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치즈케잌 같은 달콤한 5기통 고성능..아우디 RS3
[시승기] 치즈케잌 같은 달콤한 5기통 고성능..아우디 RS3
  • 김태현
  • 승인 2023.12.01 08:30
  • 조회수 3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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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통 보다는 부드럽지만 6기통보다는 거칠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던 5기통 엔진, 하지만 특유의 독특한 배기사운드와 회전질감을 이유로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5기통 엔진은 다운사이징, 전동화로 인해 더욱이 설자리가 좁아졌다.  

 

수 많은 브랜드중에서도 마지막까지 5기통 라인업을 유지하는 아우디는 고성능 RS3를 통해 실력을 맘껏 발휘한다. 2.5L 엔진에 터보를 장착해 407마력을 내고 50.9kg.m의 토크를 자랑하는 슈퍼 콤팩트 세단 RS3는 스포츠 컴팩트 시장의 왕좌에 도전한다.

 

자동차 브랜드들이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더 넓어진 공간과 큰 차체를 강조하면서 엔트리 소형 라인업이 20여년 전 중형차만큼 커진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작은 차체에 운전의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차가 극소인데다 마니아층도 두텁다.

RS3는 소형 세단 A3를 기반으로 제작해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는 아우디 라인업 중에서 가장 차체가 작다.  길이가 4540mm로 짧은데다 에 1850mm의 전폭, 1420mm의 전고는 국산차로 치면 현대차 구형 아반떼와 전반적인 제원이 비슷하다.

 

무게는 1635kg으로 4륜구동과 5기통 엔진을 탑재한 것을 고려하면 가벼운 편이다. 그만큼 작은 차체라 407마력이라는 숫자가 어색하고 부담스럽게도 느껴진다.

 

원본인 A3와 유사한 디자인 기조로 개발돼 아우디 특유의 미래적이고 날카로운 전면이 눈길을 끈다. 거기에 고성능 RS만의 감성을 담아 더욱 넓게 확장된 블랙 그릴과 엠블럼은 맹견에게 마스크를 씌운 듯한 강렬한 인상을 제공한다. 특히 시승차에 적용된 키알라미 그린 컬러는 '범상치 않은 고성능' 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확고하게 심어준다.

볼륨이 강조된 휀더와 3개로 늘어난 라디에이터를 냉각하기 위한 에어덕트, 에어로다이나믹을 향상 시키기 위한 에어터널까지 고성능차 다운 다부진 전면이다. 

 

메트릭스 기능을 지원하는 헤드램프는 웰컴 세레모니로 RS3를 표기할 뿐만 아니라 레이싱 경주에서 사용하는 체커기 패턴을 담았다. 

측면에서는 짧은 소형 세단의 전형적인 프로포션을 보여준다. 스포티하게 재설계된 사이드 스커트 라던지 측면에서 얼핏 보이는 에어터널은 고성능차의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19인치의 대형휠과 거대한 아케보노 6P 브레이크가 이 차의 출력을 짐작케 한다. 

 

해외에는 해치백 모델인 스포츠백 사양도 존재하지만 국내에는 세단 단일 트림만 수입된다.

대형 스포일러나 강렬한 디자인의 디퓨저가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구경이 큰 듀얼 머플러 팁과 립스포일러로 고성능답게 꾸몄다. 특유의 색상탓에 디퓨저 디자인이 도드라져 보이기는 하지만 407마력의 고성능 세단 치고는 다소 얌전해 보인다.

 

최근 기조를 따라 엠블럼은 블랙 색상으로 도색했다. 차체 색상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면서 더욱 스포티한 감성을 살린다.

실내공간은 외관에서 보여지듯 넉넉하진 않지만 운전자와 동승자가 RS의 고성능 분위기를 양껏 느낄 수 있기에는 충분하다. 곳곳에 놓인 레드 포인트 트림은 외장 색상과 대비되어 흡사 독을 품은 개구리 같은 느낌이다. 

 

RS 전용 스티어링 휠과 페달은 레이싱카의 감성을 살려줄 뿐만 아니라 심미적으로도 만족도가 높다. 

실내 곳곳에  카본 패널과 알칸타라 소재는 무척 고급스럽다. 엠비언트 라이트를 폭넓게 적용해 우아한 프리미엄다운 분위기를 낸다. 토글식으로 변경된 기어 패널이라던지 아이팟 컨트롤러가 생각나는 오디오 컨트롤러는 재치있는 인테리어 요소다. 

 

프리미엄 브랜드 답게 소형차급이지만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해 일상 주행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버츄얼 콕핏으로 명명된 12.3인치 드라이버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그래픽 테마를 제공한다. 반응성이 좋고 프레임도 부드러운데다 선명해 시인성이 상당히 좋았다.

 

계기판에 퍼포먼스 게이지를 활성화 하거나 랩타임, 가속성능 테스트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면서도 다른 아우디 세단과 동일하게 계기판에 네비게이션을 띄울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계기판에 적용할 수 없다.

시동을 걸고 스티어링 휠의 RS모드를 즉시 활성화 하자 아이들링 RPM의 타겟은 1000 정도로 유지된다. 더욱 순발력 있는 반응성을 위해서다. 아울러 배기 사운드도 스포티해진다.

