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역대급 럭셔리 7세대 그랜저..8단변속기 아쉽네
[시승기]역대급 럭셔리 7세대 그랜저..8단변속기 아쉽네
  • 임정환
  • 승인 2023.03.25 09:00
  • 조회수 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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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1세대 그랜저 V6 3.0L
현대자동차 1세대 그랜저 V6 3.0L

1986년 처음 국내에 등장한 현대차 그랜저는 '성공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며 25년 동안 7번의 진화를 해왔다.
국산 고급차 자동차 역사를 관통한 셈이다. 잠시 에쿠스, 다이너스티 등에 현대차 기함을 내준 적이 있지만 ‘그랜저’가 가지는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7세대 그랜저를 처음 보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한 줄 디자인이다. 이는 MPV 스타리아에서 먼저 선보였다. 그래서일까. 기함인 그랜저가 승합차인 스타리아를 닮았다고 느껴지는 것은 기시감 효과일 것이다.  

전면은 그릴 요소를 제외하면 보닛을 포함한 전면부가 마치 하나의 덩어리로 연결된 듯 하다. 한 줄로 길게 뻗은 주간주행등은 앞으로 현대차 패밀리 룩이 될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이다. 하단에 헤드램프와 합쳐져 있는 파라메트릭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과 함께 차를 더 넓어 보이게 한다. 중앙에 자리잡은 큰 현대차 엠블럼은 다소 부담스럽다.

1세대 그랜저의 독특한 오페라 글래스가 헤리티지로 반영되어있다.
오토 플러시 도어핸들은 가까이 다다가면 튀어나오지만 반응이 조금 느리다.

측면은 그랜저가 현대차의 기함이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다. 보닛부터 트렁크까지 이어진 측면 라인과 1세대 그랜저에서 볼 수 있었던 독특한 C필러 유리창을 오마주했다. 25년이 넘는 역사의 해리티지를 지금에 맞게 복원한 부분이다.

 

가까이 가면 튀어나오는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 덕분에 측면은 더욱 매끈해 보인다. 휠은 20인치다. 5m가 넘는 전장과 2.9m에 가까운 휠 베이스 때문인지 적당하게 느껴진다.

범퍼의 파팅라인부터 시작되어 트렁크 끝단을 감싸는 라인이 인상적이다.

후면 또한 둥글게 말려있는 하나의 덩어리를 보는 듯 하다. 램프도 한 줄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하단에도 가로선으로 센서와 램프들이 자리를 잡아 넓고 안정적이다. 범퍼 파팅 라인부터 시작하여 리어램프를 끊어내고 트렁크 끝단을 감싸는 라인이 눈에 띄는데, 이 라인을 중심으로 트렁크 끝단이 살짝 치켜 올라가 덕분에 밋밋하지 않고 깔끔하게 정리가 됐다.

1세대 그랜저를 오마주한 스티어링 휠
엠비언트 라이트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시선이 잘 가지 않는다.

실내는 가장 먼저 1세대 그랜저 스티어링 휠을 오마주한 스티어링 휠이 눈에 띈다. 각종 기능에 따라 혼커버 중앙부에 위치한 LED가 빛을 내며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것도 재미있다. 센터페시아는 각종 장비가 호화스럽게 들어가 있다.

 

조금 더 젊어진 느낌이다. 아이오닉5와 같은 방식의 변속노브가 채택되어 훨씬 더 넉넉한 수납공간을 배치했다. 엠비언트 라이트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여전히 소극적이다. 특히 디스플레이 옆은 특정 조건에서만 작동하는데 시선이 잘 가지 않을 뿐더러 평상시 보기가 힘들다.

보스 사운드 시스템은 14개의 스피커로 구성되어있다.
중앙에 위치한 무선 충전기는 휴대폰을 넣고 빼기에 상당히 용이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상당히 직관적이다. 현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처음 차량을 운전하더라도 사용이 어렵지 않다. 반응 속도도 빠른 편이다. 보스 사운드 시스템은 14개 스피커로 작동하는데 차급 대비 상당한 음량을 보여 준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이 가능하지만 애플 카플레이 등을 유선으로 지원하는 건 아쉽다.  

 

운전석 시트는 마사지 기능이 더해졌다. 장거리 운행시 피로감을 줄여준다. 또한 시트 각도의 조정 폭이 넓어 상당히 편하다. 세로선으로 촘촘히 박혀 있는 스티치 때문인지 시트는 조금 탄탄한 편이다.

