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km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1.6 터보 충분하고 실연비 더 좋아
[400km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1.6 터보 충분하고 실연비 더 좋아
  • 김태현
  • 승인 2024.02.08 08:30
  • 조회수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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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있는 가장, 직원과 함께 지방 출장을 자주 다니는 기업 대표, 학교나 복지시설 등 어디서나 환영받는 차가 있다.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미니밴 기아 카니발이다. 이번에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하이브리드 심장을 달고 나타났다.

 

4세대 부분변경 카니발은 기아 최신 디자인을 적용하고 라인업 최초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게 특징이다. 카니발은 넓은 실내공간과 세련된 내외관 디자인으로 패밀리카로 정상의 인기를 누려왔다.

먼저 외관을 둘러보면 전면이 꽤나 바뀌었다. 텔루라이드 EV9에서 봐온 것과 유사한 디자인의 세로형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차체 중앙으로 뻗어나간 스타맵 시그니처 DRL 램프는 차체를 더욱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세로형 헤드램프는 시각적으로 차가 좁아보아는 효과도 있어 이를 시각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해서 그릴의 면적은 상당히 커졌다. 또한 독특한 다이아몬드 패턴을 넣어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적용했다.

측면은 페이스리프트답게 크게 변한 부분은 없다. C필러에 지느러미처럼 올라온 가니쉬 패턴 조차 동일하다. 가장 크게는 휠 디자인 정도가 바뀌었는데, 기존 디자인 기조와 완전히 다른 형태의 4스포크 휠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4스포크 휠 디자인은 대형 차종에 주로 사용되지 않아왔지만 최근 신형 기아 모델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기존과 다른 느낌을 주기 위함이라는 디자이너의 설명이 있었다.

후면은 기존 디자인을 유지한채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최대한 깔끔하게 녹여내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신형 셀토스처럼 세로형 램프를 좌우로 이은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되었고 방향지시등이 범퍼 하단에서 램프로 올라왔다.

 

또 엠블럼 위치를 램프에서 트렁크 패널로 옮겼고 동시에 번호판도 내려왔다. 덕분에 기존 디자인의 단점으로 꼽히던 트렁크 개폐 스위치가 번호판 상단으로 이동해 깔끔해졌다.

실내에 들어가면 1열을 중심으로 디자인 변화가 이루어졌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이은 것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새롭게 적용됐다. 인포테인먼트 퀵버튼 패널이 사라지고 공조 컨트롤러와 통합된 전환형 조작계가 장착됐다. 디자인적으로는 심플하고 보기 좋지만 조작은 프로세스가 하나 더 추가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시트, 도어트림, 다이얼식 기어노브와 스티어링 휠은 그대다. 하지만 신규컬러가 적용되어 새차 느낌을 내는 데에는 충분하다. 공간과 수납공간을 중요시하는 미니밴이다 보니 센터콘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칼럼식 기어노브가 적용됐다면 좋았겠지만 페이스리프트다 보니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디스플레이 UI가 변경되어 전반적인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깔끔하고 플랫한 디자인을 적용한 ccNc 도입으로 직관적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무선 폰 프로젝션 기능을 지원해 별도의 케이블 연결없이 애플 카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

카니발의 가장 핵심은 디자인보다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있다. 180마력을 내는 1.6L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72마력까지 끌어올린  54kw급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 245마력을 낸다. 변속기는 6단 자동변속기와 매칭된다.

 

예비 오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2톤이 넘는 거대한 미니밴에 1.6L 엔진으로 충분할까?" 라는 의문이 가장 먼저 들었다. 아무리 다운사이징이 대세지만 하이브리드 합산 출력이 높아 괜찮다는 말이 그다지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악셀 페달을 살짝 밟아보자 분명히 디젤이나 3.5L 가솔린 대비 펀치력이 부족한 인상이다. 초반에 모터로만 구동되는 상황에서 엔진으로 전환될 때도 반박자 느린 가속이 느껴진다.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흐름에 맞춰 주행을 하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고속도로에서 추월을 한다거나 휴게소에서 본선에 합류하는 등의 상황에서는 답답함이 느껴진다.

