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완전체로 돌아온 레이 EV..전기차 최고 가성비
[시승기] 완전체로 돌아온 레이 EV..전기차 최고 가성비
  • 김태현
  • 승인 2023.10.11 08:30
  • 조회수 2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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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꾸준한 판매량으로 소비자와 기업 모두를 놀라게 하는 차가 있다. 바로 기아의 경형 박스카 레이다. 월 4천여 대가 꾸준히 팔릴 정도로 스테디 베스트셀링카 반열에 올았다. 


2011년 1세대 모델의 출시 이후 12년 만에 완전변경 레이 EV가 나왔다. 기존 레이 EV가 전기차 실험적인 성격이 강했다면 더 뉴 레이 EV는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을 수준의 주행거리와 상품성을 갖췄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내연기관 모델과 큰 가격차이를 보이지 않는 점도 상당한 매력이다.

비가 내리던 날 만난 레이 EV는 외장에서 큰 차이점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새로운 휠 디자인과 그릴 중앙의 충전 포트가 거의 유일한 전기 모델을 구분하는 포인트다. 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14인치 스틸 휠과 알로이 휠 두 종류만 선택이 가능하다.



더 뉴 레이 EV의 국고보조금은 4인승 승용, 1/2인승 밴 모두 512만원이다. 지자체별 보조금을 더하면 실구매 가격은 더 내려간다. 경남 거창 기준 총 1377만원을 지원받아 1천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기본 트림이 1천만원대 후반이다. 시승차는 4인승 풀옵션 사양으로 서울 기준 2433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레이 EV의 큰 변화는 실내에서 찾아볼 수 있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됐다. 경차 최초로 적용된 사양이다. 다양한 정보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으며 기존 기아 모델과 동일하게 4가지 테마를 선택할 수 있다.

레이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인 실내 공간은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배터리가 차체 하부에 장착되면서 미세하게 바닥이 높아졌지만 워낙에 전고가 높다 보니 실질적인 체감은 어렵다. 1열이 완전히 폴딩 되고 조수석 뒷문이 슬라이딩으로 열리는 패키징은 2세대 EV도 그대로다.

운전석은 통풍시트를 지원하고 2열을 포함한 나머지 시트는 열선만 가능하다. 경차지만 실생활에 유용한 옵션은 모두 담았다고 볼 수 있겠다.

EV9 등 기아 신형 전기차와 똑같이 기어노브가 칼럼으로 이동하면서 전용 공조기 디자인이 적용됐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스위치와 오토홀드 버튼이 기존 기어노브 위치에 자리했다. 우측에는 넓은 수납공간이 생겼다.

신형 레이 EV는 차로 이탈 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 크루즈 컨트롤도 지원한다. 모든 트림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선택할 수 없다. 도심에서 주로 운행될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차간거리 보조가 제외된 점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중국 CATL의 LFP(리튬인산철) 35kwh 용량 배터리과 전륜 싱글모터가 결합되어 87마력을 낸다. 주행거리는 최대 205Km다. 기어노브에 위치한 시동 버튼을 누르면 조용하게 준비를 마친다. 기존 3기통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없어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까지 든다.

 

배터리가 작아 주행거리는 짧은 편이지만 충전시간이 빠른 게 장점이다. 150kw 급속 충전을 이용한다면 10%에서 80%까지 약 40분, 7kw 급 완속 충전기를 사용해도 6시간이면 100% 충전이 가능하다. 일상 주행에서는 급속 충전을 이용하지 않아도 큰 무리가 없는 셈이다.



처음 출발할 때 계기판상에 표기된 주행 가능 거리는 약 200여 km가 나온다. 서울 양재동을 기준으로 경기 평택시까지 여유롭게 왕복이 가능한 수준이다. 회생 제동은 원페달 드라이빙을 포함해 총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1단계가 이질감이 가장 적어 기존 레이와 가장 유사한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다.

서서히 주행을 시작하면 아무런 소음 없이 매끄럽게 주행이 시작된다. 기존 레이 대비 높아진 출력은 리니어한 답력 세팅으로 인해 확실한 출력 상승이라고 느끼기 어렵지만 상당히 쾌적한 주행감각을 선사한다. 과거 판매했던 터보 사양과 비슷한 출력이 체감된다.

 

신형 레이 EV 승차감은 기존 대비 묵직하다. 내연기관 대비 약 250kg이 늘어난 1295kg의 공차중량 덕에 범프 구간을 빠르게 통과해도 경차 특유의 날랜 느낌이 적다. 무거워진 중량으로 선회 구간에서는 기존 내연기관보다 둔한 거동을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레이 EV가 운용될 환경에서는 큰 문제점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배터리를 하부에 장착해 실내로 올라오는 소음이 적어진 것도 장점이다. 다만 엔진 소음이 없어지고 하부 방음이 좋아지면서 풍절음과 휀더에서의 소음이 도드라지게 느껴진다. 저소음, 저항이 적은 타이어는 전비 상승에는 높은 효과를 주지만 전기차의 높은 토크 탓에 노면이 젖은 상황이거나 코너에서는 살짝만 과하게 악셀 페달을 밟으면 휠 스핀이 일어난다.



정체 길을 계속해서 달리자 최대 전비는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평균 5~6km/kwh 수준으로 스펙상 실 주행거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시승 당시 기온은 약 20도로 LFP 배터리의 단점으로 꼽히는 저온 주행거리는 확인할 수 없었다.

신형 레이 EV는 박스형 레이 특유의 공간 활용성이 유지됐으며, 경차답지 않은 묵직한 승차감, 경차의 상식을 깨는 경쾌한 가속력, 풀옵션 2천만 원대로 접근성이 좋은 가성비가 매력이다. 물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짧은 주행거리로 고속도로 등 장거리 주행보다는 도심에서 조용한 파워트레인을 장점으로 하는 시티카 성격이 확실하다.

 

레이 EV는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 핵심 모델이다. 대부분의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고도 5천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가격대가 문제였다. 레이 EV는 내연기관 모델 대비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데다 장기적으로 세금, 유류비, 정비 비용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가진 것을 생각해 본다면 한동안 최고 가성비의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줄 평

장점 : 조용하고 쾌적한 주행감각은 일품, 공간 활용성도 그대로

 

단점 : 도드라지는 풍절음과 휀더소음은 왜..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기아 레이 EV

 

모터방식

싱글모터

배터리

35kWh

전장

3595mm

전폭

1595mm

전고

1710mm

축거

2520mm

공차중량

1295kg

최대출력

87마력

최대토크

15kg.m

완충 최대주행거리

205km

시승차 가격

2955만원(보조금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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