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시승기] 스포티하고 젠틀한 독일 신사..폭스바겐 아테온 R라인
[500km시승기] 스포티하고 젠틀한 독일 신사..폭스바겐 아테온 R라인
  • 김태현
  • 승인 2023.08.03 08:30
  • 조회수 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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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중반부터 SUV 전성시대라고 한다면 2010년 전후만해도 쿠페형 세단의 전성시대였다. 벤츠가 CLS를 처음 세상에 내놓은 2004년, 세상에 없던 스포츠카를 닮은 날렵한 세단이 탄생하면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패밀리카로 애용되는 세단이 거주성보다는 스타일링을 중심으로 한것이다. 이후 여러 자동차업체들은 당시 유행에 편승해 다양한 스포츠 세단을 만들어냈다.



이런 흐름에 맞춰 폭스바겐은 2008년 중형 세단 파사트를 기반으로 한 쿠페형 세단 CC를 내놓아 대성공을 거뒀다. 2016년 풀체인지를 거치면서 이름을 '아테온'으로 바꿔 출시했다. 그동안 폭스바겐 플래그십 세단 역할을 하던 페이톤이 단종되면서 아테온이 플래그십 세단의 자리를 차지했다. 



시승차는 폭스바겐 고성능 디비전 ‘R’ 디자인을 적용한 R-Line 트림이다. 아테온 자체가 원체 스포티한 디자인이라 그런지 체감이 크게 와닿지 않지만 기본 모델 대비 조금 더 스포티한 이미지를 낸다.

헤드램프와 그릴이 통합된 형태인데 그릴의 가로선이 그대로 DRL 라이트로 이어지며며 입체감 있는 헤드램프 구성으로 시각적 만족도가 높다. 아쉬운점은 폭스바겐의 자랑인 IQ 라이트가 적용되지 않았다는점. 오토하이빔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다.

 

그릴에 붙은 R 배지와 더불어 더 넓어진 하단 인테이크와 역동적인 몰딩 디자인으로 스포츠 세단다운 이미지를 완성한다.

최근 세단들이 크로스오버로 바뀌면서 껑충한 디자인에 다소 엉성한 모습을 보여왔던 것과 달리 늘씬한 프로포션을 보여준다. R 라인 전용 20인치 내슈빌 휠은 아테온의 디자인과 상당히 잘 어울린다. 더욱 커 보이는 인상이다 보니 양산차답지 않은 미래적 분위기를 낸다.

아테온은 세단이지만 뒷유리까지 함께 열리는 리프트백 트렁크를 갖췄다. 테일램프는 평범한 형태지만 약간의 기교를 더해 화려한 패턴과 무빙 애니메이션까지 추가했다. R 라인 전용 블랙 립스포일러와 하단 블랙 하이그로시 디퓨저 양옆에는 쿼드 머플러를 닮은 몰딩을 적용했다.

인테리어 또한 R라인 디자인이 적용된 스티어링 휠과 스포티한 시트가 눈에 띈다. 여타 스포츠 라인업처럼 색상을 활용하지 않았지만 말끔한 배치와 디자인, 좋은 질감의 소재로 마무리해 고급스럽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R 라인 시트는 나파 가죽과 카본 옵틱 사이드 볼스터가 두툼하게 적용돼 최상의 착좌감을 준다. 오랜 시간 동안 장거리 운전을 해도 불편함이 없었다.

2열은 기존 CC대비 확실히 넉넉해졌다. 쿠페형 세단이지만 헤드룸의 공간도 상당부분 확보된데다 레그룸이 넓어 오랜시간 승객을 태우고도 미안함을 느끼지 않을 수준이다.

아테온 대부분의 조작은 터치로 동작한다. 스티어링 휠 리모컨뿐만 아니라 공조기까지 전부 터치 방식이다. 하지만 아우디처럼 햅틱 반응이 올라오지 않아 운전 중 사용하기는 어렵다.

9.2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적당한 크기에 빠른 터치 반응성, 좋은 화질을 가지고 있다. 폭스바겐이 자체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 탑재, USB type-C 포트, 근접 센서 및 제스처 컨트롤, 블루투스 핸즈프리/오디오 스트리밍, 음성 인식 지원, 애플 카플레이를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파워 트레인은 EA288 EVO 2.0L 디젤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맞물린다. 최고출력은 200마력, 40.8kgfm의 토크로 일상 주행에서 넉넉함 그 이상의 출력을 보여준다. EA288 EVO 엔진은 기존 2.0 TDI에 적용되던 EA288 엔진 대비 80%의 질소산화물 저감에 성공한 엔진이다. 내연기관의 종말을 예고하는 유로7 기준치인 30mg/km를 밑도는 수치를 기록한다.

 

저속에서는 두터운 토크로 시원시원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200km/h가 넘는 초고속 영역에서도 꾸준한 힘을 내 스포티한 외관에 걸맞은 주행감각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디젤 엔진임에도 상당히 정숙할 뿐만 아니라 바로 이어서 시승한 티구안 가솔린 모델보다도 부드러운 회전 질감에 만족도가 상당했다.



연비 또한 고속주행을 이어가면 22km/L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효율성을 보여준다. 가혹 주행을 계속해도 10km/L 이상은 무조건 기록할 정도로 연비가 뛰어났다.

아테온에는 DCC라고 명명되는 전자식 댐퍼가 장착되어 있다. 빠른 속도에서 한계 주행을 이어가도 슬립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거기에 4륜 구동이 적용되다 보니 타이어 비명소리조차 없이 마치 선로를 지나는 듯 정확하게 궤적을 그려나간다.

트래블 어시스트라고 불리는 주행보조 장치도 갖췄다. 앞차와의 거리를 고려하여 운전자가 지정한 속도와 차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능을 활성화 한 채 경고를 무시하고 핸들에 손을 얹지 않으면 짧게 브레이크를 ‘툭’ 친다. 계속해서 경고를 무시하면 긴급제동까지 걸어 차량을 세우는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아테온은 전형적인 독일 세단다운 세팅이 인상적이다. 가솔린에 필적할 정도로 정숙한 디젤 파워 트레인은 시원시원한 출력을 갖췄다. 독일차 특유의 고속 안정감과 묵직한 핸들링 감각은 정석과도 같은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외모, 성숙한 승차감, 두터운 토크, 높은 연비는 모두 만족스럽다. 조립 품질부터 마감까지 고급차로 손색이 없다. 거기에 폭스바겐 파이낸스를 이용하면 최근 최대 20%를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4천만원대 후반이나 5천만원대 초반에 구매가 가능하다. 사실상 현대 그랜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매력 포인트다.

 

정숙한 파워 트레인과 높은 연비로 유류비가 적게 들고 5년/15만 km 보증 연장으로 정비에 대한 부담도 적다. 장거리 주행이 많은 라이프 스타일이라면 디젤 파워 트레인의 장점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한 줄 평

 

장점 : 아름다운 외관 디자인, 최고의 하체감각과 주행성능

 

단점 : 트래블 어시스트의 완성도는 조금 아쉽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폭스바겐 아테온 R-Line 4motion

 

엔진

2.0L 디젤

변속기

7단 듀얼클러치

구동방식

4륜구동

전장

4865mm

전폭

1870mm

전고

1440mm

축거

2840mm

공차중량

1680kg

최대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0.8kg.m

복합연비

13.8km/L

시승차 가격

63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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