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시승기] 제네시스 G90..7시리즈, LS와 경쟁이 가능하다
[500km시승기] 제네시스 G90..7시리즈, LS와 경쟁이 가능하다
  • 임정환
  • 승인 2023.04.15 14:00
  • 조회수 17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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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기함은 많은 변화를 맞으며 진화해왔다. 대표적으로 그랜저가 오랜 기간 플래그십 자리를 지켜왔다. 2008년에 출시된 현대 브랜드를 단 제네시스가 그랜저의 뒤를 이었다. 그러다가 2015년 제네시스는 현대 브랜드를 떼고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했다.

 

적어도 2023년 현재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 안착했다. 벤츠,BMW,렉서스와 비교해도 뒤질게 별로 없다. 특히 제네시스의 기함 G90은 BMW 7시리즈, 렉서스 LS와 견주어 모자람이 없는 극강의 성능과 력셔리를 보여 준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G90 풀옵션 모델이다. 가격은 무려 1억3117만원에 달한다. 글로벌 톱3 자동차 업체로서 우뚝선 현대차그룹의 모든 능력을 총동원한 기함이다. 전면부만 봐도 넓은 보닛과 크기가 이 차가 기함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하다. 특히 보닛은 양산차의 단일 패널 중 가장 큰 알루미늄 소재의 ‘클램쉘 후드’가 적용됐다.

G90은 제네시스의 패밀리 룩인 ‘두 줄’ 디자인을 품고 있다. 얇은 LED 라인과 두 겹으로 겹쳐진 G-매트릭스 패턴의 그릴은 곡선 위주의 전면 디자인에 녹아 들어 하단부를 길게 이은 크롬과 함께 보다 차량을 넓어 보이게 한다.

측면부는 전면부보다 보수적이다. C필러를 약간 늘어트려 스포티 해 보이지만 전형적인 대형 세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후륜구동 특유의 프로포션과 매끄러운 곡선으로 처리해 중후한 기풍이 넘친다. 부드럽지만 강하게 튀어나온 펜더라인은 역동적인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다.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은 주행시에는 숨겨져 있어 더욱 매끈한 볼륨감을 선사한다. 20인치의 5스포크 휠은 차체 크기와 딱 맞는다. 21인치 대비 승차감에서도 유리한 부분이다. 

후면은 기함에 어울리는 말끔하면서 기품있는 디자인이다. 둥글고 평평하게 말아 무게감이 돋보인다. 전면부에서 이어진 두 줄 램프와 하단에 위치한 크롬 장식이 화려하다. 각종 센서와 번호판, 견인고리 등을 하단에 위치했다. 상단에는 램프만 남겨놓아 '두 줄'을 더욱 강조한 느낌이다.

실내는 정말 고급스럽고 호화롭다. 스포티함이 묻어 나는 외관과 다르게 1억원대 가격을 대변하는 듯 보수적인 느낌이 강하다.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의 화려한 느낌과 다르게 다소 절제된 느낌이다. 

인테리어 컬러 조합은 최신 트렌드를 발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특히 신문지 등을 재활용해 우드 트림의 감성을 낸 뉴스페이퍼 크라운 우드가 눈에 띈다. 우드 트림의 패턴 사이사이로 조금씩 활자가 보이기도 한다.

오디오를 켜면 올라오는 B&O 사운드 시스템이 고급감을 배로 올려준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사용하기 편하다. 특히 공조장치 조작부를 하단에 따로 빼 둔 덕분에 복잡하지 않다. 최상위 B&O 스피커가 적용되어 있는데 적당한 출력의 스피커 여러 개를 잘 조율한 느낌이다.

 

500km 이상 주행하는 동안 다양한 장르를 들어봤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고 풍부한 음량과 저음, 고음 영역에서 최상의 음질을 들려줬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적용되어 있는데 유선으로만 사용이 가능한 점은 아쉬웠다. 

1열 시트는 안락하다. 운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의외로 높게 올라온 방석 볼스터가 몸을 잘 잡아주면서도 운전자를 너무 붙잡지 않는다. 이러한 요소들이 바른 착좌 자세를 만들어 장거리 운행시 피로를 줄여준다. 특히 통풍 시트가 인상적이다. 너무 차갑다고 종종 느낄 정도로 시원했다. 조수석 시트는 2열의 발 받침 옵션 때문인지 마사지 기능이 빠져 아쉬웠다.

