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하드웨어 둘 다 잡고 간다..현대기아 전동화 착착 진행
S/W, 하드웨어 둘 다 잡고 간다..현대기아 전동화 착착 진행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10.25 09:00
  • 조회수 1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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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S/W 강화한다
현대차 S/W 강화한다

전기차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동력장치인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제어하는 실력 차이가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다.

이런 IT 개발의 문외한이었던 자동차 회사들은 최근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쓴다. 현대차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신차에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넣고 있지만 업계 선두 주자 테슬라와 직접 경쟁을 하기엔 아직 부족해 보인다. 최근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술 및 비전을 발표했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 어떤 차량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내놨다.

15인치 디스플레이는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모니터의 역할을 동시에 한다
15인치 디스플레이는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모니터의 역할을 동시에 한다

우선 전기차 소프트웨어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테슬라를 살펴봤다. 테슬라는 증권업계에서 자동차 기업이 아닌 IT기업으로 분류할 정도로 기술 수준이 놀랍다. 간단한 무상수리 등과 같은 정비는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고 OTA(Over The Air,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할 수 있다.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인 FSD(Full Self Driving) 소프트웨어는 차량 구입 시점에 선택하지 않아도 추후 구매할 수 있다. OTA를 통해 해당 기능이 활성화된다. 미국 현지에서는 월 구독 방식으로 판매한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과 같은 영상 매체를 차량 디스플레이를 통해 볼 수 있다. 충전 시간을 보내거나 차박, 캠핑 등을 할 때 꽤 쓸모 있는 기능이다. 사용자 불만을 접수해 센터 디스플레이 구성도 쉽게 바꿀 수 있다. 차량 안에 비상등을 제외하고 별다른 버튼이 없는 테슬라 차량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모든 기능을 제어한다. 와이퍼도 디스플레이 터치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이러한 UI 구성을 쉽게 바꿔 항상 새 차를 타는 듯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현대차는 아직 소프트웨어 기술로 승부하기보다는 내외관 인테리어, 승차감 등 하드웨어 기술에서 승부를 본다. 해당 부분들은 세계 최정상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는 세계 각국의 저명한 자동차 상을 휩쓸고 있다. 긴 휠베이스를 앞세워 넓은 실내 공간을 창출하거나 테슬라보다 더 낮은 공기 역학 계수를 기록하기도 한다.

소프트웨어는 아직까지 답도 상태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작년 출시한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이 대표적이다. 간단한 무상 수리도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하고 흔한 OTT 서비스조차 아직까지 제공하지 않는다. OTA 서비스 적용 범위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그친다. 올해 출시한 아이오닉 6를 통해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내놨다. 전기차 통합 제어 장치, 서스펜션,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 에어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의 기능을 OTA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러한 기술을 전기차, 내연기관 차량을 구분하지 않고 적용해 회사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 12일 발표에서 “2025년 판매하는 모든 차량에 OTA 기술을 넣어 신차를 타는 느낌을 제공할 것”이라는 포부를 내놨다. 테슬라를 의식한 듯한 것으로 보인다. 블루링크, 기아 커넥트, 마이 제네시스 앱 활용성을 더욱 끌어올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대 E-GMP
현대 E-GMP

이번 발표에서 하드웨어도 주목할 만하다. 전기차 플랫폼에 관한 언급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갖고 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E-GMP 하나다. 대부분 자동차 업체 역시 하나의 플랫폼으로 여러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을 내놓는다.

당초 업계에서는 “2세대 E-GMP 플랫폼을 개발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뤘다. 이번에 내놓은 플랫폼 계획에는 2세대 E-GMP가 아닌 eM 플랫폼과 eS 플랫폼이다. eM 플랫폼은 승용 전용이다. 해당 플랫폼이 적용된 신형 전기차는 E-GMP 기반 전기차보다 1회 완전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 이상 상승한다. 국내 인증 기준 8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2025년 이후에는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PBV
기아 PBV

eS는 PBV 차량 기반이다. 파생 모델인 니로 플러스, 레이 1인승과 달리 전용 플랫폼 모델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기아는 화성공장 내에 PBV 공장을 설립하고 2025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연간 15만대 규모다. 아직까지 자동차 업계에서 PBV 전용 공장 신설을 밝힌 브랜드는 기아가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전기차 제어기 수를 줄이는 통합형 제어기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7월 제어기 분야별로 나뉘어 있던 연구 인력을 하나의 부서로 통합해 차량제어개발센터를 신설한 바 있다. 제어기가 분야 별로 나뉘어 있으면 기능 업그레이드를 위해 각각의 제어기를 개별로 수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현대기아 차량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빈도가 낮고 불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어기를 통합해 보다 더 쉽고 빠른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진다.

이번 발표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계획은 다소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발표로 이런 의구심을 모두 상쇄해버렸다. 전동화 전환은 ‘자동차’라는 틀을 깨야만 발전이 있을 수 있다. 기존 업체들은 틀을 바꾸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여 있다. 그래서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계획이 더욱 반갑다. 내연기관 분야에서는 글로벌 업체들을 따라가기 급급했던 현대차지만 전기차 시대에서는 글로벌 리더로 우뚝 설 기회를 잡은 것이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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