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km 시승기] 실버층이 선호하는 렉스턴 스포츠 칸..이유가 있네
[1000km 시승기] 실버층이 선호하는 렉스턴 스포츠 칸..이유가 있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5.27 09:00
  • 조회수 9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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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50~60대 장년층이 렉스턴 스포츠를 구매할 이유가 확실하네’ 장거리 시승에 동승한 50대 중반 편집장의 한 마디다.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을 타고 서울을 출발해 경남 김해와 부근 관광지까지 2박3일간 장거리 주행을 했다. 1000km에 육박하는 대장정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올해 1~4월 신차 판매에서 60대 이상이 가장 많이 구입한 차량에 등극했다. 50대에서도 3위권에 오를 정도로 은퇴를 앞둔 장년층에게 인기다. 인기 이유는 연간 2만8500원에 불과한 자동차세 등 저렴한 유지비, 넉넉한 실내공간과 캠핑,차박에 최적인 넓은 적재공간 때문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을 가지고 장거리 주행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다. 뒤뚱거리는 프레임 바디에 1차선을 달리지 못하는 픽업트럭 아닌가. 예상과 달리 시승을 마치고 난 뒤의 피로감과 1차선 주행을 하지 못하는 단점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픽업트럭 1차로 주행은 항상 뜨거운 감자다. 명색의 자동차 전문기자를 자처하면서 차선위반을 할 수는 없는 법. 왼쪽과 오른쪽 차로만 기억하면 된다. 편도 2차로에서만 추월이 필요할 경우 1차선으로 진입할 수 있으며, 3차로 이상 도로에서는 1차로 진입이 불법이다. 2차선 이하 오른쪽 차로로만 주행해야 한다. 고속도로 4차선 주행 방법(1차로는 무조건 위반사항)까지 숙지하고 시동을 걸었다. 우선 마초적인 외관이 눈을 사로잡는다.

시승 모델은 ‘익스페디션’ 트림.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새롭게 추가된 최상위 트림이다. 핵심은 오프로더 감성. 차량 곳곳에 장식 이런저런 장식이 붙는다. 익스페디션을 보다 기본 모델을 보면 다소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시승차에는 한 짝에 30만원 정도 하는 쿠퍼사의 A/T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 온로드가 아닌 산길을 꼭 달려야 할 것만 같다. 오프로드의 왕이 될 상이다.

2박3일간 캠핑을 할 계획이라 성인 세 명이 탑승하고 촬영 장비 그리고 20여개 캠핑 용품을 적재함에 실었다. 물론 적재함에는 그물망을 덮었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 적재함 문은 ‘쾅’ 소리를 내며 떨어지듯이 열렸다. 자칫 손이 끼이거나 어린 아이가 다칠 수도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적재함을 열다가 놀랐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바짝 긴장하고 적재함을 열었다. ‘어라?’ 적재함이 부드럽게 열린다. 이것만 해도 만족스러운데 높은 적재함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차체 바닥에 리어 스탭을 마련했다.

쌍용자동차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쌍용자동차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적재함

20년 이상 픽업트럭을 만들어온 쌍용차는 세대를 거듭하며 진화했다. 노하우가 느껴지는 부분이 여러 곳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 적재 용량은 1262L다. 수치적으로는 그리 크지 않다. 위로 올려 쌓을 수 있어서 활용도는 높다. 적재함에 마련된 데크 후크를 활용해 짐을 꽉 붙들어 맬 수 있다. 다이나믹 5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된 시승차의 적재 중량은 500kg. 파워 리프 서스펜션을 선택하면 700kg으로 쑥 늘어난다.

오전 8시, 서울 중구를 출발해 경상남도 김해까지 가는 대장정이다. 경부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꽉 막힌다.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느리게 움직이지만 걱정은 없다. 1885mm의 전고가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높은 운전 포지션의 장점이다. 5405mm의 긴 전장이 부담스럽지만 운전이 어렵지 않다. 후측방 충돌 보조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적극적인 경고를 통해 운전자가 보지 못하는 후측방 상황을 알린다.