 

특히 배터리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하지만 이차의 성격은 가족들을 태우고 안전하게 달리는 것이 덕목이다. 적어도 그런 목적에서는 불편함이 없는 가속력이다. 대신 6명이 탑승하고 캠핑 같은 짐을 많이 실으면 확실히 거동이 불편할 수 있겠다.

 

이런 아쉬움은 정숙성과 연비로 어느정도 합리화가 가능하다. 엔진룸 공간이 넓어서인지 동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스포티지나 쏘렌토 보다도 정숙한 실내가 인상적이다. 급가속을 하거나 냉간 초기 시동시에는 어느정도 직분사 4기통 엔진 특유의 소음이 잔잔하게 들어오지만 예열이 끝나고 일상적인 환경에서 주행하면 전기차에 가까울 정도로 정숙하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던 연비를 테스트하기 위해 직접 400Km 가까운 장거리 시승에 나섰다. 출발지는 경기도 용인에서 대전광역시까지 향했다. 이날 기온은 대략 10~11도 가량으로 봄날씨에 가까웠다. 지난 12월 시승회 때 한파가 불어닥쳤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연비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고속도로에서 규정속도에 맞춰 HDA를 활성화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100~110km/h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으며 천안 부근에서 20분가량 일시 지체가 있었다. 화성광주 고속도로를 지나 경부 고속도로로 주행했다.

한시간 반 정도 동안 약 118km를 주행했고 이때 계기판에 표기된 연비는 17.3km/L로 공인연비를 훨씬 웃도는 수치가 나왔다. 신탄진 톨게이트를 지나 시내도로에 접어들자 순간적으로 17.5km/L 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기온이 낮아지고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면서 연비는 되려 하락했다. 가급적 급가속이나 초고속 주행은 하지 않았다. 

 

장거리 주행에도 허리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럼버서포터가 수시로 작동한다. 시트 또한 무게배분이 좋아 오랜 시간 앉아있어도 피로함이 적다. 수많은 사업가들이 비즈니스 파트너로 선택하는 이유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야간 주행으로 복귀길에 올랐다. 외기온 하락과 언덕길이 이어져 15km/L까지 낮아졌지만 그럼에도 공인연비보다 준수한 연비가 나왔다. 출고 이후 누적연비는 약 12.4km/L로 보인다. 추운 계절에 출고돼 주행한 이유로 추측된다.

 

시승 내내 성인 1명이 탑승하고 별다른 화물을 싣지 않았다. 승객이 더 많이 탑승하면 공인연비 13.5km/L와 유사한 수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니발의 가장 단점으로 꼽히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부재는 이번 1.6터보 하이브리드 출시로 해결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완벽하다 할수는 없지만 수입 경쟁 모델과 비교해서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연비와 정숙성, 그리고 고급스러운 내외장 디자인과 편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강점이다.

 

내수 시장에서 연간 10만대를 넘어서는 폭발적인 인기 뒷면에는 선택지가 없는 독점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이번 부분변경 카니발은 상품성이 워낙 좋아졌다. 가격도 대폭 올랐지만 5천만원 전후에 풍부한 옵션을 갖춘 하이브리드 미니밴을 수입차에서 찾기 어렵다. 앞으로도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독주가 이어지기 충분한 상품성이다.

 

한 줄 평

 

장점 : 놀라운 정숙성과 기대 이상의 실연비

 

단점 : 답답한 추월 가속력은 아쉬워…2열 승차감 개선도 필수

 

 

대전=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카니발 하이브리드 9인승

 

엔진

1.6 가솔린 터보

변속기

6단자동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5155mm

전폭

1955mm

전고

1785mm

축거

3090mm

공차중량

2165kg

엔진출력

180마력

전기모터출력

72마력(54kw)

시스템총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4kg.m

복합연비

13.5km/L

시승차 가격

5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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