중앙 암레스트에는 오디오 및 2열 리클라이닝을 위한 버튼들이 있다.
2열 통풍시트를 지원한다.

2열은 더 길어진 휠베이스 덕분에 광활하다. 키 183cm의 기자가 앞 뒤로 앉아도 다리를 꼬고 있을 수 있을 정도로 넓다. 헤드룸도 천장을 깊게 파 놓아 주먹 한 개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롭다. 2열 시트는 리클라이닝과 열선,통풍을 제공해 쇼퍼 드리븐으로 모자라지 않다.

전동식으로 열리는 트렁크 공간은 넉넉하다. 길게 끌고 온 루프라인 때문에 트렁크 입구는 위 아래로 좁아졌지만 공간은 상당히 넓다. 골프백 3개는 무난히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시승한 그랜저는 3.5L V6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전륜 기반 4륜구동 파워트레인이다. 3.5L 스마트 스트림 엔진은 정숙성이 상당히 좋다. 높은 차체 방음 처리로 전기차 같은 NVH를 보여준다. 300마력 36.6kg.m의 토크는 고배기량 자연흡기답게 초반부터 풍부하게 터져나온다. 터보가 아니라서 더욱 부드럽다. 

8단 자동변속기 셋팅이 아쉽다. 연비를 위해 주로 회전수를 낮게 가져가려 하는데 종종 너무 낮게 가져가 답답한 상황이 연출된다. 가속페달을 깊게 가져가면 꽤 길게 변속기를 물고 있어 엔진 진동이 승객석으로 유입된다. 변속감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매끄럽지만 너무 헐렁해 제대로 엔진 출력을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느껴진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상당히 영리하다. 항속주행 시에는 거의 전륜구동이지만 조금이라도 가속페달을 깊게 밟거나 차가 요동칠 경우 바로 네 바퀴로 구동력을 분배하여 차량의 거동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준다.

서스펜션 세팅은 상당히 좋았다. 시승차는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있었는데 드라이브 모드 변경 시 변화폭도 큰 편이다. 컴포트모드 에서는 롤은 억제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 나긋한 세팅이다. 마치 에어서스펜션 차량과 흡사할 정도로 부드럽다.

 

그렇다고 차량의 거동이 불안하진 않다. 차량의 무게와 긴 휠베이스를 사륜구동 시스템과 조화롭게 잘 다스린다. 특히 방지턱과 같은 요철을 넘을 때 아주 깔끔하게 넘어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여전히 부드럽지만 확실히 더 꽉 조여진다. 상당 부분 독일차 느낌이 난다.

ADAS는 최상위 HDA2가 적용되어 있다. 정체구간에서 작동시 반응이 조금 답답하지만 전체적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능을 보여준다. 아울러 기존 토크 방식이 아닌 터치 방식의 스티어링 감지 시스템이 적용돼 장거리 ADAS를 사용할 때 훨씬 편했다.

 

그랜저는 3785만원부터 시작한다. 시승차와 같이 3.5L AWD 모델에 캘리그래피 트림을 선택하면 5700만원이 넘는다. 기존 더 뉴 그랜저 3.3L 풀옵션 모델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다. 덕분에 가격대로 경쟁을 하면 제네시스 G80 기본 트림, 기아 K9 중간 트림까지 가능해진다. 더구나 BMW 5시리즈, 아우디 A6와 같은 수입차도 손 안에 들어온다.

가격 상승폭을 뛰어넘는 호화로운 편의장비와 고급스런 인테리어, 넉넉한 실내공간을 감안하면 당분간 그랜저의 판매 질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줄 평

장점: 긴 휠베이스 효과..부드러운 승차감, 에어서스펜션 같아

단점: 급가속에서 여전히 헤매는 8단 자동 변속기

 

현대자동차 그랜저 3.5 AWD 캘리그라피

엔진

V6 3.5L 가솔린 자연흡기

변속기

8단자동

구동방식

사륜구동

전장

5035mm

전폭

1880mm

전고

1460mm

축거

2895mm

공차중량

1765kg

최대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6.6kg.m

복합연비

9km/L

시승차 가격

5710만원

 

임정환 에디터 jwh.l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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