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국산차 당일 수리 이제는 옛말…부품수급 왜 이러나
[현장] 국산차 당일 수리 이제는 옛말…부품수급 왜 이러나
  • 김태현
  • 승인 2023.03.09 09:00
  • 조회수 37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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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만큼은 국산차가 빠르고 언제든지 받을 수 있다는 통념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앞으로는 질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고 수입차를 구매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서 제조사는 법적으로 8년간 부품을 보유하고 생산할 것을 규정한다. 이때문에 2020년 국내에서 철수한 닛산, 인피니티조차 서비스센터 만큼은 2028년까지 유지한다. 과거에 출시된 구형 모델 부품수급이 어렵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있지만, 신차로 판매되고 있는 모델마저 부품난을 겪고 있는 것이 최근의 일이다.

최근 화물 업계의 파업이나 코로나 이후 차량용 반도체 수급 여파로 부품 조달에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차의 출고기간 조차 부품수급이 어려워 생산이 중단되거나 일부 옵션이 제외된 채 판매된 경우도 있다. 쌍용자동차는 작년 12월 인기차종인 ‘토레스’의 부품수급이 원활치 않아 2주간 생산을 중단한바 있다.

 

부품 전체를 수입에 의존하는 수입차의 경우에는 정비기간이 길어 이 때문에 수입차 구매를 포기하고 국산차를 선택하는 오너들도 꽤 많다. 하지만 국산차에 이런 장점이 사라져 운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고장이 발생했거나, 신차에 하자가 발생해도 보증수리 조차 즉각적으로 처리되지 못해 불만을 초래하고있다.

이같은 불만은 정비 커뮤니티에서 빗발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경정비 업체를 운영하는 이 모 대표는 “타이어 펑크 수리시 공기압측정장치인 TPMS 센서가 반도체 수급난으로 제 때 공급되지 않아 경고등을 띄워 놓은채로 출고하는 경우도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기자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현대기아의 공기압측정센서는 다양한 차종과 공용되는 경우가 많은데도 각 부품 대리점에 재고 확보가 원활치 않아 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지역까지 원정을 다니면서 부품을 수급하는 것이 최근의 정비업체의 현실이다.

물류 대란으로 인한 수급의 어려움이나 반도체난으로 부품수급이 어렵다면 이해 가능하겠지만 이는 특정 지역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부산에서 정비공업사를 운영하는 김 모 대표는 "최신모델인 현대 팰리세이드 범퍼 몰딩, 기아 K8, K5와 쏘렌토 앞뒤 범퍼 등 반도체 대란과는 상관없는 부품마저 공급이 원활치 않다"며 “특정차종은 수리를 해주고 싶어도 부품이 없어 고객을 돌려보낸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새차를 운행하다 예기치않게 사고가 발생해도 부서진채로 운행해야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개인 차주들도 부품몰과 대리점에 수시로 문의하며 부품을 신청하여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순한 소모품이나 운전에 지장이 생기는 필수 부품 조차 수급이 어려워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가장 기본적인 소모품인 엔진오일이나 필터류까지 수급이 어렵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들려 오고있다.

 

실제로 기자 본인 또한 조수석 시트레일을 수리하기 위해 현대차 서비스센터에 접수했더니 “수리는 당일 가능하지만 부품이 오는데 2달 이상 대기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유튜브: 신호정비TV

2019년 현대모비스에서 경영혁신 차원에서 생산.물류 등 전사업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면서 전산을 개편한바 있다. AS 부품수요를 예측해 생산, 물류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하지만 연이은 외부 리스크 때문에 제대로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부품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개월간의 정비 대기가 있었다”며 “현재는 생산이 정상화 되었지만 부품이 유통되는데 시차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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