 

5기통 터보 엔진과 맞물린 7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폭스바겐-아우디 그룹에서 갈고 닦은 DSG다. 특유의 빠른 변속과 직결감은 407마력의 출력을 허투로 놓치지 않는다. 특히 이번 RS3부터 변경된 사륜구동 시스템은 빗길이나 눈이 오는 겨울에도 안정적인 트랙션을 제공한다.

기존 전륜구동 기반의 아우디가 사용하던 할덱스 AWD 시스템을 마그나의 토크 스플리터 시스템으로 변경했다. 보다 적극적인 후륜 토크 분배가 가능해져 '반쪽짜리 콰트로'라는 오명은 어느 정도 해소한 셈이다.

 

마그나에서 공급하는 RS 토크 스플리터는 폭스바겐 골프 R, 벤츠 CLA45s AMG에 적용된 것과 유사하다. 후륜 좌우 바퀴의 구동력을 관장하는 모터 두 개가 달린데다 하나의 클러치 다판을 유동적으로 붙였다 뗐다를 반복한다. 이론적으로 한쪽 바퀴에 모든 출력을 전달할 수도 있고 후륜에 출력을 몰아줘 흡사 후륜구동 같은 움직임을 선사하기도 한다.

 

특히 이번 RS3부터 적용된 RS 토크 리어 시스템은 일종의 드리프트 모드로 후륜에 상당한 출력을 강제한다. 마치 LSD가 작동하듯이 좌우 바퀴의 차동을 제한하고 때에 따라서는 슬라이드가 이루어지는 바깥쪽 바퀴에 구동력을 최대한 보내 드리프트도 가능하다.

현대차 N모드나 BMW의 M모드 처럼 RS모드를 활성화하고 거칠게 몰아 붙이면 아우디 특유의 강력한 트랙션이 느껴진다. 프론트에 265/30/19, 리어에 245/35/19 사이즈의 타이어를 신겨 사륜구동 특유의 강한 언더스티어를 최소화했다. 브릿지스톤의 포텐자 스포츠 타이어가 장착돼 추운 날씨에서 접지력을 잃을 법 한데도 노면을 꽉 움켜쥐고 달리는 감각이 인상적이였다.

 

기본적으로 사륜구동이지만 약한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지만 한 바퀴 반에 불과 할 정도의 짧은 스티어링 조향비 덕에 컨트롤이 어렵지 않았다. 차체에 비해 묵직한 감각을 제공하지만 RS 토크 스플리터와 폭이 좁은 뒷타이어가 적당한 슬립 앵글을 유도하면서 경쾌한 운전감각을 제공한다.

작은 차체 탓인지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8초만에 도달하는 슈퍼카 수준의 가속 성능은 유사한 출력의 경쟁 차종보다 더욱 극적으로 느껴진다. 패밀리 전기차도 쉽게 도달하는 수치지만 특유의 사운드 탓인지 빠른 변속과 동반되는 기분좋은 변속충격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특히 100Km/h부터 초고속 영역까지 가속력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제원상 최고속도인 280km/h 까지 순식간에 도달하는 폭발적인 가속력이 꾸준하게 이어진다. 다만 RS 모드에서는 서스펜션이 하드하다보니 작은 요철에서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고속 주행에서는 인디비쥬얼 세팅으로 감쇄력을 조금 풀어놓을 것을 권장한다.

일상적인 영역에서도 충분히 발군의 성능을 제공한다. 먼로사에서 공급하는 전자식 서스펜션은 구형 RS3보다도 용량을 대폭 키워 댐핑 조절폭이 상당히 늘어났다. 따라서 컴포트 모드에서는 기본적으로 하드한 편에 속하지만 일상에서 불편하지 않은 승차감을 보여준다.

 

물론 어느정도 고성능 성격을 감안했을 때 승차감은 좋은 편이다. 스프링의 강도가 워낙 강하다보니 방지턱을 넘을 때나 요철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여러명이 탑승하는 패밀리카 용도로는 부적절해 보인다.

 

천천히 규정 속도 주행을 지속하면 효율성도 상다히 좋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장기인 높은 동력 효율은 연비 향상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 시내 주행에서는 7~8km/L를 기록하고 고속 항속 주행을 하면 13km/L까지 나온다. 고출력에 비해 충분히 감수할 만한 연비를 보여준다.

 

RS3 같은 차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인풋 대비 아웃풋이 적어 경제적으로는 이익을 내기 어려운 차종에 속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브랜드 입장에서 봤을 때 고성능 이미지와 기술력을 뽐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

 

물론 작은 차체와 일상 주행에서 불편한 승차감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최근 일상과 고성능을 넘나드는 반전의 매력을 강조하는 모델보다는 고성능쪽에 초점이 맞춰진 차가 RS3다.

 

하지만 환경규제나 안전규정으로 작은 내연기관 펀카가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5기통 파워트레인을  앞으로 만나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운전의 즐거움을 아는 이들에게는 이만큼 매력적인 스포츠 컴팩트 세단이 없다고 확신한다.

 

장점 : 대체 불가능한 5기통 엔진, 4륜구동의 장점을 극대화한 운전재미

 

단점 : 작은 차체답게 좁은 실내, 필요 이상으로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아우디 RS3>

엔진 2.5L 5기통 터보

변속기 7단 듀얼클러치

구동방식 사륜구동

전장 4540mm

전폭 1850mm

전고 1420mm

축거 2631mm

공차중량 1635kg

최대출력 407마력

최대토크 50.9kg.m

복합연비 9.2km/L

시승차 가격 769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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