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승] 꽉 쪼인 하체와 매력 디자인..쉐보레 SUV 트레일블레이저
[최초시승] 꽉 쪼인 하체와 매력 디자인..쉐보레 SUV 트레일블레이저
  • 서동민
  • 승인 2023.07.28 06:00
  • 조회수 8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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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쉐보레는 1분기 출시한 소형 CUV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성공으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트랙스를 구매하러 쉐보레 전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한 등급 위인 SUV 스타일의 트레일블레이저를 보고 대체해 구입하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 5,6월 부분변경을 앞두고 할인폭까지 더했던 트레일블레이저 판매가 늘어난 이유다.

 

한국지엠은 이런 훈풍을 이어가기 위해 20일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체급을 본 경쟁차는 기아 셀토스, 현대 코나에다 사실상 트랙스 크로스오버와도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쉐보레 한 집안에서 나온 두 차량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소형이지만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SUV가 아닌 승용형이다. 그래서 이름도 크로스오버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차고나 진입각 등에서 SUV 인증을 받았다. 승용형과 SUV라는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가 트랙스 크로스오버보다 400만원 정도 비싼 점에대 해서는 "한 단계 높은 차급"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가 납득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트랙스 차체가 더 크기 때문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전장 4540mm, 전폭 1825mm, 전고 1560mm, 축거 2700mm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전장 4410mm, 전폭 1810mm, 전고 1630-1660mm, 축거 2640mm다. 전고를 제외하고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모두 더 크다. 단순히 크기로 봤을 때  더 작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상위 모델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 소비자의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각각 CUV와 SUV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동급이라도 세단과 SUV의 가격 차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 만큼의 매력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는 타보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이를 증명이라도 해보이겠다는 듯 쉐보레는 25일 트레일블레이저 시승행사를 열었다. 그것도 모두 사륜구동 차량에 오프로드를 주행하는 코스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의 차별점을 염두에 둔 시승 코스다. 

 

기존 트레일블레이저는 현대 코나, 기아 셀토스, KG모빌리티 티볼리, 르노 XM3 등 쟁쟁한 후보 사이에서 경쟁했다. 지난해 내수에서 1만 4561대가 팔렸다.

 

압도적 판매량의 기아 셀토스, 그리고 르노 XM3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쏠쏠한 관심을 모오고 있지만 북미에서 특히 인기다. 현대기아를 합쳐 국내에서 수출하는 차량 1위가 바로 트레일블레이저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RS

 

트레일블레이저 부분변경 모델의 외관은 큰 변화가 없다. 기존 모델의 디자인 완성도가 워낙 높았던 탓이기도 하다. 올해 초 등장한 소형 CUV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유사한 스타일로 내·외관을 다듬었다. 

 

전면에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유사한 형태의 듀얼포트 그릴이 새롭게 자리했다. 전작대비 샤프한 인상으로 변한 LED 주간주행등은 기존보다 얇아졌다. 최하위 트림에도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기본이다.

 

3099만원부터 시작하는 RS 트림은 쉐보레의 레이싱 헤리티지를, 액티브 트림은 아웃도어 액티비티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더해 차별화했다. 

 

후면에서는 테일램프 그래픽이 바뀐게 가장 큰 변화다

 

후면 테일램프 그래픽도 손봤다. 카마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접목했다. 듀얼 머플러 역시 RS 트림만의 포인트다.

 

후면에서 아쉬운 점은 안테나다. 기존 모델과 동일하게 막대기식 안테나를 장착했다. 2023년에 나온 신차에서는 보기 드물다. 600만원 더 저렴한 트랙스 크로스오버도 샤크핀 안테나를 달고 있다.

 

RS 트림은 붉은색 포인트로 멋을 냈다

 

실내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전반적인 레이아웃과 비슷하다. 손으로 만져지는 부분의 소재감은 더 좋아졌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에서 플라스틱으로 마감된 부분을 우레탄으로 변화를 주는 성의를 보였다. RS 트림은 스티어링 휠을 D컷으로 깎아 붉은색으로 곳곳에 포인트를 줬다.

 

8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인치 센터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제품으로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동일하다. 11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순정 내비게이션을 내장하지 않았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유·무선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아쉽지 않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도 문제 없다. 전반적으로 보기 좋은 화면이다.

 

8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모두 애니메이션이 버벅인다

 

아쉬운 점은 전반적으로 화면 전환이 뚝뚝 끊긴다는 것.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마찬가지로 계기판의 RPM을 표시하는 타코미터 그래픽 마저 끊긴다.

 

사용자가 자주 보고 만지는 디스플레이에 버벅임과 프레임 저하는 꾸준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물론 탑승객에게 불안함으로 작용한다. 시승 도중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 모두 3초간 먹통이 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400만원가량 저렴한 트랙스 크로스오버에서는 납득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 체급 위인 트레일블레이저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공조장치 역시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구성이 같다. 트레일블레이저는 RS나 액티브 트림을 선택할 경우 듀얼존 에어컨이 적용된다. 운전석과 조수석 기온을 달리 설정할 수 있다는 것.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달리 비상등 스위치는 중앙 송풍구 사이에 위치한다.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위치라 편리하다.

 

115만원하는 파노라마 선루프도 매력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선루프는 크기가 매우 작아 의미 없는 옵션이라는 평이었지만, 트레일블레이저 파노라마 선루프는 충분한 개방감을 제공한다.

