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메르세데스 벤츠가 차세대 고성능 쿠페 CLE를 공개했다. CLE는 기존 C클래스 쿠페와 E클래스 쿠페를 통합한 후속 모델이다. BMW 4시리즈, 아우디 A5와 맞대결을 펼친다.
차체 크기는 전장 4850mm, 전폭 1860mm, 축거 2865mm다. C클래스 쿠페보다 커 E클래스 쿠페와 비슷한 크기다.
외관은 기다란 보닛 라인과 짧은 오버행으로 전형적인 GT 쿠페 디자인이다. 벤츠의 최신 디자인 기조를 상당부분 반영했다. 날렵하게 다듬은 LED 헤드램프와 사다리꼴 모양의 크롬 그릴은 최신 C클래스와 확연히 닮았다.
테일램프 사이는 붉은 파츠로 이었다. 한덩어리로 이어지는 모양이 꼭 EQS, EQE 등 벤츠의 전기차 라인업에서 봤던 것과 닮아있다. 또 전면 그릴 안쪽은 벤츠의 시그니처인 삼각별로 가득 채웠다.
실내 디자인은 신형 C클래스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9인치 세넡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5G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MBUX 3세대가 적용됐다.
구글과 협업으로 개발한 MB.OS를 탑재해 스포티파이, 틱톡, 앵그리버드 등의 앱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두 가지다. 순수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기본이다. 우선 CLE300은 최고출력 255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는 2.0L 터보 엔진을 탑재한다.
CLE450은 최고출력 375마력, 최대토크 50.9kg.m를 발휘하는 3.0L 터보 엔진을 장착한다. 각각의 엔진에 전기 모터가 힘을 더한다. 2세대 스타트 제너레이터가 달리면서 전기 모터 출력은 21마력에서 23마력으로 증가했다. 변속기는 9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괄목할만한 점은 CLE450에 탑재된 6기통 엔진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고성능 라인업 C63 AMG에 마저 4기통 엔진을 적용한 바 있다. 전동화로 전환되는 시대에 럭셔리 쿠페에 6기통 엔진이 남아있다는 점은 차별화한 매력이 될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새로운 쿠페 라인업이 등장했지만 C·E클래스 쿠페는 단종이 명확해졌다. 쿠페 라인업의 다양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벤츠는 지난해 S클래스 쿠페와 AMG GT를 통합한 SL을 출시한 바 있다. CLE는 고성능 쿠페 라인업의 두 번째 통합이다. 벤츠 뿐만 아니라 최근 자동차 제조사는 쿠페 라인업을 축소하고 있다. 왜 그럴까.
우선 수익성 문제다. 강력한 주행성능이나 멋진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해당 모델의 개발비용은 만만치 않다.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가 쿠페 라인업을 줄이고 SUV 라인업을 늘려가는 추세다. 수요가 많고 수익성이 좋아서다.
전동화도 빼놓을 수 없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시대다. 기존까지 자동차 매니아로부터 사랑받아온 고성능 내연기관 쿠페 개발 여력을 전동화 개발로 단일화하고 있다. 벤츠는 쿠페 라인업을 줄이고 전기차 EQ 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CLE 쿠페는 올해 11월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2024년 하반기에는 CL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과 카브리올레 라인업이 추가된다. 한국 출시는 2024년으로 점쳐진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