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중국 전략 전기차 돌연 광주로 U턴..속 사정은
기아, 중국 전략 전기차 돌연 광주로 U턴..속 사정은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10.18 09:10
  • 조회수 7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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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광주 공장 전경
기아 광주 공장 전경

기아가 광주 공장에서 신형 전기차를 생산한다. 내수뿐 아니라 중국 수출 전략차다. 대신 기아 중국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기아 측은 경영설명회에서 “2027년 전까지 광주 공장에서 친환경차 생산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바 있다. 기아는 장기화한 노조 단체 협상용 카드로 이러한 계획을 뒤집고 신형 전기차를 광주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기아 국내 공장은 화성, 광명, 광주에 거점을 두고 있다. EV6, 니로 EV 등 전기차 라인업 대부분은 화성 공장에서 생산한다. 광명 공장에서는 대형 SUV 전기차 EV9 생산이 예정된 상태다. 지금 개발에 한창인 EV9은 휠베이스가 3100mm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지난 9월부터 EV9 생산 설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아차 봉고3 EV
기아차 봉고3 EV

광주 공장에서도 1톤 상용 봉고 EV를 생산한다. 단종된 쏘울 EV도 생산한 바 있다. 다만 전기차 전용 생산을 위해 전용 라인 설비를 진행한 화성, 광명과는 수준이 다른 셈이다. 이번 노사간 합의로 광주 공장에서도 전기차 전용 라인 설비를 신설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 E-GMP
현대차그룹 E-GMP

광주에서 생산이 예정된 전기차 코드명은 ‘OV’로 알려진다. 아이오닉 3로 알려진 현대차 ‘OE’와 형제 차량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전기차다. 사실상 EV4이라는 가칭이 붙었다. 크기가 작은 저가형 전기차로 시작 가격을 3000만원대에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급 가속화를 담당한 모델이다. 아직 상세한 모델 정보는 공개된 바 없다. 소형 SUV급 차체 사이즈에 준중형 SUV급 휠베이스를 갖고 있다는 정보만 흘러나온 상황이다. 차체 사이즈를 줄인 만큼 무게가 가벼워져 주행거리를 늘리고 최근 현대차그룹이 확충하고 있는 신형 소프트웨어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해당 모델은 중국 기아 공장에서 생산이 예정됐다. 현재 기아는 중국에 옌청 2,3 공장을 운영 중이다. 기아의 중국 첫 공장이었던 옌청 1공장은 판매 부진이 거듭되자 생산을 접고 2021년부터 기아의 중국 합자사인 위에다 그룹의 전기차 위탁생산 공장으로 전환됐다.

기아 중국 새 합자사로 중국시장 재도약
기아 중국 새 합자사로 중국시장 재도약

중국에서 2016년 65만대 판매를 기록했던 기아는 작년 12만7005대까지 떨어졌다. 중국 브랜드들의 상품성과 가성비가 워낙 좋아지면서 기아가 앞세웠던 가성비 전략이 더이상 통하지 않아서다. 자본력을 앞세워 기술 개발을 펼친 중국 기업들의 상품성을 따라가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17년 중국 사드보복까지 이어졌다.

그룹 내부에서도 사드 여파보다는 경쟁력 하락을 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도 기아와 마찬가지로 중국내 공장을 철수하는 분위기다. 베이징 1공장을 철수한데 이어 충칭공장도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OV’는 유럽을 겨냥한 모델이기도 하다. 유럽은 국내, 미국과는 달리 소형차가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내연기관 시대에 이어 전동화 시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폭스바겐 ID.3, 르노 조에, 푸조 e-208 등 다양한 소형 전기차들이 시장에 즐비하다. 유럽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좋은 평가를 연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현대기아 전용 전기차들은 유럽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이즈보다 크다는 것이다. 기아 ‘OV’ 모델을 비롯해 형제 모델 현대차 ‘OE’(가칭 아이오닉3)개발을 서두르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소형 전기차까지 출시해 라인업을 넓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위치를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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