 

2열 공간은 넉넉하다만 송풍구를 따로 마련하지 않은 점이 흠이다

 

2열 공간도 나쁘지 않다. 키 176cm의 기자가 앉았을 때 무릎 공간은 주먹 두 개, 헤드룸은 주먹 한 개가 들어간다. 1열 시트 아래에 발을 넣을 수 있는 공간도 무척 넓다.

 

사륜구동 옵션을 선택하면 센터터널이 3cm 정도 올라온다. 2열에 승객을 태울 일이 많다면 사륜구동 옵션을 빼는 편이 좋겠다. 전륜구동(CVT 변속기 탑재) 모델은 2열이 완전히 평평하다. 2열 탑승객에 대한 배려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비해 떨어진다. 2열 탑승객을 위한 송풍구는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1.35L 가솔린 터보 엔진

 

파워트레인은 기본 1.35L 가솔린 터보 엔진과 무단변속기 조합이며 사륜구동 옵션을 더하면 9단 자동변속기가 따라온다. 사륜구동 옵션은 3099만원에서 시작하는 액티브와 RS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다.

 

각각 210만원, 240만원의 추가비용이 든다.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가장 큰 차이다.

 

 

시동을 걸자 꽤나 우렁찬 엔진음으로 운전자를 반긴다. 3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나 기본 아이들링 상태에서 4기통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서울과 여주 70km의 구간을 주행했다.

 

가속페달을 얕게 밟으면 촘촘하게 나뉜 9단을 활용해 나긋나긋하게 달릴 수 있다. 승차감과 NVH도 훌륭하다. 차체 강성도 쉐보레 답게 단단함이 느껴진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쉐보레답지 않게 차체 강성이 약간 무른 느낌이었고 서스펜션도 상대적으로 헐렁했다. 다소 말랑한 하체를 가진 트랙스 크로스오버보다 고속에서 뛰어난 안정성을 보여 준다.

 

 

가속 페달을 깊이 밟자 꾸준히 속도를 붙인다. 1.35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를 발휘한다. 경쾌하진 않지만 묵묵하게 속도를 밀어 올린다. 고속도로 추월이 필요한 구간에서 충분한 가속력이다.

 

다만 9단 자동변속기가 너무 촘촘한 탓인지 변속이 한 템포씩 느리다. 스티어링 휠에서 변속할 수 있는 패들쉬프트도 없다. 수동변속을 원한다면 오른손을 기어쉬프터에 올려 놓고 엄지로 단수를 올리고 내려야 한다.

 

고속에서의 NVH도 훌륭하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제 역할을 해준 덕이다. 운전석, 동승석, 2열 좌·우측까지 총 4개의 센서를 탑재했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을 제대로 잡았다.

 

AWD 스위치를 누르는 것만으로 간단히 전륜구동과 사륜을 전환할 수 있다

 

사륜구동 SUV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한국지엠은 오프로드 시승도 마련했다. 오프로드 주행 전 기어쉬프터 앞에 놓인 ‘AWD’ 버튼을 눌러 사륜구동을 활성화했다. 트레일블레이저에 탑재된 ‘스위쳐블 AWD’는 운전자가 원할 때 후륜으로 가는 구동축을 연결 및 해제할 수 있다.

 

일반적인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은 자동차가 알아서 전·후륜의 구동력을 제어한다. 일반적인 주행환경에서는 앞바퀴만 굴려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고, 험로주파와 악천후 시에는 네 바퀴를 모두 굴려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보다 강력한 성능을 보여준다.  

 

 

쉐보레가 준비한 오프로드 코스는 임도를 오르내리는 코스였다. 경사가 꽤 높은 지형도 문제없이 오르내렸다. 차체 전후의 짧은 프론트 오버행 덕에 진입각 형성에 무리가 없었고, 비교적 짧은 축거로 배가 걸리는 일도 없었다. 이런 험로를 전륜구동 자동차로 오르내릴 생각을 하니 불안했다. 그만큼 ‘사륜구동’이라는 단어가 운전자에게 주는 안정감은 무시할 수 없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는 확연한 차이를 가진 모델이다. 소형임에도 SUV로서 본격적이다. 문제는 기존 트레일블레이저만큼의 매력을 소비자에게 줄 수 있냐는 점이다. 기존 트레일블레이저에서 들어갔던 컨바이너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빠졌고, 소비자가 오랫동안 염원해온 오토홀드 기능은 들어가지 않은 채 가격이 올랐다.

 

SUV로서 충분한 매력을 가진 소형 SUV임에 신형 트레일블레이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른 지붕을 쳐다볼 때가 아니라 한 지붕 아래 막강한 경쟁자와의 대결에서 먼저 승리를 거둬야 한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탄탄한 주행성능을 감안한다면 트랙스와 나름대로 차별화에 성공했지만 1위 모델인 기아 셀토스와의 간격을 메우기에는 꽤 틈새가 커보인다.

 


한 줄 평

 

장점: SUV다운 탄탄한 주행 감각..스위쳐블 AWD가 매력적

 

단점: 한 지붕 아래 막강한 경쟁자..3천만원대 가격이 변수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엔진

1.35L 가솔린 터보

변속기

9단 자동변속기

구동방식

사륜구동

전장

4425mm

전폭

1810mm

전고

1670mm

축거

2640mm

공차중량

1470kg

최대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

복합연비

11.6km/L

트림 및 옵션

RS / 프리미엄 패키지, 스위처블 AWD 패키지, 드라이브 어시스트 패키지, 파노라마 선루프

시승차 가격

363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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