 신차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판매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신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인상은 결과적으로 자동차 수요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차량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구매 보류로 이어진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차량 가격 인상을 마냥 반기지 않는 이유다.

쉐보레 볼트 EUV
3천만원대 구매할 수 있는 쉐보레 볼트 EUV

전기차는 카플레이션을 주도하는 대표 주자다. 차량 가격의 30%를 차지하는 배터리 때문이다.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전기차 시대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차량 가격은 자연스럽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사용되는 부품의 수가 현저히 적다. 부품의 수가 적다는 것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은 러-우 전쟁으로 인해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인 니켈 값이 폭등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전기차 가격을 하락 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카플레이션의 끝을 예측하기 어렵다. 한 가지 희망적인 소식은 2분기를 기점으로 중고차 시세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플레이션으로 크게 올랐던 중고차 가격이 조정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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