비행기 퍼스트클래스를 연상 시키는 2열 공간

2열 시트는 기함에 걸맞은 구성이다. 비행기 퍼스트클래스를 연상시킨다. 다양한 각도 조절과 열선, 통풍 기능과 마사지까지 제공해 이동보다 휴식에 가깝게 느껴진다. 또 2열 모든 창문의 선쉐이드를 개별로 조작할 수 있어 안락한 공간을 연출한다.

파워트레인은 V6 3.5 터보와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380마력, 54kg.m의 토크를 만들어 낸다.  G90은 초반 토크가 답답하다는 느낌도 살짝 있었다. 이번 2023년형은 숏휠베이스 모델에 롱휠베이스에서 먼저 선보였던 전자식 슈퍼차저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전자식 슈퍼차저가 장착될 경우 이런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단 자동변속기는 4륜구동 시스템과 함께 노면에 출력을 마음껏 전달한다. 사륜구동의 안정성과 후륜구동의 편안함까지 모두 갖춰 보다 안정적으로 거구의 차량을 제어한다. 변속기 반응은 기함답게 나긋나긋하다.

 

다만 ADAS를 사용하지 않고 고속으로 정속 주행을 할 때 일반적으로 변속기가 중립으로 위치했다가 전방 차량이 가까워지면 적당한 시기에 중립을 해제해 앞 차와의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시켜 주는데 비해 G90은 이런 기능이 적용되지 않았다. 

연비는 무난하다. 외기 온도 평균 15도, 시내 40% 고속 60% 정도의 환경에서 500km 주행하는 동안 9.2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대형 세단으로는 놀라운 연비를 보여준 셈이다. 고속에서는 12,13km/l의 연비에 쉽게 도달할 수 있었다. 연료탱크를 완전히 가득 채우고 조금 아슬아슬하게 500km를 주행할 수 있었다. .

멀티 챔버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된 서스펜션은 차의 거동과 승차감 모두를 잡았다. 특히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을 상당히 제대로 감소시켜  안락한 운전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차체가 요동치는 것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네비게이션과 카메라를 이용해 노면 상태에 따라 능동적으로 서스펜션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긴 휠 베이스라 방지턱을 넘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에어서스펜션으로 차고를 올릴 수 있어 차량 하부 긁힘을 걱정하지 않다고 되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카메라와 차량의 경사면 운행에 따라 능동적으로 차를 들어올려 하부 스크래치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실제로 지하주차장 진입로 등의 경사로 운행시 서스펜션이 강하게 눌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차체제어가 놀라웠다.

핸들링 특성은 독특하다. 후륜 조향 기능 때문이다. 중 고속 주행 시에는 큰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30km 이하의 저속에서는 반응이 느려 이질감이 꽤 느껴졌다. 때에 따라서는 탑승객이 멀미를 할 수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휠 베이스가 긴 G90의 특성상 유턴과 좁은 골목을 지날 때 확실히 회전반경이 줄어들어 운전에 도움이 됐다. 

시승차의 가격은 1억3117만원이다. 2500만원의 ‘프레스티지 컬렉션’ 옵션이 추가돼 세단 3.5 터보 모델 중 가장 풍부한 옵션이 장착된 트림이다. 수입차로 눈을 돌린다면 벤츠 S350d, 아우디 A8 50TDI와 약 2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렉서스 LS500과는 1000만원 정도 차이다. 국산차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각 브랜드 기함 급의 엔트리 모델과 호화스러운 옵션이 모두 추가된 G90과 비교한다면 G90을 망설이지 않고 선택할만한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특히 G90 9550만원 기본 모델 역시 럭셔리 대형 세단에서 부족함이 별로 없는 가성비 모델이다. 

 

한 줄 평


장점: 벰비아, 렉서스와 견줘도 모자라지 않은 완성도와 럭셔리, 설득력 있는 가격


단점: 살짝 느리게 작동하는 후륜조향, 다소 답답한 출력

 

임정환 에디터 jwh.lim@carguy.kr
 

제네시스 G90

엔진

V6 3.5 가솔린 터보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4륜구동

전장

5275mm

전폭

1930mm

전고

1490mm

축거

3180mm

공차중량

2090kg

최대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kg.m

복합연비

8.5km/L

시승차 가격

1 311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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