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2열 가족이 즐겁다면…볼보 S90 B6 AWD
[시승기] 2열 가족이 즐겁다면…볼보 S90 B6 AWD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12.09 09:00
  • 조회수 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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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하다'는 말은 해석에 따라 긍정이 될 수도, 부정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애매하다'는 의미로 받아 들일 수도 있지만, 모난 곳 없이 완벽하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볼보 준대형 세단 S90이 그렇다. 합리적인 가격에 큰 덩치, 프리미엄 인테리어와 소재, 풍부한 편의안전장비를 모두 갖췄다. 눈을 사로잡을 한 방은 없지만, 이만하면 됐다. 더 이상 바랄게 없다. 4인 패밀리 세단으로 뭘 더 바랄까 할 정도다.

볼보 디자인은 한결같다. 2020년 부분 변경을 거쳤지만 변화의 폭이 크지 않다.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토르의 망치, 아이언 마크 그릴 등을 그대로 유지한다. 수 많은 브랜드들이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3~4년 마다 풀체인지 수준의 부분변경을 단행하는 것과 정반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보의 인기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판매량은 높아지고 있다. 비결은 완성도다. 부분 변경과 연식 변경 등을 거치며 부족한 부분을 다듬었다. 더 이상 손 댈 곳이 없을 정도다.

부분 변경을 거친 S90의 가장 큰 특징은 긴 휠베이스다. 기존에는 최상위 모델인 T8만 롱휠베이스로 판매했다면, 지금은 S90 전 모델이 긴 휠베이스를 자랑한다. 축거가 무려 3060mm다. 사실상 대형 세단 크기다. 

넓은 공간은 온전히 2열에 할애했다. 이른바 회장님 자리라 불리는 조수석 뒷자리는 호화 장비로 넘쳐난다. 모든 좌석의 창문을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것은 물론 2열 유리에 마련된 전동식 선블라인드 조작도 원터치다. 후면 전동식 선쉐이드와 파노라마 선루프도 VIP 입맛대로 조절할 수 있다. 2열에 앉은 채 조그 다이얼을 까딱이면 조수석 의자를 앞으로 밀어 낼 수도 있다.

다리를 꼬고 앉아도 1열에 발이 닿지 않는다. 독립 좌석 별 온도 조절을 비롯해 모든 시트에서 열선과 통풍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놀랍다. S클래스, 7시리즈 등 쟁쟁한 F세그먼트 세단과 비교해도 편의장비만큼은 빠짐이 없다. 심지어 요즘은 보기 힘든 재떨이도 있다.

1열은 연식 변경을 거치며 인포테인먼트 개선이 이뤄졌다. 12.3인치 계기반과 9인치 디스플레이에는 티맵, 플로, 누구 등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맞물린다. 더 이상 조악한 내비게이션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다소 작은 것만 빼면 불만이 사라진다. 말끔한 UI의 티맵이 든든한 코드라이버 역할도 한다.

게다가 맵인 클러스터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연동도 가능해 전방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목적지를 찾아 갈 수 있다. ‘아리야’를 부르면 똑똑한 음성인식 시스템이 활성화 된다. 공조기 조작, 목적지 입력, 음악 재생 등 수 많은 기능을 말만으로 제어 할 수 있다.

가령 ‘아리야’를 외치고 “최신 노래를 틀어줘”라고 요청하면,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이 차량 내부를 훌륭한 음악 감상실로 만든다. 나무 장식과 나파 가죽 마감, 그리고 오레포스 크리스탈이 어우러진 실내는 더 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고급 라운지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다.

B6에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B5와 다른 점은 출력과 구동 방식이다. 최고출력이 250마력인 B5와 달리 B6는 무려 300마력의 힘을 낸다. 최대 토크는 42.8kg.m다. 이것만으로 충분하지만 효율을 높이고 가속력을 보조하기 위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얹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어 달려보니 이전보다 터보렉이 많이 줄었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14마력, 4.1kg.m) 보조와 더불어 엔진에 전기식 슈퍼차저가 더해진 결과다. 초반 가속시 부드러운 출발에 빠른 응답성과 넉넉한 가속감을 선사한다. 무려 2톤에 육박하는 거대한 덩치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까지 단 6.6초가 필요하다. 최대 속도가 180km/h로 제한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일반적으로 앞 바퀴만 굴리는 볼보지만 B6는 다르다. 네 바퀴 모두 구동한다. 눈길이나 빗길 등 접지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든든한 주파력을 자랑한다. S90은 오묘한 승차감을 가지고 있다. 과속 방지턱이나 불규칙한 노면을 지날 때는 굉장히 부드럽지만, 잔 진동을 완벽하게 걸러내진 않는다. 단단한 서스펜션 특성과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모두 느껴진다.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에는 인테그랄 링크가 적용돼서다. 인테그랄 링크는 기본적으로 멀티 링크 구조지만 가로로 리프 스프링이 추가해 탄탄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준대형 세단에 걸맞지 않는 엔진 진동과 소음이다. 편안한 구성의 실내와 동떨어진 질감이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소음과 진동이 거슬린다.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을 덜어내고 전기모터를 심으면 완성형에 가까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스친다.

20인치 휠을 장착한 S90 B6 연료효율은 리터당 9.9km.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사용했음에도 연료효율이 눈에 띄게 높지 않다. 풀 하이브리드가 아니지만 특이하게 2종 저공해 인증을 받았다. 공영 주차장 할인, 남산 1, 3 호 터널 혼잡통행료 면제(지자체별 상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안전의 대명사답게 운전자 주행보조 장비는 빠짐이 없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한 차선 중앙 유지 장비, 사각지대 경보 장치 등이 적용되어 있다. 베테랑 운전사를 태운 듯 부드러운 가감속과 차선 유지 실력을 갖췄다.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은 탈수록 ‘무난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는 살짝 기대에 못미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대를 감안하면 볼보는 지나치게 매력적이다. 그래서일까. 볼보를 시승하고 나면, 자꾸 견적서를 들여다 보게 된다. 미래의 내 가족을 생각해서일까?

한 줄 평

장점 : 7천만원대 럭셔리 수입 세단 중 2열 공간, 편의장비는 최상급이다

단점 : 소형부터 대형까지 똑 같네..파워트레인 어떻게 안 되겠니

볼보 S90 B6 AWD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엔진

L4 2.0 가솔린 터보 +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전장

5090mm

전폭

1880mm

전고

1450mm

축거

3060mm

공차중량

1980kg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kg.m

복합연비

9.9km/l

시승차 가격

735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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