도로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속도를 올렸다. 2.2L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파워트레인은 여유롭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힘을 낸다. 저속에서는 넉넉한 토크를 바탕으로 원하는 속도까지 차를 올려놓을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R-EPS를 바탕으로 차선 중앙 유지 장비를 넣어줬다. 차선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는 실력이 출중하다. 장거리 주행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아쉬운 점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부재. 기본적인 크루즈 컨트롤만 지원한다. 기본적인 안전장비는 챙겼다. 긴급 제동 경보와 전방 추돌 경고 기능이 앞 차와 거리가 가까워질 때마다 큰소리로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준다.

아쉬운 점은 변속기와의 궁합. 6단 아이신 변속기는 코란도 스포츠때부터 사용해 내구성은 확인됐지만 변속의 로직이 아쉽다. 110km/h로 정속 주행할 때 갑자기 기어 단 수를 내리거나 갑자기 기어를 올려 힘이 빠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상황이 꽤나 자주 발생한다. 변속 로직만 좀 더 가다듬으면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는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안정감이 있는 승차감은 장거리 주행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준다. A/T 타이어를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모델보다 승차감이 한결 낫다. 노면의 잔진동은 고스란히 올라오지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은 적다. 온로드 타이어를 사용하면 더 안락한 승차감을 확보할 수 있다.

장거리 주행에서 숨은 조력자는 애플 카플레이다. 9.2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에 연결된 화면을 12.3인치 풀디지털 계기반으로 옮겨 올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없는 게 별로 불편하지 않다. 굳이 센터 디스플레이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전방을 응시한 채 눈만 살짝 아래로 내리면 경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2열에 앉은 동승자에게 승차감을 물었다. 코란도 스포츠 후기형을 회사차로 운용하고 있어 절대적 비교가 가능하다. 가장 큰 차이는 공간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여유로운 무릎 공간과 뒤로 누운 시트 덕에 편안하다는 의견이다. 아쉬운 점은 2열 USB 포트의 부재다. 2열 송풍구와 컵홀더가 포함된 센터 암레스트에 USB 포트가 없다. 결국 2열 승객이 모바일 기기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1열에서 선을 뽑아줘야 한다. 모바일 기기 충전이 필요한 장거리 주행에서 아쉬움이 크다.

커넥티드카 시스템인 인포콘을 적용한 점도 새롭다. 요즘처럼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 유용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동과 공조 조작을 할 수 있다. 미리 시동을 키고 공조기를 동작시켜 차 내부 온도를 낮춰 둘 수 있다.

2륜 기본 파트타임 4륜 구동이 적용된 렉스턴 스포츠 칸 복합연비는 10.2km/L다. 고속도로 정속 주행 연비는 대략 12km/L 내외가 나온다. 시내에서는 9km/L 정도다. 서울서 김해까지 360.7km를 왕복하고 1000km를 주행했을 때 계기반에 표시된 연비는 10.2km/L다. 중간에 추월을 위한 가속을 여러번 진행해 연비 운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연비 운전을 했다고 10% 정도는 더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 큰 덩치를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쌍용차에게 꼭 필요한 모델이다. 경쟁 수입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무기다. 여기에 갖가지 편의안전장비와 단점을 개선한 상품성은 렉스턴 스포츠 칸을 선택할 이유를 분명하게 한다. 일상뿐 아니라 레저 활동에 자주 사용할 것이라면 렉스턴 스포츠 칸은 최적의 선택지다.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것은 덤이다.

한 줄 평

장점 : 편의장비 듬뿍 달린 상품성과 생각보다 뛰어난 승차감

단점 :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는 고속에서 변속 로직 개선이 필요하다

쌍용자동차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인스페디션

엔진

L4 2.2L 디젤

변속기

6단 자동변속기

구동방식

4WD

전장

5405mm

전폭

1950mm

전고

1885mm

축거

3210mm

공차중량

2175kg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

복합연비

10.2km/L

시승차 가격

4569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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