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보다 상대방 설득 능력 키워야 성공”..포르쉐 정우성 디자이너
“스케치보다 상대방 설득 능력 키워야 성공”..포르쉐 정우성 디자이너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3.04.05 11:09
  • 조회수 206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자동차 디자이너의 스케치 수준은 세계 정상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자동차 디자이너로 성공하려면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 즉 네고시에이터가 돼야 합니다.”

포르쉐 정우성 디자이너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에서 시니어 익스테리어(외관) 디자이너로 인정 받고 있는 정우성씨가 ‘2023 서울모빌리티쇼’ 참석차 방한했다. 정 디자이너는 4일 서울 성수동 '포르쉐나우 성수'에서 열린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에서 약 1시간 동안 포르쉐 디자인 철학과 DNA에 대해 강의를 했다.

 

그는 “한국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의 스케치 수준은 세계적이지만 협업이 많은 디자이너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스케치를 동료나 상사, 그리고 개발을 담당할 엔지니어에게 제대로 설득해야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교육 방식은 주입식 위주에다 사회 생활에서도 토론 문화가 거의 없어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어 같은 외국어 구사 능력과는 다른 관점이라고 정 디자이너는 지적했다. 

 
그는 포르쉐 75년 역사는 창업자인 페리 포르쉐 이래 도전과 혁신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날 강의 중간에 10여분 만에 포르쉐 디자인 DNA를 보여주는 911 스포츠카 스케치를 직접 시연했다.


스케치 중간 중간에  “포르셰는 멀리서 봐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 특징이 확실하다”며 “스포츠카 메이커로서 넓은 차폭과 특유의 낮은 전고, 매끈한 지붕 라인과 유려한 곡선 중심의 볼륨감 있는 사이드뷰, 동그란 헤드램프와 수평 테일램프는 포르셰 외관 디자인의 대표적인 DNA”라고 설명했다. 
 

정우성 디자이너가 포르쉐 디자인 DNA를 보여 줄 911 스케치를 시연하고 있다  

 

전동화 시대를 맞아 포르쉐는 2030년까지 전동화 차량을 전체 판매의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대해 그는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 휠베이스가 길어지는 특징이 있지만 외관 디자인은 포르쉐가 지켜온 75년 디자인 DNA가 달라질 것은 없다“며 ”볼륨감 있는 포르쉐 디자인을 전기차에서도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르쉐 디자인 스튜디오는 크게 익스테리어,모델링, 라이트,휘르 인테리어, 컬러 앤 트림, UX, 가상현실 부서가 서로 협업을 하고 있다. 모두 포르쉐 디자인 DNA를 공유하고 국가별 안전 법규를 숙지해 디자인을 해야 한다. 

 

정 디자이너는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애로 사항으로 국가마다 다른 자동차 안전 법규를 꼽았다. 예를 들면 보행자 안전 법규로 인해 보닛이나 그릴 디자인에서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는 “나라별로 각기 다른 안전 법규를 모두 만족시키는 디자인을 해야 한다”며 “단 1mm 때문에 양산 단계에서 문제가 생겨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신차 디자인이 모두 비슷해지는 것은 안전 규정을 맞추다보면 생길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 디자이너는 홍익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독일 자동차 디자인 명문 학교인 포르츠하임대에서 자동차 디자인 석사를 받았다. 졸업과 동시에 2008년 폭스바겐그룹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2012년부터 포르쉐에서 외관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E3 카이엔, 992 카레라, J1 타이칸, 911 GT2 RS, 919 스트리트 콘셉트, 미션E 크로스 투리스모 콘셉트, 917 리빙 레전드 콘셉트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씨를 비롯해 독일 포르쉐 본사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디자이너는 2명이다. 이미 한국인 디자이너는 벤츠,BMW,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서 수십명이 활약하고 있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